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야 한다 2016.02.23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야 한다 - 치과 안강민 교수

 

“그의 주전공은 구강암과 미세재건 수술이다. 1996년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보냈다. 2003년 군의관을 마치고 구강악안면외과 임상강사를 지원했으나 자리가 없었다. 1년간 무급으로
근무하는 조건으로 시작해 3년간 임상강사 생활을 했다. 개원해 안정된 삶을 꾸리는 동기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 길만이 내길’이라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이른 아침에 시작된 구강암 수술은 늦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밤 11시가 넘어 수술이 끝나는 날에도 다음 날이 되면 전날과 같은 강도의 업무가 이어졌다. 숨 돌릴 틈도 없는
고단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하고 싶었던 일을 한다는 기쁨이 더 컸다.”


푸른 수술복의 치과 의사

“구강암은 입속이나 입 주변이라는 병변의 특성상 수술이 간단치 않고, 수술 후 회복과정에서도 많은 고통을 가져와요.”

구강암은 입속에 생기는 모든 암을 말한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이 구강암의 기본적인 수술 원칙이다.
혀, 턱뼈, 얼굴 근육 등 발병 위치가 어디든 떼어내야 한다. 그 사이 기능이나 외관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의 임무는 암으로부터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기능을 회복시키고 외형적인 변화를 최소화하는 일이다.
그는 구강 재건 수술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냈다. 안 교수는 2010년 구강 이식을 위해 절개한 팔 부위에 이중막 콜라겐을 이식하는
수술을 세계 처음으로 시도했다. 구강암을 제거하고 난공간에 팔의 피부를 절개해 이식하고, 허벅지에서 떼어낸 피부를 팔에 이식하는
것이 기존의 방법이었다. 그는 구강암 수술을 받은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팔의 피부 제거 부위에 허벅지 피부 대신 두 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콜라겐을 덮었다. 그 결과 흉터 면적이 평균 64% 감소하였고, 3개월 안에 모든 상처가 치료되었다. 그의 수술 성공으로
환자들은 한 번의 수술만으로도 구강 재건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하다고 믿던 수술들이 있어요. 환자가 불편함을 호소하는 데도 원칙을 이유로 개선하려는 노력 조차 못 했던
것들이죠. 환자의 불편함과 고통을 줄여주는 것도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환자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2014년에는 임플란트를 할 때 상악동 근접 부위에 뼈와 임플란트를 동시에 심는 수술에도 성공해 환자의 치료 기간을 반으로 줄였다.
뼈 이식 후 6개월이 지나야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하다는 기존 규칙을 사라지게 한 것이다.
안 교수는 요즘 두 가지 연구 과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구강암의 기수와 발병 위치별 10년 생존율에 관한 논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른 하나는 환자가 수술을
받을 때 느끼는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수술 기법을 개발, 적용하는 일이다.

“내일은 더 좋아질 것이란 희망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몸은 정신을 담는 그릇

그는 스포츠 마니아다. 수영, 골프, 스쿠버 다이빙, 윈드 서핑 등 웬만한 스포츠 선수 못지않은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그는 테니스 선수였다. 매일 아침이면 아버지는 어린 아들의 손에 라켓을 쥐여주었다.
“몸은 정신을 담는 그릇이다. 건강한 몸에 바른 정신이 담기는 법이다.” 중학교 때는 야구, 고등학교 때는 기계 체조를 했다.
절개부터 이식, 재건까지 평균 10시간 이상 진행되는 구강암 수술은 모두 구강악안면외과 의사의 몫이다. 무슨 일이든 튼튼한 몸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던 아버지의 말씀은 옳았다.

 

어릴 때부터 시작한 바이올린 연주 실력은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 우리 병원
오케스트라에서 세컨드 바이올린 파트장을 맡고 있다.
우리 병원 오케스트라는 매년 정기연주회를 열고 그 수익금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선천성 심장병 환자의 수술비를 지원한다.
그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5월과 11월 캄보디아와 베트남에서 구순구개열
환자를 위해 의료봉사를 해오고 있다.
그가 속한 ‘일웅구순구개열 봉사회’는 그의 대학 시절 은사인 민병일 교수
(서울대 명예교수)가 베트남 전쟁 참전 당시의 인연을 이어 만든 의료봉사단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서 환자에 대한 마음을 다시 가다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흔쾌히 손을 내민다. 그는 오늘보다 더 좋은 내일을 꿈꾸는 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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