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전문가 칼럼 내 몸의 뜨거운 난로, 갑상선 기능항진증 2014.11.13

외래 진료 중 환자들로부터 갑상선에 걸렸다 또는 갑상선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갑상선은 우리 몸에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으로 목의 한가운데 튀어나온 물렁뼈(갑상연골)의 아래에서 양쪽으로 기관을 둘러싸고 있는 내분비 기관이다. 정상적으로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지만 갑상선에 병이 생기면 흔히 커져서 만져지거나 보일 수도 있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고 열을 발산하여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흔히 난로의 공기 조절장치로 비유하곤 하는데 공기가 많이 유입되어 난로의 불이 많이 타면 열이 많이 나게 되고, 반대로 공기 유입을 줄이면 불이 천천히 타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갑상선 호르몬을 과다하게 만들어 내는 경우를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라고 하는데, 이는 호르몬의 분비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특정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의 증상과 원인

 

갑상선 기능항진증의 증상은 체력 소모가 심하여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열발생이 많아져서 더위를 참기 힘들고 땀이 많이 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식욕은 좋아서 잘 먹는데도 불구하고 체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이 흔한 증상이지만, 간혹 식욕이 너무 좋아져서 식사량이 많이 증가되는 경우는 체중이 오히려 증가하기도 한다. 집중력이 저하되어 안절부절 하거나 불안감을 느끼고 신경이 예민해져서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가벼운 운동에도 숨이 차고 안정시에도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며 노인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심박동이 불규칙해지기도 한다. 위장관 운동이 빨라지면서 자주 배고픔을 느끼고 묽은 대변을 자주 보거나 심한 경우 설사가 나기도 한다.

과도한 발한

여성의 경우에는 월경이 불순하거나 월경량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고 임신이 잘 되지 않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손발이 떨리는 증상은 흔히 나타나며 팔다리에 힘이 빠져서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드물지만 남자에서 갑상선 중독성 주기성 마비라고 하여 하지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증상이 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갑상선 기능항진증의 경우 눈이 튀어나온다고 알고 있지만, 그레이브스병에 의한 기능항진증 환자의 25% 정도에서만 안병증이 동반될 수 있고 심한 경우는 3~5% 정도이다.

갑상선 안병증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그레이브스병, 중독성 결절성 갑상선선종이나 중독성 다결절성 갑상선종 등이며, 갑상선염의 초기에도 일시적인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유발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갑상선 기능항진증의 95% 정도가 그레이브스병에 의한 것이다. 그레이브스병은 자가면역성 질환의 일종으로 질병의 발생에 유전적인 소인이 어느 정도 있지만 질병 자체가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의 치료

 

갑상선 기능항진증의 치료 목표는 신속히 정상 갑상선 기능으로 돌아가서 증상을 없애고 치료에 따른 부작용 없이 가능한 짧은 치료로 정상 갑상선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이다. 치료를 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는 경우에는 심장에 합병증을 초래하여 부정맥이나 심부전이 나타나 위험할 수 있으며 골다공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치료하여야 한다.

현재 약물 치료(항갑상선제 치료), 방사성요오드 치료, 수술의 세가지 방법이 있으며 모두 각기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 방법이 절대적으로 좋다고 할 수는 없다. 국내에서는 항갑상선제를 이용한 치료가 일차적으로 흔히 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① 약물치료(항갑상선제 치료)

국내에서 사용되는 항갑상선제는 메티마졸과 프로필치오우라실(안티로이드)가 있다. 카비마졸은 간에서 대사를 통해 메티마졸로 전환되는 약이다. 임신과 갑상선 중독성 위기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메티마졸이나 카비마졸이 일차적으로 사용되는 약제이다. 항갑상선제는 갑상선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와 함께 그레이브스병에 나타나는 면역체계의 이상을 어느 정도 교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초기에는 비교적 많은 양을 사용하지만 임상적인 호전에 따라서 점차적으로 용량을 줄여나가서 장기간 사용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1~3개월 정도 뒤에 갑상선 기능이 정상화되며 최소 1~2년 정도의 기간 동안 유지치료를 하게 된다. 약물 치료 후 재발은 30~40% 정도이며 치료 중 예후 판정 지표에 따라서 예후를 평가할 수 있으나 개별 환자의 예후를 정확히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다. 비교적 부작용이 드문 약제로 장기간 사용을 고려하면 매우 안전한 약제이지만 과민성 반응에 의한 두드러기, 피부발진이 나타날 수 있다. 드물지만 간독성, 관절염, 혈관염, 과립구 감소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② 방사성요오드 치료

요오드가 갑상선에 선택적으로 흡수되는 특성을 이용하여 방사선을 내는 요오드를 경구로 투여하게 되면 다른 장기에 방사선 피폭에 따른 해를 주지 않고 갑상선만을 파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로 조절이 어려운 경우에 우선적으로 고려되며 항갑상선제의 부작용이 있는 경우, 갑상선이 크고 증상이 심한 경우, 수술이나 약물치료 후 재발한 경우에 주로 사용된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경우를 제외하면 안전한 치료이다. 효과는 수주에서 수개월 이상에 걸쳐서 나타나며 치료 후 약 20년이 지나면 대략 반 정도에서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발생하여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할 수 있다.

 

③ 수술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가장 빨리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드물지만 합병증의 가능성이 있다. 젊은 나이에 비교적 큰 갑상선종이 있는 경우, 약물 치료 후 재발한 경우, 임신 중 항갑상선제로 조절되지 않거나 고용량의 항갑상선제가 필요한 경우에 수술을 고려한다. 5% 정도에서는 수술 후에도 재발될 수 있고 일부 환자에서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경험이 풍부한 외과의사에 의해서 시행되어야 재발과 합병증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보다 건강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이 콘텐츠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뒤로가기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개인정보처리방침 | 뉴스룸 운영정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