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 정보 로봇수술센터의 비전과 과제 2020.10.05

 

2012년 로봇수술을 시작할 즈음 환자에게 로봇으로 직장암을 수술하겠다고 했더니 “로봇이 수술을 하면 선생님은 무얼 하시나요?”라고 환자가 되물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 당시 개봉했던 SF 영화 ‘프로메테우스(2012년작, 리들리 스콧 감독)’에서 주인공인 쇼 박사는 에이리언의 숙주가 되어 우주선에 있는 의료용 수술 기계에 혼자 들어가 맨 정신에 제왕절개로 에이리언을 꺼내는 수술을 받는다. 그 의료용 장치는 여러 개의 로봇팔이 상처를 벌리고, 레이저로 피부를 열고, 겸자로 에이리언 유충을 꺼내고 스테이플러로 피부까지 봉합하는 수술을 스스로 진행한다. 2007년에 우리 병원에 처음 도입되었던 로봇수술시스템인 다빈치S는 영화에서 보았던 작은 로봇팔과 비교되는 굵고 튼튼한 팔을 가지고 있었다. 육중한 로봇팔들이 서로 부딪히고 싸우기 일쑤였고, 수술하는 동안 외과의사가 하고 싶은 동작이나 작업도 많이 축소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몇 번의 버전 업을 통해서 최근에 나온 모델은 팔도 가늘어지고 움직임도 서로 감지하여 충돌을 최소화시키고 이전에 할 수 없었던 다양한 편의 장비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10년 정도 기술개발 상황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인공지능이 더 발전되면 영화에서 보던 상황이 머지않은 미래에 실제로 가능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000년대 이후 외과 수술의 방향은 기존의 개복수술에서 복강경·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로 바뀌고 있다. 첨단 장비인 로봇수술시스템은 수술 부위 상처를 적게 하여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미용적으로 우수한 복강경수술의 장점 외에 미세한 로봇팔을 이용하여 좁은 공간에서도 정밀한 조작이 가능하다. 또한 3차원 시야의 확대와 조정이 가능하여 우월한 시야를 확보하고, 인간과 달리 피로를 못 느끼는 로봇팔의 지속적인 지탱과 당김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시스템이 매우 고가이고 현재까지는 보험 적용이 안되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점은 풀어야할 과제다.

우리 병원은 개원 이래 대한민국 외과계를 주도하고 있고 로봇수술분야에서도 선두에 있다고 자부한다. 2007년 전립선암과 심장수술을 시작으로 현재는 갑상선암, 직장암, 간담도·췌장질환, 위암, 유방암, 두경부암, 여성 부속기 질환, 신장이식에까지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분야에 로봇수술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총 4대의 로봇수술시스템을 운용하고 있고 올 하반기에 단일공 수술이 가능한 최신형 SP 시스템이 추가 도입될 예정이다. 매년 시행되는 수술 건수도 매년 증가하여 작년에 2,500건을 시행했고 누적 수술 건수는 1만5,000건을 넘어섰다. 우리 로봇수술센터는 2010년 이후 매년 개최하는 로봇수술센터 심포지엄과 2013년 개소한 로봇수술트레이닝센터 교육을 통해 로봇수술의 저변 확대와 유지 보수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앞으로 로봇수술은 보험적용 여부와 같은 비용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환자와 의사들의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 로봇수술센터는 로봇수술시스템의 확충과 적용의 확대, 시스템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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