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산부인과 김주현 교수 2024.03.06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주현 교수 이미지

▲ 산부인과 김주현 교수가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진료실, 수술실에서 환자를 만날 때마다 산부인과 김주현 교수는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우리 엄마라면 어떻게 치료했을까?’ 어느 누가 보더라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치료를 하겠다는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부인종양학을 전문으로 하는 김 교수는 전력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는 긍정의 믿음과 이를 뒷받침하는 단단한 원칙 위에서 산부인과 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의사

산부인과를 택한 건 앞서 같은 길을 걸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존경하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많은 환자를 만나고 수술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수록 사명감과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부인암 환자를 치료할 때 진단, 수술, 항암까지 전 과정을 직접 해요.

 

최선을 다하지만 질병 조절이 안 될 때는 임종기 치료까지 하고요. 진료실에서 만난 순간부터 수술과 항암 등 힘든 시간을 함께 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진다는 점이 부인종양학의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그로 인해 짊어져야 하는 무게는 의사로서 마땅히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고요.”

 

전공의 때부터 치료 과정을 함께 한 환자가 있다. 바로 김 교수의 대학 친구다. 29살 때 자궁경부암을 진단받았고, 스승이자 멘토인 산부인과 김대연 교수가 집도를 할 때 수술방에 함께 들어갔다. 이후 친구는 항암 치료와 자궁을 보존하는 가임력 보존 치료를 받아 건강하게 아들까지 낳을 수 있었다. 어느덧 다섯 살 된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찾아온 친구의 모습을 보면 감회가 남다르다. “산부인과는 탄생과 죽음을 동시에 경험하는 곳이에요. 신관 6층 분만실에서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바로 위층 76병동에서는 부인암 환자의 사망선고가 이뤄지기도 하니까요. 탄생에서 죽음까지 깊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간절함이 누구보다 큰 것 같습니다.”

 

'함께' 해서 가능한 일

난소암은 난소와 자궁뿐 아니라 대장, 방광, 간, 폐 등 배 안의 어디든지 전이될 수 있다. 수술을 통해 복강 내에 퍼져있는 종양을 최대한 제거하고 항암제를 투여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비뇨의학과, 간담도췌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대장항문외과 등 다른 과 의료진과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난소암 수술을 할 때 종양이 많이 퍼져 있는 경우에는 6개 과 선생님들이 수술방에 들어온 적도 있어요. 저 혼자 잘 한다고 해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닌 거죠. 우리 병원은 환자에게 최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환경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수술 후 간호, 검사, 항암 치료를 맡는 의료진도 최고 수준이고요. 협진 시스템이 이 정도로 잘 되어 있는 병원은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을 거예요.”

 

최적의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것도 큰 힘이 된다. 최근에는 산부인과 이신화 교수, 융합의학과 김경곤 교수와 함께 진행한 ‘BRCA(유방암 유발성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에서 조기 난소암의 단백질체 식별’ 연구로 대한부인암중개연구회 학술대회에서 수상했다.

 

“지금은 자궁경부암의 신경세포종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의 마이클 프루모비츠 교수로부터 공동연구 제안을 받기도 했어요. 환자에게 도움울 줄 수 있도록 앞으로 임상뿐만 아니라 기초연구에서도 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의사가 잘 치료해줄 거라는 환자의 믿음과 신뢰는 서로가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김주현 교수는 자신을 믿고 찾아와준 환자들이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치료에 나선다. “제가 30대 중반에 만났던 환자분이 기억에 남아요. 난소암을 앓고 있었는데 수술을 받은 뒤 제게 그러시더라고요. 본인은 현재의 명의가 아닌 미래의 명의를 찾아온 거라고요. 비교적 젊어 보이는 주치의에게 격려와 믿음을 전하기 위해 하신 말씀인 것 같아요. 환자들의 믿음에 보답하는 것 또한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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