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종 할랄음식 준비해 향수병 극복 돕고 회복 기원
14일(목) 환자ㆍ가족 등 60여 명 참석
항암치료를 위해 6개월째 한국에서 병원생활을 하고 있는 압둘라 알카타니(65세, 남)씨는 아랍에미레이트에서 9시간을 날아온 대장암 환자다. 낯선 나라에서 항암치료를 받으며 투병하던 압달라 씨는 아랍환자를 위해 준비한 ‘아랍인의 밤’에서 다양한 중동음식을 먹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기분을 느꼈다.
서울아산병원 국제진료센터는 14일 저녁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아산홀에서 중동환자들과 보호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아랍인의 밤’ 행사를 열었다. 아랍인의 밤은 중동음식을 통해 환자들이 향수병을 이겨내고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서울아산병원이 마련한 자리로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 중인 중동환자 및 가족 30여 명과 서울아산병원 의료진, 중동 의학자, UAE 대사관 및 무관부,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원 중동지원센터 등 중동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중동환자와 가족을 위해 총 35종의 ‘할랄’음식을 마련했다. 할랄음식은 이슬람의 율법에 따라 허용된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이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중동 환자에게도 할랄 환자식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날은 특별히 환자 가족들까지 배려해 중동의 일반 가정식과 디저트까지 더욱 풍성하게 준비했다.
검은색 차도르를 두른 여성들과 머리에 터번을 쓴 중동환자 및 가족 30여 명이 모두 모여 다양한 중동음식을 먹으며 서로의 애환을 나눴고, 환자들을 돌보느라 힘들었던 보호자들도 한자리에 모여 동병상련의 고통을 함께 나눴다.
김영탁 서울아산병원 국제사업실장(산부인과 교수)은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치료를 받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들겠지만 특히 중동환자는 음식부터 종교까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기도실 등 중동환자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중동음식을 제공하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우리 병원의 노력이 중동환자와 보호자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며 취지를 밝혔다.
또한 “장기이식, 암, 심장질환 등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우리병원을 찾는 중동환자들이 매년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동 의료진도 우리병원에 의술을 배우러 오고 있다. 앞으로도 수준 높은 의료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서울아산병원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한 아랍에미리트 환자 압둘라 알카타니(65세, 남) 씨는 “한국의 의술에 대한 믿음은 있었지만 먼 나라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것이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에서 중동환자를 위해 많은 배려를 해주어 항암치료를 잘 받고 회복 중에 있다. 환자에 대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의 열정과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장기이식과 암, 심장질환 등 중증질환 치료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은 중동환자를 위한 24시간 통역서비스와 남녀 기도실 및 다양한 할랄음식을 준비해 환자들의 편의를 돕고 치료와 회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6년 한 해에만 90여 국가에서 5천 명 이상의 외국인 환자가 다녀가는 등 전 세계 환자를 위한 4차병원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