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환자는 바로 나 자신 2016.12.07

환자는 바로 나 자신 - 소아청소년 비뇨기과 송상훈 교수

 

어린 시절, 병원이 학교처럼 익숙했던 아이가 있었다. 잦은 감기와 고열에 소아과의원을 찾기 일쑤였고 간염에
걸려 큰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잘 회복될 줄 알았던 편도선 수술이 잘못돼 재수술을 받는 일도 겪었다.
아이는 힘든 순간을 극복해 낼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이 되어준 의사 선생님들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30여 년이 흘러 의사가 된 아이는 자신이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더 많은 아이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바로 소아청소년 비뇨기과 송상훈 교수의 이야기다.


부모의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최선의 치료방법을 찾다

소아 비뇨기환자들의 질환에는 선천성 기형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신장에서 요관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좁은 신우 요관
이행부 협착증, 방광에 소변이 고였다가 몸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거꾸로 신장으로 다시 올라가는 방광 요관 역류, 음낭 안에 고환이
만져지지 않는 잠복고환 등이 바로 그것이다. 태어난 지 일주일도 채 안 된 몸무게 2~3㎏에 불과한 신생아의 막힌 요도를 뚫어주거나,
닫히지 않고 태어난 방광을 재건해 주는 수술을 포함해 요도가 다 만들어지지 않고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5㎜ 크기의 바늘로 2~3㎝의
요도를 세밀하게 한 땀 한 땀 만들어주는 요도 성형수술까지 소아 비뇨기과 전문의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은 생각보다 적지 않다.
아주 세밀한 술기가 요구되는 미세수술의 긴장감과 몰입이 즐겁다는 송 교수. 그의 손을 거쳐 간 소아 환자만 매년 200여 명에 이른다.

“전임의 2년 차부터 본격적으로 소아 비뇨기과 진료를 시작했는데 그 시기에 저의 아이들도 태어나 자라던 시기였어요. 우리 아들딸과
비슷한 아이들, 제 또래의 부모가 오니까 저도 너무 공감되고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설명하니까 좀 더 대화가 잘 통하더라고요.”


보호자 눈높이에 맞는 설명은 보호자들과 소통과 설득에 도움이 됐고 이는 자연스럽게 치료성과에도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믿는다.


국내 소아 비뇨기과 분야를 선도하는 최고의 치료

 

소아 비뇨기환자들에게 최고, 최선의 치료를 하고 싶다는 바람은 소아 비뇨기과
분야 국내 최초로 로봇수술을 도입하기에 이른다. 지난 2013년 이후
김건석ㆍ송상훈 교수팀은 소변이 내려가는 길이 좁아진 신우 요관 이행부 협착증
환자 30명에게 로봇을 이용한 신우 성형술을 실시했고 모두 합병증 없이
완치됐다. 뒤이어 2015년에는 방광에 모인 소변이 신장으로 역류해 신장기능을
떨어뜨리는 방광 요관 역류 환자 8명에게 로봇수술을 시행해 역시 모두 합병증
없이 완치되었다.

시야도 열 배 확대되고 로봇팔이 사람 손목보다 자유자재로 움직이니까 세밀한
수술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개복수술만큼 좋은 결과를 내면서도
아이들이 큰 통증 없이 하루 이틀 만에 회복될 수 있고, 요즘 맞벌이 부부도
많은데 보호자가 빨리 직장에 복귀할 수 있으니까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측면도
있는 셈이죠.”

 

송상훈 교수와 김건석 교수, 두 명의 교수가 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담당 교수가 한 명이거나 소아 비뇨기과 전담 의사가 없는
병원들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집중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 서울아산병원의 강점이라고 말하는 송 교수.
치료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엿보였다.


환자에게서 어린 시절 나를 본다

쉽지 않았던 치료과정을 잘 극복하고 외래를 찾아 송 교수를 꼭 안아주던 몽골 어린이, 태어나자마자 인공호흡기를 달고는 수술받을
기회도 없이 중환자실도 못 떠난 채 짧은 생을 마감했던 작은 생명.
송상훈 교수는 환자 한 명 한 명을 통해 울고 웃으며 더 좋은 의사로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

“소아 비뇨기 연구를 계속해나가고 싶습니다. 현재는 기전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인데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요로가 막혀서
신장이 망가지는 신장의 섬유화를 막을 방법을 연구하고 있고요. 남자아이 중에서 요도가 완성되지 않고 태어나서 음경 밑에서
소변이 나오는 요도하열이라는 선천성 질환이 있어요. 이 요도하열의 유전학적 변이를 찾아내기 위해 의학 유전학 담당 교수님과
협연연구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송 교수에게 환자란 어떤 존재냐고 물었더니 바로 나 자신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어린 시절, 고통스러울 정도로 아팠던 자신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보호자와 환자를 잘 이끌어 좋은 결과를
일궈나가고 싶다고 말한다.
“제 진심과 노력을 믿고 따라주는 환자, 보호자께 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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