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전문가 칼럼 예쁜 발, 건강한 발 2016.08.22

여름이다.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올해도 찾아왔다. 산으로 바다로 나서는 휴가철이다. 노출의 계절 여름 휴가 패션의 중요 아이템 중 하나가 또한 신발일 것이다.

 

발을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가 예쁜 발, 또 다른 하나는 건강한 발이다. 발을 전문으로 하는 정형외과 의사 입장에서 전자 보다는 후자인 건강한 발에 좀더 무게가 실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환자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환자의 입장에서 전자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된다. 하이힐은 발의 건강뿐만 아니라 보행 시 다른 관절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많은 연구들이 있는 동시에 사람의 매력을 증대시킨다는 인문사회 계통의 연구들도 같이 있다.

 

과연 예쁘면서도 건강한 발은 공존할 수 있을까. 예쁜 발을 추구하는 여름이 건강한 발의 입장에서는 고역이다. 해수욕장에서 많이 신는 얇은 슬리퍼는 발에 부담을 많이 준다.

 

하이힐은 무지외반증과 발뒤꿈치 통증의 원인 중 하나이다. 외래를 방문하는 많은 환자들이 신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한다. 일명 ‘카더라’ 통신을 통해 주변의 친구, 지인에게 소개받은 발에 좋다는 신발을 거금을 주고 사서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일부는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마사이신발은 발의 뒤꿈치, 즉 후족부에 미치는 압력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신발의 뒷굽이 둥글게 형성되어 실제 발목 관절이 움직일 때의 부담을 줄여준다. 주로 족저근막염이나 발목 관절염 환자에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무지외반증이나 전족부 통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가 있고, 보행이 원활하지 않은 환자에서는 균형을 못잡고 넘어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발 질환은 매우 다양하며, 같은 발 질환이라도 환자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많이 있다. 따라서 모든 발에 맞는 좋은 신발은 없다고 하는 것이 솔직할 것이다. 각각의 질환에 따라, 증상을 느끼는 환자에 따라 적절한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 어떻게 예쁘기도 하고 건강하기도 한 발을 만들 것인가.

 

 

족저근막염   

 

족저근막염은 외래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질환 중의 하나이다. 족저근막염은 일반적으로 족저근막에 염증으로 발생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으나 실제 정확한 통증의 기전은 족저근막의 미세 손상 또는 부분 파열이다.

 

과다한 사용이나 쿠션 없는 신발 사용 등이 원인이 될 수 있고, 퇴행성 변화로 인한 발바닥 지방층의 감소가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잘 관리하면 2~3개월에 대부분 자연 치유가 된다.

 

이 기간 동안 족저근막에 적절한 스트레칭 및 마사지를 시행하고, 충분한 쿠션이 있는 신발이나 발바닥 아치를 받쳐주는 깔창 등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별한 관절의 문제가 없고, 증상이 족저근막염에 합당하다면 주사나 각종 보조 치료 보다는 운동을 줄이고, 적절한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면서 2~3개월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며 통증 호전이 없다면 다른 치료보다는 혹시 통증의 다른 원인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킬레스건염  

 

일반적으로 굽이 높은 신발을 족부 질환에서 권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이는 전족부위 압력을 증가시키고 발목의 불안정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킬레스 건염의 경우 이와 다소 차이가 있다. 아킬레스 건염은 과사용 또는 종골의 돌출 변형 등으로 인한 만성적인 손상으로 주로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중요한 치료는 아킬레스건에 미치는 압력을 최대한 감소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뒷굽이 2~3cm 정도 있는 신발을 신어 아킬레스건에 미치는 압력을 줄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실외에서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실내화를 신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굽이 높은 신발이 발에 좋지 않다고 듣고, 아킬레스 건염을 가진 환자들도 플랫슈즈를 지속적으로 신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실제 통증을 더 오래 유발시킬 수 있는 잘못된 접근이다.

 

무지외반증   

 

무지외반증은 질환이라기 보다는 발의 변형을 표현한 것이다.

 

변형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대부분 통증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가 많다. 시중에 많이 나와있는 무지외반증 교정기들은 실제 교정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경우는 거의 없으며,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건막류 통증이 있는 경우 압력을 줄여주어 통증 경감을 얻는 효과 정도가 있다.

 

무지외반증의 원인은 절반은 유전적 원인(어머니의 발 모양)이고, 나머지는 신발 신는 습관이 원인이다. 하이힐은 뒷굽이 높아 신발의 앞볼을 좁게 만들 수 밖에 없어 무지외반 변형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무지외반증이 심한 경우, 특히 이로 인해 엄지 발가락 안쪽 부위의 통증이 심한 경우, 최소한 이 통증이 경감될 때까지는 굽이 높지 않고, 볼이 넓은 신발을 신는 것이 중요하다.

 

 

세 가지 질환을 간단히 소개하였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발의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많이 있다.

 

어떻게 예쁘면서 건강한 발을 만들지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한 것 같아 실망하는 독자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필자는 발의 통증이 없거나 심하지 않다면 예방적으로 어떤 신발을 신거나 치료를 하기보다는 개인이 원하는 예쁜 신발도 신고, 적극적으로 발을 가꾸라고 권하고 싶다.

 

또한 약간의 변형이나 통증이 있더라도 특별한 제한 없이 원하는 운동을 하길 권한다. 다만 원인이 명확한 질환이 발견된다면 그에 맞는 치료와 신발 선택과 치료 등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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