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전문가 칼럼 두경부암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치료하는 게 좋을까? 2020.06.22

 

두경부는 위로는 뇌, 아래로는 쇄골 사이의 구조물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구조물로는 발성 기관인 후두, 맛을 느끼며 음식 섭취에 도움이 되는 구강, 구인두, 그리고 삼킬 때 주로 작용하는 하인두가 있다. 이밖에도 냄새를 맡는 비강과 그 후벽을 이루는 비인두가 있다. 이렇게 여러가지 기능을 하는 다양한 기관이 비교적 좁은 곳에 모여 있기 때문에 이곳에 암이 발생하여 정상 기능이 손상된다면 환자의 삶의 질을 감소시킬 위험이 높다.
그리고 여러가지 용어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인과 의료진 간의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게다가 침샘이나 갑상선과 같은 여러 조직이 혼재되어 있어서 두경부암을 쉽게 정의하기가 어렵다.
단일 장기를 치료하는 다른 암과 달리 두경부에 발생한 암은 여러가지 장기의 기능을 고려해야 하는 암이다.

두경부암의 전통적인 원인으로 흡연과 음주가 있다.
두경부암 환자가 내원하면 제일 먼저 권하는 내용이 금연과 금주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흡연율이 감소하지만 대신에 구인두암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와 연관된 구인두암의 발병률이 증가하고 기존의 흡연과 음주로 인한 두경부암이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양상으로 변하고 있으며 당분간 HPV로 인한 두경부암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흡연과 음주로 인해 발생한 두경암은 나이가 든 환자들이 많지만 HPV로 인한 암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한다.
이는 자궁경부암에서 HPV가 차지 하는 원인의 비중을 고려하면 활발한 성생활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비인두암의 원인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이며 주로 남중국, 홍콩에서 많은 환자가 발병하며 주로 절인 생선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좁은 공간에 모여있는 조직이지만 원인도 다양한 두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금연과 금주(또는 절주)이며 HPV 예방접종 정도가 되겠다.
이밖에 유기농 음식이나 각종 건강한 생활습관은 두경부암뿐만 아니라 다른 암의 발생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증상은 발생 부위별로 차이가 있지만 말하고 호흡하고 삼키는 부위에 위치한 기관이 대부분이기에 목소리가 변하거나 삼킴 곤란, 호흡 곤란, 목의 이물감 등이 있으면 두경부암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구강암은 구내염과 달리 한 곳에서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통증과 종물이 특징이다. 후두암은 변성 또는 이물감이 초기 증상이며 진행이 될수록 호흡 곤란이 발생한다. 하인두암은 목의 이물감으로 시작해서 삼킴 곤란을 호소하게 된다. 그리고 두경부암의 특징이 목에 위치하고 있는 림프절로 전이가 잘 된다는 점이 있다. 그래서 원발부위의 혹이 작아서 증상이 없는데 목에 뭔가 만져진다고 찾아오는 환자가 종종 있다. 비인두암의 경우 가장 흔한 증상이 목의 종물 정도이다.
이렇게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한 비특이적인 증상이 있고 과거에 흡연과 음주를 많이 했다고 생각되면 이비인후과 의사의 진료를 권장한다. 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염증성 질환과 비슷하기 때문에 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두경부암의 치료는 많은 환자들이 겁을 내는 부분이다.
먹고 마시고 말을 하고 호흡을 하는 기관이 모여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제거할 경우 발생할 기능상실에 대한 걱정을 환자들이 많이 한다. 기능을 보존하면서 두경부암도 치료가 가능한 보존적 수술 방법이나 항암방사선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특히 앞에서 언급한 HPV, EBV로 인한 두경부암은 방사선과 항암 치료에 반응이 좋기 때문에 수술보다는 항암방사선 치료를 우선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을 할 경우 환자의 발성, 삼킴 기능을 고려해서 조직을 제거한다. 그래도 암의 제거가 우선이기 때문에 상당한 조직 결손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최대한의 기능과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 재건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우리 병원의 재건 수술은 성형외과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주로 허벅지나 손목 부위의 조직을 이용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 가슴 근육, 소장을 이용하기도 한다. 참고로 우리 병원의 두경부암 수술과 재건 수술의 경험은 압도적이라고 자부한다.
언뜻 글만 보아서는 험악해 보이는 수술같지만 수술 후 대부분의 환자가 일상 생활로 복귀하고 있다. 수술 후에는 조직 검사 결과에 따라서 보조적으로 방사선 또는 항암 치료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부작용을 줄이는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를 이용한 항암 치료를 통해 두경부암을 치료하면서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려고 한다. 모든 암치료의 목적은 암의 완치와 일상 생활로의 복귀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손상된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재활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발성, 삼킴, 어깨운동 능력의 회복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이 두경부암의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 이비인후과 의사 뿐만 아니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의 유기적인 협진이 필요하며 우리 병원에서도 이를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두경부암은 금주, 금연과 같은 생활 습관 교정으로 예방이 가능하며, 발생한다 하더라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암이니 섣부른 두려움을 가지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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