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미생물학교실 김헌식 교수, 병리과 성창옥 교수
‘두번째 암’으로도 불리는 전이암은 형질 변환이 빈번해 치료방법이 제한적이고 치료 효과도 적어 5년 생존율이 20%대로 매우 낮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암 전이 과정 매커니즘을 규명해 전이암 타겟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미생물학교실 김헌식·병리과 성창옥 교수팀이 최근 암 전이 과정에서 자연살해(NK)세포의 특정 단백질인 HPK1이 과하게 발현하면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이 소실돼 암 전이가 촉진되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 이는 전이암 치료제 연구개발에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암 전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면역체계가 활성화 되어야 하는데, 다양한 면역세포 중 자연살해세포가 면역체계 활성화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자연살해세포 기능이 소실되면 암의 전이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있었지만, 자연살해세포 기능이 어떤 기전으로 소실되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김헌식·성창옥 교수팀은 자연살해세포 기능 회복을 위한 치료 표적을 발굴하던 중, 암 전이가 일어날 때 혈액 및 전이 장소의 자연살해세포 기능이 소실되고 HPK1이 과발현 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역으로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원발성 악성종양(원발암)이 가장 흔하게 전이되는 장기인 폐전이 상황을 가정하고, 자연살해세포가 HPK1을 과발현하도록 실험쥐의 형질을 전환했다. 그 후 흑색종 암세포를 정맥 주사 해, HPK1 발현 정도에 따른 암세포의 폐전이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HPK1이 과발현되면 폐뿐 아니라 다양한 장기로의 암 전이가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HPK1은 원발암보다 전이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HPK1이 과발현되면 원발암의 성장보다 전이암의 진행을 더 악화시켰으며, 유전체 분석 결과 전이암 환자의 생존율 감소 및 면역관문억제제 저항성과도 밀접한 연관을 보였다.
반대로 HPK1이 결핍되면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이 활성화되고 암 전이가 효과적으로 억제될 뿐만 아니라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효과도 더욱 증가해, HPK1 조절이 실제 전이암 환자 치료에 유망한 표적임을 확인했다.
김헌식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고령화와 조기검진 등으로 암 경험자가 늘어나면서 암의 전이를 예방하는 것이 전세계 공통의 과제가 됐지만, 전이암과 관련된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저하 기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하며,
“이번 연구를 통해 HPK1단백질이 전이암에서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저하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HPK1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한다면 전이암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저명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피인용지수=15.1)’에 최근 게재됐다.
▲자연살해세포 내 HPK1단백질이 전이암에 미치는 영향 비교.
김헌식·성창옥 교수팀의 연구 결과, (1)HPK1이 과발현 됐을 때 폐를 비롯하여 다양한 장기로 전이암이 빠르게 진행했으며,
(2)반대로 폐전이암에서 HPK1을 제거하면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효과가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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