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전문가 칼럼 선생님, 머리카락이 빠져요 2019.12.09

 

모발은 생명에 직접 관계되는 중요한 기능은 없지만 미용적인 관점에서 역할이 매우 크며 이외에도 자외선 차단, 머리 보호 등의 기능이 있다. 모발은 모낭이라고 하는 곳에서 만들어지며 각각의 모낭은 주기적으로 활동과 정지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러한 모발 주기의 시간적 간격은 신체 부위에 따라 다양하다. 머리털의 경우에는 3~4년 정도의 성장기와 2~3주간의 퇴행기를 거쳐서 3~4개월 정도의 휴식기에 들어가게 되며 눈썹은 성장기가 상대적으로 짧다.
 

정상인의 머리털 수는 약 10만 개 정도 되며 보통 10~15%의 모낭이 퇴행기나 휴지기에 있고 정상적으로 하루 평균 80~100여 개의 머리털이 빠진다. 비슷한 개수의 머리털이 새로 나며 머리털의 개수가 유지되는데 빠지는 털이 새로 나는 털보다 많거나, 두피가 드러날 정도로 모발이 빠진 경우, 즉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탈모라고 정의한다. 육안적으로 비슷하게 보이는 탈모도 질환의 종류에 따라 서로 제각각 다른 임상 양상을 보이고 그에 따른 치료 지침도 달라지게 된다.

우리가 보통 대머리라고 하는 안드로겐성 탈모증(남성형 탈모증)은 우리나라 50세 이상 장년기 남성의 약 25%에 달하는 인구에서 발생하는 흔한 탈모의 형태다. 안드로겐성 탈모증의 가장 중요한 인자는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과 유전적 소인이다. 처음에는 20대 후반 또는 30대 남자의 앞머리 양측과 정수리 부분에서부터 머리털이 빠지기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탈모가 확대된다.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옆머리와 뒷머리는 남아 있는 것이 보통이다. 털이 빠진 부위는 처음에는 가늘고 약한 머리털이 나오다가 결국에는 없어지게 되며 솜털은 계속 자란다. 여자에게서도 대머리가 발생할 수 있으나 대체로 남자보다 늦게 시작되고 빠지는 정도가 약하다. 여성형 탈모증의 경우 전두부와 측두부의 모발이 전체적으로 얇아지고, 가르마가 벌어져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관찰되는 특징적인 변화를 나타낸다. 여성은 남성형 대머리처럼 완전한 대머리를 일으키거나 헤어라인이 올라가서 이마가 넓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원형 탈모증은 자각증상이 없이 여러가지 크기의 둥글거나 타원형으로 머리털이 빠지는 경우를 말하며 주로 머리털에서 발생하지만 드물게는 수염, 눈썹이나 속눈썹에도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머리털 전체가 빠지거나(전두탈모증) 혹은 전신의 털이 모두 빠지게 된다(전신탈모증). 한 개 또는 몇 개의 탈모반은 보통 수개월 내에 머리털이 다시 나게 되지만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원형 탈모증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신적 스트레스, 자가면역, 내분비 장애 등이 원인 내지는 유발인자로 생각되고 있다. 원형 탈모증은 대체로 예후가 좋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나 어려서 발생하거나 빠지는 면적이 넓을수록 예후가 나빠서 머리털 전체가 빠지거나 몸의 다른 부위가 영향을 받기도 한다.

현재 탈모의 치료는 바르는 약, 먹는 약, 수술이 있다.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은 수개월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가 있고 탈모 초·중기의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단점은 사용을 중단하면 일정 기간 후 탈모가 다시 진행된다는 것이다. 정수리의 모발이 앞머리(헤어라인) 쪽의 모발보다 약물치료의 효과가 더 좋다. 따라서 앞머리의 탈모가 상당히 진행된 환자는 약물의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모발이식이 좋은 치료법이 된다. 바르는 약으로 미국 FDA승인을 받은 것은 미녹시딜이라는 약으로 모발의 성장촉진, 모발의 부피증가, 모발의 성장기 연장, 모발의 혈류량 증가 등의 기전을 통해 탈모를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 엘크라넬은 탈모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고 모낭세포의 증식을 촉진해서 여성형 탈모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먹는 탈모약은 피나테드, 프로페시아, 아보다트 등으로 대머리의 원인인 남성 호르몬의 기전에 관여하며 소아나 가임 연령기 여성의 경우에는 금기다. 식사와 관계없이 하루 1회 경구 복용하도록 권장되며 병용 약물이 있어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더라도 용량 조절이 필요 없지만 간 대사를 통하므로 간 기능 이상이 있는 사람은 신중한 복용이 필요하다.

진행이 된 탈모증에서도 옆부분과 뒷머리 부분의 모발은 남아 있으므로 이 모발을 탈모가 진행된 앞부분과 가운데 부분으로 이식하여 미용상 상당히 개선된 효과를 볼 수 있다. 모발이식은 후두부의 모낭을 채취하는 방법에 따라 절개 수술법, 비절개 수술법으로 나눌 수 있다. 모낭 단위로 공여부에서 분리하여 식모기, 슬릿 등을 이용해 수여부에 모낭을 이식하게 된다. 최근 로봇 비절개 모발이식도 도입되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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