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전문가 칼럼 다빈치 이후의 의료로봇 2015.04.09

한쪽 다리에 의족을 한 여자 댄서의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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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행사장에서 한 여성 댄서가 남성 댄서와 함께 룸바춤을 선보이고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날 무대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그녀의 의족이었다.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로 왼쪽 다리의 동맥과 신경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던 그녀는 특수 의족의 도움으로 힘겨운 재활 끝에 무대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녀가 착용한 의족은 MIT 미디어랩에서 제작한 것으로 몸에 가해지는 압력을 측정하고 분산하는 전동센서와 스프링이 내장돼 착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섬세한 춤 동작을 가능하게 하는 착용형 로봇 기술의 산물이었다. 이 밖에도 하지마비 환자에게 착용형 로봇을 입혀 손실된 기능을 되돌리는 등 의료로봇 개발은 재활치료 분야에서도 급 물살을 타고 있다. 

 

이처럼 로봇기술의 활용은 다빈치를 넘어 수술, 간호, 환자이송, 재활뿐 아니라 수술장 항법장치, 인공의지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점차 넓어지고 있으며 착용형 로봇, 원격 수술 및 진료를 위한 로봇, 가상현실을 이용한 모의수술 로봇 등의 사례로 나타나고 있다.

 

의료 로봇 사례들을 더 살펴보자.
가상현실을 활용한 혁신적인 해부학 실습도구인 ‘아나토마지’도 눈 앞에 성큼 다가온 로봇기술이다. 현재 수준으로는 남녀 해부용 시신을 3차원 스캔한 이미지를 띄워 근육, 신경, 혈관 등 구조물을 자유자재로 살펴볼 수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는 스캔 및 디스플레이 기술의 진보를 바탕으로 고난도수술을 앞두고 환자의 영상학적 자료를 불러와 사전 모의수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복강경 로봇수술은 의사가 복강경 영상을 보면서 손 동작을 하면 로봇이 그대로 따라 하는 수준인데, 수술기구 말단의 촉감을 의료진에게 전달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기존 수술로봇과 달리 작고 가벼운 저가의 수술로봇 개발을 위한 노력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더 나아가 하나의 구멍을 통하거나 환자의 입, 항문 등의 자연적인 구멍을 통하여 수술 부위에 도달하는 새로운 개념의 수술로봇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현재 뇌수술이나 척추수술 등에서 쓰이고 있는 항법기술도 주목할 만 하다. 수술장에 있는 환자의 공간좌표와 CT, MRI 영상의 좌표를 일치시켜 실제 수술도구의 위치를 진단영상에서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네비게이션을 장착하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아서 수술 환경을 더욱 정교하고 스마트한 방향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의료로봇 기술이다.

 

 

또한 심장부정맥이나 혈관질환을 카테터로 치료하는 중재시술 분야에도 카테터의 끝부분을 보다 자유롭게 제어하며 원격제어를 통하여 환자 및 의료진의 방사선피폭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로봇시스템들이 여러 회사들에서 출시되어 있으며 암의 조직검사 및 고주파치료를 위한 영상유도 바늘 삽입로봇 또한 간단한 초기로봇들이 출시되고 있다.

 

원격 의료 또한 로봇 기술의 영역이다. 미국에 있는 의사가 프랑스에 있는 68세 여성환자의 복강경 담낭절제술에 성공한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7천km가 넘는 이 대륙간 원격 수술은 영화에나 나올법한 최첨단 사례 같지만 놀랍게도 무려 14년 전의 일이다. 통신시간 지연 등의 문제가 해소되고 제도적인 뒷받침이 된다면 의료서비스의 국경을 사라지게 만들 기술이다.

 

의료로봇 기술은 다빈치 로봇의 성공적인 의료현장 도입을 발판으로 이미 의료현장의 여러 영역에서 도입돼 보다 나은 환자의 치료를 위해 의료진을 돕고 있다. 이후 활발한 임상연구를 거쳐 로봇기술을 보다 잘 활용하게 될 수 있고 로봇기술의 보편화를 통해 비용의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면 가까운 미래에 더 많은 의료로봇이 우리 병원을 누비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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