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선생님이 만나는 환자는 대략, 220여 명. 수술 환자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 많다. 환자를 대할 때마다 늘 긴장을 놓지 않는다는 선생님은 본질적으로 의학은 불확실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매 순간의 결정이 최선의 의학적 결정인지 아닌지 노력하고 반성하는 자세는 20년 의사 생활의 변함없는 원칙이라고 했다. 한 마디 한 마디 허투루 내놓지 않는 신중함,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남과 비교할 것 없이 나의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는 선생님의 인생 최대 라이벌은, ‘나’ 자신이라고 했다.
병원 특유의 약 냄새, 의사 선생님의 흰 가운을 보기만 해도 울상이 되는 어릴 적이 김중곤 선생님에게도 있었다고 한다.
어릴 적, 장염으로 크게 아팠는데 탈수현상까지 찾아와 병원에서 수액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때 만난 의사 선생님이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있다고 했다.
선생님은 의사가 갖는 선한 영향력을 믿는다. 그것은 의술로서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심신이 약해진 환자에게 의사가 줄 수 있는 안정감일 것이다.
의대생이 된 후, 의료봉사활동을 다녔는데 그 시작은 여름 농활이었다. 이후에도 주말마다 친구들과 서울의 의료 혜택 소외지역에서 무료진료를 했고, 그 활동은 군의관 시절까지 이어졌다.
아픈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의사, 그 보람이야말로 의사 생활의 가장 큰 원동력이지 싶다.
최근 망막질환의 환자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명의 위험을 낮추고 시력이 호전되거나 유지되는 의학적 발전 역시 끊임없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했다. 선생님은 망막 전문의로서 자부심이 매우 컸다. 그리고 과거, 고통 받는 환자 앞에서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위로의 말을 건네던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그럼에도 20년 의사 생활을 해오면서 의사로서 변함없는 목표는, 연구와 진료가 연계되어 최선의 효과를 얻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도 매년 해외 학회에 나가 안구질환에 대한 연구 흐름을 파악하고, 2006년부터는 망막분야 수술 후 대표적인 합병증인 망막박리 100% 예방을 목표로 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환자와 의사 앞에 질병이라는 적이 있다. 이 적과 맞서 싸우기 위해 의사와 환자는 서로를 믿고 나아가야 한다. 오랜 기간의 치료와 경과 관찰이 필요한 난치성 질환일수록 환자와 의사간에 필요한 건 믿음일 것이다. 김중곤 선생님은 망막클리닉을 ‘전쟁과 평화’라고 불렀다. 환자의 질병과 ‘이기기 위한 싸움’을 하고, 평화를 위해 그 어떤 질병과의 전쟁도 피하지 않는 용감한 의료진이 있는 곳, 그곳에서 의사와 환자는, ‘내 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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