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환자 이야기 몽골 소년의 특별한 한국 여행 - 뇌실막세포종양 테무렌 편 2021.04.20

어느 날 갑자기 테무렌(10)은 두통을 호소하며 계속 구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뇌의 혈관을 주위로 종양이 어지럽게 퍼져 있었습니다. 워낙 어려운 위치여서 치료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들었습니다.

 

건강하고 씩씩한 몽골 소년 ‘테무렌’

지난 4월,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머리가 어지럽고 울렁거리면서 계속 구토를 했어요.
눈을 뜨기도 힘들어했어요.
눈을 뜨면 어지럽다면서요.

“뇌실막세포종양은 몽골에서 치료하기 어렵습니다”

뇌실막세포종양 : 소아에서 많이 생기는 뇌종양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한다

서둘러 한국으로 치료하러 가는데 현지 의료진이 그러더라고요
한국에 가는 동안에 테무렌의 상태가 위험할 수 있다고요
수술 날까지 아이가 못 버틸까 봐 많이 불안했어요

몽골 소년의 특별한 한국 여행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해외 입국자는 2주간 자가격리한다”
테무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MRI 영상을 보니까 뇌종양이 많이 진행되어 커져 있었고 일주일 내로 치료해주지 않으면 아이의 경과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는 상태였거든요.

“아이를 살리는 게 우선입니다”
의료진은 급히 마음을 모았습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수술이 없는 토요일에 수술실 전체를 비우고 테무렌 혼자만 수술하면 가능하다고 결정을 내려 주셔서 수술실, 마취과 등의 여러분들이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이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서 나와 주시고 테무렌과 테무렌의 가족도 의료진에 믿음을 가지고 잘 이겨내셔서 수술이 다행히 잘 되었고 종양이 완전히 제거되고 방사선 치료까지 마쳐서 이제는 완치될 확률이
90%까지 올라갔어요

수술을 마친 테무렌은 다시 웃을 수 있었습니다.

“잘 견뎌줘서 고마워”

운명처럼 행운이 따른 것 같아요.

수술 후 테무렌은 모두의 예상보다 빨리 걷고 빨리 먹을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을 처음 뵈었을 때
‘이렇게 좋은 분이 치료해 준다면 빨리 나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콧줄을 빼고 정말 편해졌어요
그동안 입으로 씹어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지금은 입으로 먹을 수 있어서 기뻐요

다시 돌아온 일상 다시 찾은 희망
“서울아산병원 덕분입니다
병원의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용감한 몽골의 청년이 되어서 다시 한국으로 올 수 있길 기대합니다
테무렌을 응원합니다!

서울아산병원 감사합니다

거대한 불운이 다가올 때

 

 

 

 

 

어느 날 갑자기 테무렌(10)은 두통을 호소하며 계속 구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배탈일 거라던 의사는 드문 경우지만 뇌에 문제가 생긴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빠는 당장 더 큰 병원으로 가 MRI 검사를 받게 했습니다. 직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소뇌의 혈관을 주위로 종양이 어지럽게 퍼져 있었습니다. 워낙 어려운 위치여서 치료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들었습니다. “지난주까지 저와 신나게 말을 타고 달렸던 아이가요?“ 믿을 수 없는 소식에 모든 생각이 멈췄습니다. ‘MRI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병명조차 모른 채 순식간에 아이를 잃을 뻔 했구나!’라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 할 수 있는 조치를 어서 찾아야 한다는 의지가 생겨났습니다. 몽골에서 불가능한 치료라면 가능한 해외 병원을 찾아야 했습니다.

모든 장애물을 넘어서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났습니다. 코로나19로 모든 비행기의 입출국이 중단된 것. 나흘 뒤인 4월 4일 인천행 전세기가 유일했습니다.
이 비행기마저 놓치면 테무렌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급히 서울아산병원에 치료를 의뢰했고 소아신경외과 나영신 교수가 입국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해 주었습니다.

몽골 현지 의료진은 한국으로 가는 동안 테무렌에게 나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습니다. 뇌압이 올라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고통받는 아이 옆에서 아빠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 데려가 보지도 못할까 봐, 고통에 지친 아이가 포기해버릴까 봐 무서웠습니다. 인천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테무렌, 이제 모험을 떠나는 거야”라며 응원하자 힘겨워 하던 테무렌이 천천히 웃음을 띠었습니다. “응! 나 할 수 있어요!”

믿을 것은 서울아산병원뿐

 

 

 

 

입국 후 공항과 임시 격리 시설, 그리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가 반복되었습니다. 연이은 음성 판정 끝에 나영신 교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따뜻하게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험난한 여정으로 지친 부자의 마음을 안심시켰습니다. “아이의 상태가 조금 어렵습니다. 일단 수술을 해 봐야 알 것 같네요.” 수술 성공률을 들을 순 없었지만 몽골에선 수술해 보자는 이야기조차 듣지 못한 터라 긍정적인 예감이 들었습니다. “저의 최선은 여기까지 입니다. 이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을 전적으로 믿겠습니다.”

나 교수는 격리 기간을 가만히 기다리기엔 테무렌의 상태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수술 일정을 앞당겼습니다. 대신 수술이 없는 주말, 수술실 전체를 비웠고 마취과와 수술실 의료진은 테무렌을 위해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11시간에 걸친 대수술이 펼쳐졌습니다.

다시 봄이 돌아오다

 

음압격리병동에서 애타게 수술 결과를 기다리는 아빠에게 영상이 도착했습니다. 국제교류팀 톨 사원이 찍은 수술 직후 테무렌의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아빠, 안녕~” 잔뜩 붓고 힘없는 모습이지만 수술을 잘 이겨낸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아빠는 그날 밤 오랜만에 두 다리를 쭉 뻗고 잠들었습니다.

나 교수는 더욱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종양 99%를 뗐습니다. 혈관에 붙은 1%는 방사선으로 치료하면 되고 2,3년간 조심하면 재발 가능성은 낮습니다.” 아빠는 고개 숙여 인사했습니다. 당신이 나의 모든 기도와 소원을 들어주었다는 고마움은 통역 없이도 전해졌습니다.

테무렌은 차츰 열 살 소년다운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수술하며 생긴 삼킴 장애도 재활 치료를 통해 빠르게 극복했습니다. 병실 창밖으로 보이는 110층 전망대에도 가보기로 아빠와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꿈도 생겼습니다. “나영신 교수님과 같은 의사가 되고 싶어요!” 생사를 넘나든 모험을 마치고 퇴원하던 날, 화창한 봄볕이 테무렌 부자를 마중 나와 있었습니다.

보다 건강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이 콘텐츠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뒤로가기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개인정보처리방침 | 뉴스룸 운영정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