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전문가 칼럼 말기 암환자와 가족을 위한 의사결정 함께하기 2015.06.22

 

얼마 전 폐에 물이 차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60대 김OO씨의 자녀들은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아버지가 전립선암 말기로 뼈와 폐에 전이가 된 상태이며, 현재 할 수 있는 치료로 항호르몬제 치료를 시작했지만,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설명이었다.

게다가 점점 심해지는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아버지를 보고 있으면 가족으로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하고 힘들어 한다고 하였다. 완치의 불확실성과 더불어 자녀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의사결정의 문제이다. 아버지 본인은 정작 암인지도 모른 채 ‘폐에 물 차는 것은 지금 하는 치료로 좋아지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꿋꿋이 버티며 생활하시는 것을 보며 남몰래 자녀들은 눈물을 훔친다고 한다. 자녀들은 아버지가 치료받느라 고생하시느니 증상을 조절하면서 편안히 지내시는 것을 원한다고는 하지만 치료를 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자식의 도리가 아닌 것 같아 많이 괴롭다고 하였다.

많은 환자 가족들이 환자가 말기암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사실을 이야기 해야 하는지, 하기로 결정했다 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한다. 다음은 그들의 의사결정에 있어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다.

 

 

진행 및 말기암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 의사결정 시 고려할 사항

 

새로운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

다른 치료를 통해 기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시작하고자 하는 치료는 암의 진행 속도를 느리게 하기 위한 것인지
기존 개발된 치료를 받는 동안 새로운 치료법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지
시작하려는 치료는 부작용보다 기대효과가 더 큰 것인지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가능한 다른 치료의 목적이 무엇인지
경제적인 문제들은 무엇인지
가족 구성원들이 지지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이용하는 시점은 언제인지

 

진행 및 말기암이라는 사실을 알릴 것인가

환자와 가족은 치료 결정을 함께 하기 원하지만 상황에 따라 충분히 상의하기 힘들 수도 있다. 가족은 환자가 겪을 심리적 부담이나 치료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거나 혹은 치료를 포기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사실을 알리기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환자는 질병과 자신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확히 알고 치료에 대해 결정할 권리가 있다. 때로는 증상이 심각하거나 정신상태의 변화 때문에 원하는 치료를 결정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환자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미리 의사나 가족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나쁜 소식 전하기

가능한 가까이 앉아 눈을 마주치거나 손을 잡는 등 친밀감을 형성하며 분위기를 조성한다. 시간에 쫓기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앉아서 이야기 한다.
환자 본인의 질병이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정도를 파악한다. 환자가 병에 대해 부정하거나 피하고자 하는 마음, 비현실적인 기대 등이 있는지 유의해서 살펴본다.
환자 병에 대한 이해의 정도나 어휘 수준에 맞추어 이야기 한다.
환자가 나쁜 소식을 접한 후 표현하는 감정에 동감하고 인정해준다.
치료계획을 준비하여 환자와 상의하도록 하여 환자의 불안감을 줄여준다.

 

가족은 암을 진단받은 순간부터 환자를 돌봐왔다. 가족은 환자 옆에서 병원에 같이 가고 식사를 준비해주는 일 외에도 많은 일들을 해줄 수 있다. 가령 함께 시간을 보내며 위안을 주고, 환자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해줄 수도 있다. 이럴 때 가족 한 명에게만 부담을 지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족들 서로서로 격려하고, 역할을 나누거나 기간을 정하여 일을 분담하도록 한다. 이러한 경험이 환자에게도 가족과 애정을 나누고 가족으로서의 일체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만일 환자와 다투었던 일이 있었다면 사과하고 화해하는 것이 좋다. 환자가 화해를 청하면 받아들이고 용서하자. 그렇게 하는 것이 남은 사람의 마음도 편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서로 상의 후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 선택은 환자를 포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는 치료 목표가 완치치료에서 완화치료로 바뀌었다는 것이고 이전과는 다른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의료적인 부분 외에 환자와 가족이 함께 고려할 부분을 준비하여 환자와 가족이 남은 시간을 더욱 소중하고 가치 있게 보내도록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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