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 정보 어느날 갑자기 고관절에서 뚝! 뚝! 소리가 난다면... 2024.07.22

고관절에서 나는 뚝뚝 소리, 괜찮을까?

- 정형외과 김철호 교수 -

 

 

 

갑자기 들려오는 ‘뚝뚝’ 소리
평소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며 퇴근 후에는 달리기나 자전거를 즐기는 A씨.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날 갑자기 움직일 때마다 고관절 부위에서 ‘뚝뚝’ 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떤 날은 고관절이 빠지는 느낌이 들면서 통증을 느낄 때도 있다. 막상 병원에 가 보자니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고 ‘내일 진료를 한번 받아 봐야지!’ 하고 마음먹으면 또 갑자기 소리도 나지 않고 통증도 없다. ‘내 고관절이 이렇게 망가지는 건 아닐까? 나이가 들어 고관절이 망가지면 오래 못 산다고 하던데….’ A씨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고관절에서 뚝뚝 소리가 나는 증상은 최근 스포츠 인구가 늘어나면서 특히 젊고 활동적인 인구에서 증가하고 있다. ‘발음성 고관절증’이라 불리는 이 질환은 어떤 병이고, 언제 병원에 방문해야 하며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과도한 운동이 인대·장요근에 영향
‘발음성 고관절증’이라는 병명이 다소 생소할 수 있겠으나 40년 이상 많은 문헌을 통해 발표된 바 있는 진단명이다. ‘Dancer’s Hip’ 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고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과 관련이 높다.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문헌에 따르면 젊은 연령대에서 통증 없는 발음성 고관절증이 있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5~10%나 된다고 한다. 운동선수나 달리기,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복무중인 군인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발음성 고관절증의 원인은 고관절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고관절을 움직이는 고관절 주위의 인대가 주된 원인이다.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허벅지 바깥쪽에서 소리가 나거나 빠지는 느낌의 ‘외부형 발음성 고관절증’과 고관절 앞쪽 즉 서혜부 근처에서 소리가 나거나 빠지는 느낌이 나는 ‘내부형 발음성 고관절증’으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발음성 고관절증은 외부형이다. 고관절의 외측, 즉 엉덩이 옆에 손을 댔을 때 만져지는 툭 튀어나온 뼈를 ‘대전자 돌기’라고 하는데 이 뼈와 뼈를 덮고 있는 두꺼운 인대 조직인 ‘장경인대’가 마찰을 일으키며 소리가 나는 것이다. 장경인대는 우리가 고관절을 굽히고 펴는데 가장 핵심이 되는 인대 중 하나다. 이 인대를 과도하게 자주 사용하거나 갑자기 무리한 관절 사용이 반복되면 인대가 붓기도 하고 손의 굳은살이 배기듯 차츰 두꺼워지기도 한다. 인대가 두꺼워진 상태에서 특정 동작을 할 때 골반 쪽의 뼈와 마찰하면서 인대와 뼈에서 뚝뚝 소리와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내부형 발음성 고관절증은 고관절 안쪽 서혜부 골반부위에서 발생하며 외부형보다 드물게 발생한다. 척추와 골반, 허벅지를 이어주는 복잡한 형태의 근육인 장요근이 골반 내측에서 외측으로 회전하는 과정에서 골반뼈 전방부의 정상적인 뼈 돌기와 마찰하며 소리와 통증을 유발한다. 이 역시 고관절을 굴곡시키는 장요근이 고관절의 과도한 굴곡 운동이나 반복 운동으로 인해 두꺼워져서 생기며 외부형과 같이 힘줄과 뼈가 걸리면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고관절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부드럽게 움직이지 못하고 뼈와 힘줄이 걸리면서 뚝뚝 소리가 나고 심한 통증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휴식·스트레칭으로 발음성 고관절증 예방해야
앞서 설명한 두 종류의 발음성 고관절증 모두 증상 발생 기간이 길지 않다면 적절한 휴식과 스트레칭만으로도 대부분 자연치유가 가능하다. 발음성 고관절증 유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부형 발음성 고관절증은 무리한 자세를 취하는 운동을 제한해 뼈와 인대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고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후 적절한 휴식과 스트레칭, 통증 조절을 위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면 70~80% 이상은 저절로 사라진다. 하지만 관절의 구조적 이상이 동반되거나 육안상으로도 인대의 이상 움직임이 관찰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드물게 발생한다. 내부형 발음성 고관절증도 마찬가지로 잘못된 생활습관은 없는지 먼저 체크해 이를 교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선천적 고관절 이형성증으로 인한 이상이나 고관절 인공관절술을 받은 과거력이 있는 경우라면 영상 검사를 통해 정확한 문제점을 진단하고 필요 시 수술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업무나 활동 중 반복적으로 고관절에 무리를 주거나 고관절 주변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면 중간중간에 기지개를 켜거나 고관절을 펴 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발음성 고관절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운동은 건강에 좋지만 과하면 독이 된다. 평소에 관절과 인대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체크해 보고 적당한 범위 내에서 즐긴다면 더 오랫동안 즐겁게 운동하며 건강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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