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전문가 칼럼 간병하는 가족의 건강관리 2019.10.11

 

간병 가족은 만성질환이나 장애를 가진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나 친구를 의미한다. 일단 간병이 필요하게 된 경우 80%의 환자가 장기적인 간병을 받게 된다. 장기적인 간병의 90%는 가족이 맡는데 배우자나 딸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간병 가족은 환자를 돌보는 부담으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여러 질환을 평소처럼 돌보지 못하거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생활습관과 건강검진 등을 잘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상생활에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오랫동안 계속해서 돌보는 간병 가족의 경우 적절한 도움과 휴식을 얻지 못해 지쳐버리는 소진 현상이나 우울, 불안 등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돌보는 환자의 건강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 스스로 돌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인지 간병 가족의 절반 정도는 본인도 건강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병 가족들이 간병 기간 중에도 지속적으로 건강 관리를 잘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은 때에 맞게 적절히 관리되지 못하면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간병 가족이 기존 주치의 외에 환자가 치료받는 병원에서도 만성질환 등 다양한 건강문제를 관리 받을 수 있다면 시간 부족으로 인한 건강관리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간병 중에도 건강한 생활습관 및 건강검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미 가지고 있는 증상과 질환을치료하고 관리하면서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간병 가족에게 매우 중요하다. 예방적 차원에서의 건강관리는 금연, 적절한 수준의 음주, 규칙적인 운동, 적정체중 유지와 같은 건강한 생활습관과 암의 조기발견을 위한 건강검진, 그리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의 조기발견과 관리를 위한 건강검진이 있다. 특히 암환자의 간병 가족은 주로 암 조기발견, 그 중에서도 돌보는 환자가 가진 암에 대한 건강검진에 집중하여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고 다른 만성질환의 검진이나 건강한 생활습관의 유지에는 비교적 노력을 덜 기울이는 편이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간병 가족은 심·뇌혈관질환과 같은 다른 중증의 만성질환과 이로 인한 합병증이 더 많이 발생한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금연, 절주, 규칙적 운동, 적정체중 유지와 같은 건강 생활습관과 암검진을 비롯한 다양한 만성질환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건강관리의 첩경이라고 할 수 있다.

간병 가족이 겪는 또 다른 큰 문제는 마음의 어려움이다. 간병 가족은 간병으로 인한 몸과 마음의 부담으로 인해 스스로 덜 건강하다고 느끼고 우울하거나 불안해지기 쉬우며 삶의 질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95%의 간병 가족은 불면증을 호소하고 50% 정도의 간병 가족은 피로를 호소한다. 간병의 부담 자체로 인해 생기는 어려움은 마음의 어려움으로 인한 불안, 우울과 같은 정서적 문제가 더 많아서 10명의 간병 가족 중 4명은 정서적인 문제를 호소한다. 더구나 대부분의 간병 가족이 간병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훈련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81% 정도의 간병 가족은 간병을 위해 준비되지 못했다고 느낀다. 이런 불안과 스트레스는 간병 가족이 지쳐서 소진돼 버리는 원인이 되며 간병 가족과 간병을 받는 환자 모두의 건강과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소진되지 않기 위해서는 여유가 필요하다. 만성질환 환자를 돌보는 것은 매우 긴 싸움이다. 여유를 갖기 위해서는 주위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간병 가족 스스로의 돌봄 능력이나 책임에 대해 현실적인 한계를 생각하고 환자 상태에 대한 죄책감을 버릴 필요가 있다. 간병이 시작되는 초기부터 주위 가족이나 친구들과 솔직한 대화를 통해 도움을 청하고, 간병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에 대해서 일부분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주변의 다른 가족들에게 돌보는 일이나 그로 인해 하기 힘들어진 일들의 일부를 맡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간병에 조금씩 참여시키고 일정한 시간의 휴식을 가지는 것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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