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환자를 집중적으로 돌보고 있는 김효상 교수. 망가진 신장을 어르고 달래서 환자가 인생이라는 레이스를 건강히 완주할 수
있게끔 돕는 조력자다.
“처음에는 이렇게 어려운 장기를 누가 전공할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내과 의사들도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더욱
도전해보고 싶었고 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나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더 많아지겠다고 생각해서 이 분야를 선택하게 됐죠.”
별다른 자각증상 없이 어느 순간 망가지기 시작한 신장은 평온한 일상을 위협한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신장 기능을 상실한
환자들은 투석을 통해 생명을 연장하는데 혈액투석의 경우 주 3회 병원에 와서 4시간씩 투석을 받아야 한다. 아무리 긍정적인 사람도
이런 생활이 계속된다면 우울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투석은 신장기능 일부를 대신할 뿐입니다. 신장 이식은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최선의 치료방법입니다.”
만성 신장질환 환자들이 이식을 받도록 이끌어 주고 이후 건강을 책임지는 김효상 교수는 환자들의 평생 주치의다.
모든 의사에게 첫 환자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일 터. 김효상 교수 또한 그랬다.
김 교수의 첫 신장이식 환자는 처한 환경마저 특별한 10대 후반의 새터민 청년이었다.
투석하느라 공부는 물론 사회생활도 할 수 없었고 남한에 가족도 없어 뇌사자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저랑 눈도 안 마주치고 굉장히 위축돼 있었어요. 그런데 수술을 받고 2년여
동안 공부해서 중학교 검정고시도 붙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평범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친구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한국에서의 인생을 개척하는데 제가 일조했구나 하는 생각에 무척 뿌듯했죠.”
지난 2015년 신장이식 4천례, 1년 생존율 98% 등 세계 최고의 실력,
그리고 혈액형이 맞지 않는 신장도 이식 가능한 ‘ABO 혈액형 부적합 이식’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해 더 많은 생명을 구해낸 신장이식 팀. 새터민 환자가 보여준
환한 미소는 신장 이식이 단순한 질병이 아닌 한 사람의 삶을 치료하는 일임을
증명한 것이었다.
신장이식이라는 힘겨운 과정을 딛고 일어난 환자들의 힘을 북돋우는 일도 김 교수의 큰 임무 중 하나.
여기엔 수다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환자분의 속이 후련해질 때까지 잘 설명해드리고 잘 들어드리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외래가 1~2시간 늦게 끝나는 일도 종종 있지만
환자분이 기분 좋게 나가시는 뒷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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