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염려증
건강염려증은 실제 병에 걸리지 않았고 이상도 없지만, 병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을 말한다. 특별한 질병 없이 두통, 가슴 두근거림, 소화 장애, 배뇨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같이 심한 상태는 아니라고 해도 감염병이 유행하면 많은 사람에게서 감염병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신종 감염병이 갑자기 유행하면 사람들은 감염병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어 불안감에 휩싸인다. 불확실성을 회피하고자 가능한 많은 정보를 모으려 하는데,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감염병과 관련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많이 확산하면서 사람들의 건강염려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바른 정보는 감염병 예방과 정신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지만, 잘못된 정보는 오히려 불안감을 가중하고 스트레스를 높일 수 있다.
건강염려증 치료의 지름길은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요인을 찾아내고 이를 해소하는 것이다. 불가피한 상황은 조금씩 받아들이고 적응해 나가야 한다. 감염병 소식에 매몰되지 말고 질병관리본부의 공식 발표 등 확실한 정보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누구든 사고나 자연재해, 위협적인 감염병 유행 상황에 처하면 정신적인 외상(트라우마)을 입을 수 있다.
적당한 불안감과 일부 스트레스는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보이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적정 수준을 넘은 과도한 공포와 걱정은 면역력뿐 아니라 모든 건강 요소를 해칠 수 있다.
감염병이 지역사회로 확산되면서 극도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겪을 때 신체는 다양한 반응을 한다. 피로, 수면장애, 통증, 면역저하, 소화기능 감소, 성욕 감소 등이 나타나며 인지능력이 떨어져 집중력 장애, 의사결정 능력 손상, 기억 장애, 인지 왜곡, 혼란이 발생한다.
대인관계가 약해져 사회적으로 위축되고 감염병 확진자에게 과도한 경계심과 배척감, 혐오감을 느끼며 지나친 흥분과 더불어 갑작스럽게 충동적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료하지 않으면 환자의 40%는 가벼운 증상, 20%는 중등도의 증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한다.
10%는 증상 호전 없이 악화되기도 하므로 전문가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심리요법과 약물로 치료한다. 복식 호흡을 비롯한 이완 훈련을 통해 스스로 긴장을 풀고 심신이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한다. 인지치료에서는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악화시킬 만한 생각을 확인하고, 왜곡된 점이나 부적절한 감정을 교정한다.
노출치료는 안정된 환경에서 트라우마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며 부정적인 느낌과 생각을 점차 조절하게끔 돕는다. 약물치료도 도움이 된다. 약물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흔히 나타나는 증상인 불안, 공포, 감정기복, 충동성, 과민함을 완화시킨다. 가족들이나 가까운 사람들은 환자에게 정서적 지지를 보내고, 외상성 사건에 대해 충분히 털어놓도록 격려해준다.
긍정적인 생각은 신경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면역력을 증가시킨다. 불안은 줄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하면 몸과 마음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나만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기보다는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어나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주변도 돌아보자.
우울증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자신의 건강 문제에 지나치게 사로잡히는 사람이 있다. 큰 병에 걸린 것 같기도 하고 신체의 작은 불편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불면, 식욕감퇴, 성욕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때로는 우울한 기분 없이 신체 증상만 보이는 경우도 있다.
만약 잠이 오지 않고 수면 중 자주 깬다거나, 식욕과 성욕이 줄어들거나, 쉽게 피로해지지만, 원인이 분명치 않다면, 우울증은 아닌지 검토해 봐야 한다.
수면부족은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와 서로 밀접하게 얽혀있다. 불충분한 수면은 호르몬 불균형을 야기하고, 이는 면역력 저하로 이어진다. 또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해 피로감이 쌓이면 우울감이 나타나 면역력에 악영향을 미친다.
수면 시간을 6~8시간 정도 충분히 확보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은 우울감 해소와 면역력 증진을 위해 아주 중요하다. 따라서 감염병이 유행할 때는 아래의 수면습관을 지켜 수면 질을 잘 관리해야 한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는 이 시기,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우울감을 완화시켜보자. 많은 연구를 통해 노래 부르기가 신체 저항력을 증대시키고 호흡을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산소 흡입량을 늘리고, 순환기를 자극해 신체를 활력 있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노래를 부르면 표현력이 향상되고 창의력이 발휘되는 등 정신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른 오후 20~40분 정도의 짧지만 깊은 낮잠으로도 일상의 비타민과 같아서 활기를 되찾아주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잠깐이라도 햇볕을 쬐는 시간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신진대사 활동이 증가하고 뇌 움직임도 빨라지며 스트레스가 감소한다.
감염병 위협 때문에 산책이 어렵다면, 햇빛이 많은 낮 시간에 창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가보자. 햇빛을 잠시 쬐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