헬스 > 전문가 칼럼 그날이 두려운 여성들 2017.04.24

 

가임기 여성들은 대부분의 경우 매달 월경을 한다. 정상 월경 주기는 24~35일, 월경 기간은 2~7일간이며 20~40세 사이의 여성은 일반적으로는 월경 주기가 큰 변이를 보이지 않는다. 월경을 시작한지 첫 5년 정도 혹은 폐경 전 10년 동안은 월경 주기의 변이가 크다. 


월경은 단순히 아이를 낳을 준비를 하는 과정을 넘어 여성호르몬을 분비함으로써 여성을 여성답게 유지하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신호다. 여성들은 모른다. 여성호르몬이 얼마나 몸에 좋은 것인지. 여성호르몬이 나오지 않으면 노화와 골다공증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심장혈관질환의 발생도 가파르게 올라간다. 


그래서 50대 이전까지는 여성들이 골다공증이나 심장혈관질환도 남성에 비해 적다가 이후 남성을 따라잡게 되어 사망률 또한 비슷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점에도 불구하고 아예 월경을 하지 않길 바라는 여성들이 있으니… 월경을 하게 되면 통증이 너무 심해 그날이 두려운 여성들이다.

 

 

진통제 복용하면 중독된다?   


심한 경우는 전체 여성의 10%, 가벼운 경우는 60%가 월경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의 경우 월경통의 빈도는 더 높아서 최소 20%에서부터 많게는 놀랍게도 90%까지 보고된 바 있다. 그런데 많은 여성들이 ‘월경통이 있을 때 진통제를 계속 먹으면 중독된다’ ‘진통제를 계속 먹으면 나중에는 약도 안 듣는다’ ‘약을 먹지 않고 견뎌내야 월경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 등 너무나 잘못된 생각으로 그 괴로움을 참고 지낸다. 

 


이러한 생각들은 원인 질환을 놓치고 병을 키우게 되는 잘못된 상식이다. 심지어 학교 양호선생님들 중 일부도 이러한 잘못된 상식으로 월경통으로 고생하는 여학생들을 마치 꾀병이나 부려 자율학습이나 체육시간을 피하려는 ‘나쁜 학생’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조사에 의하면 이러한 이득을 바라고 월경통을 가장하는 경우는 극소수일 뿐이라고 밝혀졌다.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뉘는 월경통   


월경통의 정도는 개개인마다 많은 차이가 있다. 월경 시 약간의 복부 불편감만을 느끼는 여성들도 있지만, 증상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며 응급실까지 방문하는 여성들의 수도 적지 않다. 동반해서 나타나는 증상도 여러가지다. 구역질이나 구토, 설사, 허리 아래 부위의 통증, 대퇴부 통증에서부터 두통, 피로감, 불안감, 어지러움 및 드물게는 실신까지 하는 경우들도 있다.

 


월경통은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차성은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월경 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월경 시작 몇 시간 전 또는 월경이 시작된 직후에 발생하여 2~3일 정도 지속되고 하복부에 주로 나타난다. 정상 여성과 비교하여 자궁내막 조직에서 생성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의 농도가 높아서 이 물질들이 자궁 혈류로 흡수되어 자궁 근육을 강하게 수축시키고 자궁으로의 혈류를 감소시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차성은 원인 질환이 있기 때문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다. 대개 월경 시작 전부터 통증이 있고, 월경이 끝나고도 2~3일 정도 통증이 지속된다. 이차성의 원인으로 가장 흔한 것은 자궁내막증이나 자궁선근증, 자궁근종, 자궁용종, 자궁내막 유착증이 있는 경우다. 선천성 자궁기형을 가진 여성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특정한 원인 질환이 없는 일차성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이하 진통제)를 사용하여 월경통의 원인이 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진통제를 복용할 때에는 그 첫 복용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월경 주기 중 가능한 가장 빠른 시기, 즉 월경혈이 처음 비칠 때 또는 월경통이 막 시작되려고 할 때 약을 복용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새로운 프로스타글란딘의 재생성을 막기 위해 6~8시간 마다 복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개개인에 따라 조정이 필요해서 급격히 심한 월경통이 생기는 여성에게는 보다 빨리 흡수되는 강력한 종류의 진통제가 필요하겠고, 월경통이 시작될 때 이미 구토 증세를 동반해서 도저히 경구약을 복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월경이 시작되기 하루나 이틀 전부터 약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진통제를 투여하기 시작한 첫 월경 주기에서는 통증 경감 효과가 100%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보통 한 가지 종류의 진통제를 적어도 2~3번의 월경주기 동안 투여해 보고 나서 효과를 판단한다. 한 종류의 진통제가 효과가 없다고 해서 다른 진통제도 효과가 없다고 판단해서는 안되며, 용량 및 종류를 바꿔서 다시 복용해 봐야 한다.


또한 배란을 억제하여 자궁내막을 프로스타글란딘의 농도가 가장 낮은 월경 주기의 초기 증식기와 유사한 상태로 유지하여 월경통을 줄일 수 있다. 경구 피임제나 프로게스틴 주사, 미레나와 같은 호르몬 방출 자궁내장치 등이 모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경통이 있지만 진통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트라모돌이라는 약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중추성으로 작용하여 아편계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이 재흡수되는 것을 막아주는 약물로 진통제나 마약성 약물에 속하지 않는 다른 종류의 약이다. 중등도 이상의 심한 통증에 사용하며 중독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약물 치료에도 반응이 전혀 없는 월경통의 경우 진단적 복강경이나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하여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재평가를 해봐야 한다.


월경통은 무조건 참고 지내야 하는 질환이 아니다. 여러 원인 질환들이 월경통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으로 원인 질환의 유무를 확인하고, 이차성인 경우에는 그 원인 치료를 해야 하며, 일차성의 경우에는 각 월경 주기 당 1~3일 정도만 적당한 진통제를 복용하면 상태가 호전되고 조절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약물 및 수술적 치료와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 및 균형 잡힌 식사,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노력이 월경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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