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전문가 칼럼 입원환자 전담 전문의 호스피탈리스트 2014.10.29

최근 한국의 의료환경 변화로 입원환자를 전담해 보는 전문의인 ‘호스피탈리스트’란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소 생소한 개념이라 이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에서는 1996년부터 생기기 시작했고 현재 미국에서 내과 전공의를 마친 의사의 80%가 호스피탈리스트로 첫 취업을 할 정도로 매우 보편화 되어 있다. 미국에서의 호스피탈리스트라는 개념의 발생에는 몇가지 요인이 있다. 개업의가 외래 및 입원환자를 모두 진료해야 하는 상황에서 입원환자 진료의 비효율성, 전공의 근무 시간의 제한, 그리고 입원환자를 전문의가 전담하여 치료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이다.

 

한국의 대학병원에서는 전공의가 입원환자의 담당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에서는 그 역할을 전문의가 한다고 보면 되며, 진료의 독립성이 보장된다. 외래에서 입원을 결정하는 것은 세부전문의라 하더라도 입원을 하게 되면 호스피탈리스트가 주치의가 된다. 호스피탈리스트는 담당 세부전문의에게 의뢰하여 입원 기간 중 그 분과와 관련된 진단 및 치료에 대해 상의하여 진행하고 그 이외의 문제에 대해서는 호스피탈리스트가 담당하게 된다. 따라서 입원환자 치료의 전반적인 질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 이외에 세부전문의의 입원 환자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어 그들의 전문 분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필자가 경험하였던 미국 메이요 클리닉 종양내과는 당시 병동 환자를 보는 총 6개의 팀이 있었다. 그 중 전공의가 포함된 팀은 2개에 불과하였고, 나머지는 모두 호스피탈리스트와 피시션 어시스턴트(PA)로 이루어져 있었다. 따라서 전공의는 적은 수의 환자를 집중력 있게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수련의 질도 높았다.

 

호스피탈리스트의 진료 형태 및 근무 조건은 병원마다 그리고 분과마다 모두 다를 수 있다. 미국 내 대형병원의 경우에도 자신들의 필요에 맞게 운용을 하는 편이라고 한다. 학생 혹은 전공의 교육까지도 담당하는 호스피탈리스트가 있기도 하고, 전공의처럼 단독으로 환자를 담당하기도 한다. 효율성을 늘리기 위해 호스피탈리스트와 여러 명의 PA가 같이 팀을 이루기도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호스피탈리스트가 주목 받는 큰 이유는 바로 전공의 수의 감소 및 근무시간의 제한과 맞물려 있는데 이 제도를 잘 활용하면 전공의 수련뿐만 아니라 입원 진료의 질적 향상이 기대된다.

 

최근 미국에는 호스피탈리스트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그 구성원들도 내과 수련을 마치고 세부전문의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부터 시작하여 호스피탈리스트를 평생 업으로 삼고 일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에는 다른 전문의들에 비하여 적지 않은 급여와 휴식시간 및 환자 진료에 있어 독립적인 위치가 기여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논문 게재 등을 포함한 학계의 경력도 쌓으면서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환자의 주치의가 세부전문의에서 호스피탈리스트로 바뀜에 따라 치료의 연속성이 깨어질 수 있어서, 한국처럼 의사가 자기 환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챙기고 환자도 그것을 원하는 문화에서는 큰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제도의 도입이 확대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의료 환경이 미국과 한국이 매우 다름을 고려할 때, 추후 한국 그리고 우리 병원에서 이 제도를 운영하게 되더라도 우리 실정에 맞게 많은 고민과 변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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