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전문가 칼럼 만성 기침 2014.03.04

 

기침이 1~2달 이상 멈추지 않아서 고생해 본 적이 있습니까? 기침을 오래해서 폐암이나 결핵에 걸렸을까 하는 걱정을 해 본 적이 있습니까?
기침을 오랫동안 해 보지 않은 사람은 기침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잘 모른다. 필자 생각에는 만성통증, 만성가려움증, 그리고 만성기침 이 세 가지는 남들이 보기에는 큰 문제 같지 않아도 정작 본인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대표적인 병이 아닌가 싶다.

기침은 유해 물질이 기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고, 폐와 기관지에 있는 해로운 물질을 제거하는 정상적이고도 유익한 신체방어 작용이다. 만약 기침이 없다면 우리 폐는 이미 외부에서 유입된 온갖 더러운 물질로 오염되고 폐에서 생긴 가래가 고여서 누렇게 썩어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기침이 너무 심하면 일상생활 및 수면이 불가능하고 토하거나 기절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갈비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 기침이 심하면 인후두 부위 점막에 상처가 생겨서 피가 섞여 나올 수 있어서 폐암이나 결핵에 걸렸을 것이라는 공포심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기침 자체만으로도 호흡곤란, 가슴통증, 체중감소 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 더 심각한 질환에 걸렸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따라서 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로 기침이 오래 지속된다면 반드시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만성기침은 2달 이상 기침이 지속되는 경우이지만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 만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성인의 경우 1~2주 밖에 지속되지 않은 급성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감기이고 대부분 며칠 참다 보면 저절로 호전되기 때문에 직원을 제외하고는 급성기침 환자가 우리 병원에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만성기침은 의외로 원인을 찾아서 치료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여러 의원을 돌아다니다가 우리 병원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겨울철에는 가을 환절기 때부터 시작된 기침이 지속되어 만성기침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많다. 이렇게 두 달 이상 지속되는 성인 만성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무엇일까? 대부분 환자들은 기관지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가장 큰 원인은 코 문제이다.

“기침이 폐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와요.”라고 호소하는 환자에게 검사를 한 후 “원인이 코입니다.”라고 말씀 드리면 깜짝 놀라거나 믿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알레르기비염, 만성비염, 만성부비동염 등으로 인해 콧물이 코 뒤로 넘어가서 기관지 입구를 자극하고 그 주변 기침반사신경이 과민해져서 기침이 발생한다. 과거에는 후비루증후군으로 불리었고 최근에는 상기도기침증후군으로 불리는 병이다.

총괄적으로 설명하자면 만성기침의 약 90%는 상기도기침증후군(1위), 천식, 호산구기관지염, 위식도역류질환, 만성기관지염, 기관지확장증, 흡연,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캡토프릴’처럼 ‘-프릴’로 끝나는 약들) 유발성 기침 등에 의해 발생한다. 5%는 폐암, 결핵, 간질성 폐렴, 외부물질 흡인, 암종증, 사르코이드증, 좌심실부전, 인두기능부전, 심인성 또는 습관성 기침 등을 포함한다.

특히 후반부의 상대적으로 드문 병들은 진단을 놓치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진단을 전문가에게 정확히 받아야 한다. 반면 5% 정도는 여러 검사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찾지 못하는 특발성 만성기침이 존재한다. 설상가상으로 만성기침은 흔한 원인 질환들이 동시에 두 가지 이상 존재하는 경우들이 상당수 있다. 즉, 한 가지 원인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70~ 80%이고, 두 가지 원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15~20%이다. 3가지 이상의 원인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도 5% 정도 있다.

특히 우리 병원과 같은 상급종합병원에는 후자의 경우가 더 많다. 원인을 모르는 기침 환자가 10~20% 가까이 되고 복합적인 원인을 가진 환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다. 만성기침은 정확한 기침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지 않고는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정확한 원인 진단과 그 원인에 대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원인에 관계없이 기침을 억제하는 대증치료법은 한계가 많다.

만성기침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금연이 중요하다. 담배 자체가 만성 기관지염을 일으켜 만성기침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위의 열거한 다른 질환을 악화시켜 기침을 더 심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 천식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부모가 금연을 해야 한다. 단, 금연 후 기침반사가 일시적으로 증가하여 기침과 객담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이럴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인 기침 환자에서 시간적 연관성으로 볼 때 약물에 의한 기침으로 의심되지 않더라도 중단하고 기침이 모두 해결된 후 다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셋째, 만성기침은 대부분 감기 끝에 시작하므로 손을 잘 씻고 외출 시 따뜻하게 옷을 입어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감기에 걸리더라도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잘 치료해야 한다.

넷째, 알레르기비염 또는 만성비염이 있으면 평상시에 관리해서 만성기침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속적인 비염 환자들은 코에 뿌리는 국소 스테로이드를 꾸준히 사용해서 만성부비동염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이렇게 만성비염이 있는 경우 감기가 걸리면 부비동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초기에 치료를 잘 받아야 한다.

다섯째, 천식이 있는 경우 평상시에 흡입스테로이드를 잘 사용해야 하며 감기 자체가 천식을 악화시키므로 감기 치료와 함께 천식 치료를 잘 병행해야 만성기침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여섯째, 위식도역류증이 있는 경우에는 식사 및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하며 1일 45g 이하의 지방을 섭취하고, 커피, 차, 소다, 초콜릿, 박하, 토마토 및 감귤류, 술 등을 피하고, 복압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격한 운동은 삼간다. 위식도 역류를 악화시키는 동반질환, 예를 들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또는 약물(질산염이 포함된 심혈관약, 프로게스테론이 포함된 피임약, 데오필린, 칼슘채널억제 고혈압약,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부전치료제) 등은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최소 1달 이상은 약제를 사용해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보통은 2~3개월 이상 치료해야 제대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일곱째, 심인성 또는 습관성 기침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습관적으로 킁킁 기침 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고 심리적으로 목에 뭐가 걸린다는 느낌으로 기침을 하는 경우도 있다. 폐경기 근처의 중년여성에서 잘 발생하고 많은 경우 폐렴이나 심한 감기 이후에 발생한다.
모든 진단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인 질환이 밝혀지지 않고 수면 중에는 전혀 기침을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에서는 위식도 역류질환에 의한 기침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지만, 별개의 질환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예방하는 것보다도 이러한 상태를 잘 진단하고 행동교정 치료나 심리치료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성기침은 기침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을 진단하여 치료가 가능하지만 쉽지가 않기 때문에 전문가를 찾아가서 만성기침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할 필요가 있다. 2013년 만성기침으로 고생한 많은 직원들이 2014년에는 기침을 잘 예방하고 치료해서 기침 없는 깨끗한 한 해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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