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외과는 신생아부터 소아환자까지 다양한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오는 곳이다. 이 중에는 태어난 지 채 수일도 안 된 신생아들이
많다고 한다. 대부분 선천적인 질환으로 장기가 미성숙한 횡격막 결손,
유전적으로 소화효소가 결핍된 소화 대사질환, 소아암 등 성인들조차
견디기 힘든 병들이다.
“미숙아의 경우에는 체중이 2kg 정도밖에 안 될 때도 있어요. 배에서
흉곽까지가 겨우 성인 손바닥만 해요. 바늘 하나 뜨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작은 공간입니다.”
소아외과의 수술이 얼마나 세밀하게 진행될지 가늠이 된다. 그래서 소아
장기이식 수술에는 이례적으로 교수가 4명이나 참여한다고 한다.
이식의 과정이 세부적으로 전문화한 서울아산병원만의 시스템이다.
이미 간이식 및 간담도 외과를 전공했던 남궁 교수도 소아외과로 오기 위해
다시 임상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환자 질환의 범위가 넓은 소아외과의
특성상 꼭 필요한 훈련 기간이었다. 이로 인해 소아외과 분야에서도
간담췌 질환에 더욱 특화된 술기와 지식을 수련하게 되었다고 한다.
“소아 간이식의 경우, 수술시간만 10시간입니다. 작고 연약한 아이들의 장기를 다루는 만큼 수술 시간도 길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소아외과의 특성이 꼼꼼하고 세밀한 제 성격과 맞더라고요. 반면에 제가 아이들을 유난히 좋아하는 성격이었다면 오히려 소아외과가
힘들었을 겁니다. 소아환자를 가엽게만 보면 감정이입을 하게 돼 냉정한 판단을 하기 힘들거든요.
연민보다는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해요.”
남궁 교수가 만나는 어린 환자들은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도 남궁 교수는 본인이 만난 아이들을 오래 기억하고 있다.
신생아 때 괴사성 대장염을 시작으로 개복 수술을 4번이나 해야 했던 아이, 소화기 장애로 음식을 삼키지도 못했던 아이, 파키스탄의
샴쌍둥이... 모두 쉽지 않은 수술이었지만 아이들은 모두 건강하게 퇴원했다.
“사실 부모들도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인지 잘 몰라요. 너무 세세히 전달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이 아이가 ‘나를 만나 치료할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저 스스로 자부할 수 있으면 됩니다.”
스스로가 자부할 수 있고 동료 의사들이 인정하는 실력 있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게 바로 남궁 교수의 신념이다.
후배들에게도 늘 당부한다. ‘환자가 나를 만나 손해를 보면 안 된다.’ 그의 책임감의 무게가 오롯이 실린 말이다.
남궁 교수는 수술 후, 아이들의 평범한 성장을 보는 것이야말로 수술의 부담감을 넘어서게 해주는 힘이라고 말한다.
곧 미국 연수를 앞두고 있다는 남궁 교수. 연구 및 소아 외과적 술기의 범위를 더욱 심화하기 위해 미국의 Children’s National
Hospital을 선택했다고 한다. 아직 소아외과 전문의가 부족한 국내 실정에서 실질적인 기술 향상과 폭넓은 경험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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