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행사 2024년 신년사 - 서울아산병원장 박승일 2024.01.01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서울아산병원 가족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4년 동안 이어진 코로나의 위세에도 환자와 병원을 안전하게 지켜주신 모든 분들의 하나 된 마음에 존경과 감사로 새해 아침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2020년에 시작된 코로나는 작년 5월에 엔데믹으로 전환될 때까지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우리 병원은 지난해 5월에 170회로 상황실 회의를 종료하면서 엔데믹 상황에 맞게 시스템을 전환하였고 일상의 회복을 준비하였습니다. 지속 성장 전략을 더 공고히 하기 위해 고령화 사회를 준비하는 노년 환자 전문 진료시스템인 에이스팀을 만들었고, 향후 병원의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를 발굴하고 청라병원 개원에도 대비하기 위한 미래인재정책단을 출범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뉴스위크의 세계 최고 병원 평가에서 세계 29위를 기록한 우리의 글로벌 위상을 바탕으로 두바이 소화기 병원 진출, 카타르 의료컨설팅 등 세계 유수 기관들과 협력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선진 의술을 배우려는 해외 의학자들과 우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는 외국 환자들의 방문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외부 경영 환경은 불리해지고 있습니다. 필수의료 문제와 의대생 증원, 저수가 정책 등 복잡한 이슈가 대두되면서 의료계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35년 역사에서 보듯이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더 큰 힘으로 결집하는 저력을 보여 왔고, 그런 상황에서도 성장을 계속해 왔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써 나갈 미래도 더 빛나는 성장과 발전의 시간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속 성장을 위한 미래 준비

 

급격하게 변화하는 의료 환경과 글로벌 경쟁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은 미래를 잘 준비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2029년 개원 예정인 서울아산청라병원은 지난해 말 토지 매매 계약을 완료하였으며, 첫 삽을 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풍납동 캠퍼스 3분의 2 규모인 3만 평의 대지에, 지상 18층 지하 2층 800병상의 병원 건물과 보호자, 의료진 숙박 시설인 메디텔로 이루어집니다. 첨단 스마트 의료 환경을 구축할 것이며, 진료 인프라 확장과 더불어 젊은 인력 채용을 통한 인력 운용의 효율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풍납동의 서울아산병원과 시너지를 이뤄 세계 일류 병원으로 나아가기 위한 밑바탕을 다져 갈 것입니다.

중입자치료기 도입은 지난해 실무지원팀이 구성돼 본격적인 설계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입자치료기가 앞으로 암 치료 분야의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입자치료기의 도입은 우리 병원을 믿고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드리는 동시에 암의 치료와 연구를 선도하는 우리 병원의 위상을 이어가게 될 것입니다. 

금년에 동관 리모델링은 중환자실과 수술실부터 진행하게 됩니다. 진료 환경을 쾌적한 공간과 안전한 시설로 바꾸는 과정이며,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진행될 것입니다.

미래 준비는 연구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풍부한 임상 자원과 연구가 결합된 성과는 사업화로 연계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희귀·난치성 질환의 신약 개발을 수행할 AMC 사이언스를 설립하였고, 의료용 로봇 개발, CAR-T 치료(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 therapy) 등 첨단 세포치료, 디지털 의료기기 개발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시도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변화와 혁신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합니다. 의료계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정부 정책 또한 국민의 눈높이에 따라 변화하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의 기조는 필수 공공의료의 강화와 더 뚜렷해지는 저수가 정책입니다. 낮은 수가 인상률과 높은 비용 증가율의 구조 속에서는 우리 병원의 지속 성장은 불가능하고, 변화와 혁신 없이는 이 구조를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지난 3년간 변화와 혁신을 강조해 왔고, 현장의 다양한 개선 사례들을 공유해왔습니다. 장기 환자와 재원 일수의 감소가 계획했던 목표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두었고 신환 증대, 당일수술시스템의 효율적 운영은 긍정적인 경영 지표로 반영되었습니다. 지난해 시작한 자원 효율화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여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성과로 이어진 혁신의 사례입니다.

올해는 업무 효율성을 점검하고자 합니다. 중요도와 우선순위에 따라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업무는 통폐합하고 원활한 정보 공유로 적시에 피드백을 주고받는 체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금년 한 해에도 변화와 혁신의 노력이 병원 곳곳에서 계속되길 바랍니다. 직원 개인과 부서 단위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완벽해서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시도하면서 완벽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그러한 시도가 성공하면 좋겠지만, 성공에 기쁨이 있듯이 실패에는 배움이 있습니다. 올해도 여러분의 혁신 사례가 계속 이어져 미래 발전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협업과 소통의 병원 문화

 

협업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좋은 방법입니다. 2006년 국내 최초로 시작한 다학제 암 통합진료는 여러 전문가들이 한 환자를 동시에 보는 협업 형태의 진료입니다. 환자를 위해 신속하게 치료 결정을 내리고, 여러 번 방문해야 하는 환자의 불편을 덜어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보험수가로 신설되어 병원의 수익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진료영역에서의 협업을 통한 혁신의 사례입니다. 협업은 진료영역뿐 아니라 진료 지원, 간호, 관리, 연구 등 모든 영역에서 가능합니다. 지난해 개소한 포천 린넨센터는 관리영역에서의 한 예입니다. 세탁물 관리시스템을 개선하고 필요한 린넨을 제작하기 위한 사업으로, 여러 부서가 적극적으로 협업하여 성공적인 개소와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더 많은 협업을 통한 혁신과 변화의 개선 사례들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특히 부서나 부문의 경계선에 존재하는 업무일수록 협업을 통한 개선의 효과가 더 커지리라 생각됩니다.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하며 환자를 우선으로 명확한 목표 의식과 긴밀한 소통을 통한 협업 문화가 서울아산병원에 굳게 자리 잡길 기대합니다.  

 

 

직원의 심리적 안정

 

수준 높은 의료, 안전한 병원은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에서 시작됩니다. 진료 현장이나 고객 응대 상황에서 심리적 안정을 저해하는 요소는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의료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킵니다.

지난해 만들어진 에이플러스(A+)팀은 갑자기 생긴 개인사로 업무 수행이 어려울 때 긴급히 인력을 지원하는 시스템입니다. 많은 직원들이 큰 호응을 보내 주셨습니다. 올해는 직원들이 급한 개인 사정이 생겼을 때 그 일을 대신 처리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할 계획입니다. 마음지기 프로그램도 확대해 직원들의 심리적 어려움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더 정성을 쏟겠습니다. 고객의 과도한 언행으로 발생한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직원 보호 방안도 마련하겠습니다.

현장의 어려움을 한꺼번에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이 환자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더 높이는 업무 환경을 구축하겠습니다.

 

 

서울아산병원 가족 여러분,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아실 것입니다. 산길에서 강도를 만난 나그네가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을 때, 누군가는 그냥 지나쳤지만 선한 사마리아인은 나그네를 끝까지 보호하고 치료해 준다는 내용입니다. 미국의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이 이야기에서, 그냥 지나친 사람들은 타인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내가 이 사람을 도와주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고 생각한 반면, 사마리아인은 ‘만약 내가 이 사람을 도와주지 않으면 이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고 생각했을 거라 말합니다. 즉 자기중심의 생각에서 남을 위하고 배려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입니다.    

‘환자의 호소를 그냥 지나친다면 이 환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동료의 어려움을 모른 체한다면 동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고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힘들어하는 이의 호소에 귀 기울이고 주위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진료 현장에서 공감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어떤 어려움도 함께 이겨나갈 힘이 될 것입니다. 서로 돕고 협력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의료 수준을 강화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차분히 준비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35년간의 축적된 경험과 역량을 결집하여 도전하고 혁신하는 2024년을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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