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환자 안전만큼 직원 안전도 중요합니다: 재해예방관리실 안전관리자 2024.03.13

재해예방관리실 윤진태 대리

 

서울아산병원 재해예방관리실 윤진태 대리 이미지

 

모든 직종이 안전하게 근무할 환경은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안전관리자의 역할

날씨가 궂은 날엔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선다. 병원에 들어오는 길목에 결빙된 구간은 없는지 수시로 멈춰서 확인한다. 비 때문에 젖어있는 바닥이 미끄럽진 않을까 동료들의 발걸음조차 허투루 볼 수가 없다. 직원 안전을 고민하는 안전관리자의 출근길이 오래 걸리는 이유다.


건설회사 안전관리자로 근무하다가 2013년 병원에 입사했다. 안전의식이 높아지고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2년 전 재해 예방관리실이 생겼고 소속을 옮겼다. 다양한 직종의 직원들이 24시간 근무하는 병원은 건설 현장과 사뭇 달랐다. 안전관리자의 사전적 의미는 ‘안전보건관리 책임자를 보좌하고 관리감독자에 대해 지도·조언하는 사람’이지만 일을 할수록 ‘모든 직종이 안전하게 근무할 환경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하게 됐다.

 

가로등 점검을 위해 병원 부지 내에 들어온 중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이미지 노사협력팀 김민경 주임과 함께 유해화학물질을 점검하고 있다. 이미지 ▲ 좌)가로등 점검을 위해 병원 부지 내에 들어온 중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 (우)노사협력팀 김민경 주임과 함께 유해화학물질을 점검하고 있다.

 

직원들이 무심코 지나가는 공간이 자주 찾는 관심구역이에요

관찰의 중요성과 고위험 작업 승인제도
지하 하역장부터 옥상까지 매주 둘러본다. 물리적인 사고의 가능성이 높은 장소는 더욱 자주 찾는 관심구역이다. 진료 공간도 주기적으로 위험성 평가를 한다. 특히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건물 외벽처럼 높은 곳에 올라가는 작업이나 중장비 작업, 밀폐된 공간에서의 작업은 사전에 승인을 거치도록 고위험 작업 승인 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병원 내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작업자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작업 한 건 한 건을 점검하는 데 무뎌서는 안 된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노사협력팀 보건관리자와 함께 직원 안전을 담당하고 있다.

위험한 기계나 기구의 관리, 물리적 사고의 예방은 안전관리자가, 직원 건강에 관련된 부분은 보건관리자가 담당한다.

같은 목적이지만 조금 다른 시각으로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의 곳곳을 살핀다. 둘의 관점이 어우러질 때 직원 안전 예방책은 보다 견고해진다.

 

모든 일은 성장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마음 속 작은 사명감

직원 자녀들이 있는 어린이집도 병원 내 공간이므로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허리를 숙여 아이 키만큼 눈높이를 낮춰본다. “볼록 튀어나온 야외 데크는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넘어질 수 있어요. 바깥 활동이 많아지기 전에 수리하면 좋을 것 같아요.” 봄이 오기 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선생님들과 상의한다.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결국 부모인 직원을 지키는 일이어서 책임감이 든다. 창문 안전장치부터 비상탈출구, 유아용 화장실 문까지 직접 여닫아봐야 안심이 된다.

 

매년 아산재단 산하의 지역 병원도 찾고 있다. 특히 소아병동을 짓고 있는 정읍아산병원이나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보령아산병원과는 교류할 정보가 많다. 의견을 주고받을 때면 그동안 병원에서 쌓아온 경험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뿌듯하다. 여러 지역의 특성과 건물 구조를 고려한 안전 관리 활동은 우리 병원 안전관리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지역 병원을 다니며 다양한 관점을 배우다 보면 한 단계 성장하는 기분마저 든다. 계속 강화되는 안전 관련 법령과 개정안을 모니터링하고, 적용되는 사항은 지역 병원과 공유한다.

 

의술뿐 아니라 안전 분야에서도 모병원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겨우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어린이집 야외 데크를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이미지 직원식당을 담당하는 현대그린푸드 원효정 점장과 조리도구를 살펴보고 있다. 이미지 ▲ (좌)겨우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변형된 어린이집 야외 데크를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 (우)직원식당을 담당하는 현대그린푸드 원효정 점장과 조리도구를 살펴보고 있다.

 

우리 함께 고민 해볼까요?

안전신문고와 예방교육
다른 부서 직원에게 안전 문제를 공유할 때엔 말 한마디까지 부드럽게 건네려고 신경쓴다. ‘고맙습니다’, ‘부탁드립니다’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안전 대책은 수많은 부서와 협업하며 시행된다. 그래서 사람 사이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신뢰가 쌓여 있다면 문제를 상의할 때에도 주저함이 없다는 걸 오랜 경험으로 알게 됐다.

 

이제는 부서 차원을 넘어 직원 개개인이 안전에 더 관심을 갖게 할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누구나 안전 위험 상황을 제보하고 개선점을 상의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동관 직원식당, 연구원 직원카페 등 다섯 곳에 ‘안전 신문고’를 설치하고 제안 엽서를 채워놓았다. ‘누군가 해주겠지’라는 마음보다 ‘내가 먼저 얘기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주변을 한 번 둘러봐주면 좋겠다.

 

안전 예방활동은 눈에 보이지 않다 보니 소홀하기 쉽다. 근무 중에 시간을 내는 게 어려운 일임을 잘 알지만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 교육의 중요성을 계속 외치는 이유다. 환자 안전만큼 당신의 안전도 중요하다고 서로가 말해준다면 조금 더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도 모두가 무사히 퇴근하는 하루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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