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이 한국 시간으로 7월 27일(토) 개막한다. 이번 올림픽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려 시차가 7시간이 나기 때문에 일부 경기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새벽에 진행된다. 새벽까지 밤을 지새우고 경기에 과도하게 열중하다보면 우리 몸에 적신호가 켜지기 쉽다. 4년 만에 찾아온 하계 올림픽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 갈증 심할 땐 맥주 대신 물! 심심풀이 야식은 자제: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
올림픽 경기가 진행되는 7월 말~8월 초는 장마가 지나고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날은 더워지고 올림픽 열기는 더해가면서 친구, 가족들과 맥주 한 잔 기울이며 갈증을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맥주를 마실 때는 시원해서 갈증이 해소되는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뇨작용을 증진시켜 탈수 현상, 즉 갈증을 더 심하게 만든다. 갈증을 맥주를 마시면서 해결하려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과음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탈수증상이 악화될 경우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전해질 불균형으로 근육경련,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갈증이 심할 때는 맥주 대신 물을 먹는 게 가장 좋다.
경기 중간 심심풀이로 간식을 먹거나 치킨·족발과 같은 배달음식을 시켜 과식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올림픽 경기에 열중하다보면 감정적으로 흥분할 일이 생긴다. 경기 승패에 너무 몰입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서 폭식하면 조금씩 줄여가던 체중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 끊었던 담배나 술을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를 볼 때 선수와 지나친 동일시는 삼가야 한다. 건강습관상 과도기에 있는 사람들은 본인의 의지를 굳게 하고 금연이나 절주에 영향을 줄 만한 응원 자리를 피하는 게 좋다.
올림픽 기간이라 하더라도 그동안 해왔던 규칙적인 운동은 유지한다. 경기를 시청하면서도 러닝머신이나 고정식 자전거 등을 이용해 활동량을 늘리는 게 좋다.
▶ 등받이에 엉덩이 넣고 턱 당기고 시선은 살짝 아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조재환 교수
경기를 보다보면 자신에게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하게 된다. 하지만 신체에는 좋지 않은 자세가 대부분이다. 허리, 등, 목뼈 같은 골격기관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올바른 자세로 경기를 보는 게 중요하다.
특히 옆으로 누워 팔로 머리를 괴는 자세, 높은 베개를 베는 자세, 허리를 등받이에 끝까지 받치지 않고 반쯤 누워있는 자세는 매우 안 좋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시청하는데, 같은 자세로 오래 쳐다볼 경우 목에 무리가 갈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볼 때 고개를 아래로 숙이게 되는데 장시간 지속되면 거북목 증후군 등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거북목 증후군은 목, 어깨 근육, 인대 등에 무리가 가서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목뿐만 아니라 등과 허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심한 경우 목 디스크로 발전될 가능성도 있다.
올림픽을 시청할 때는 등받이에 엉덩이를 최대한 집어넣고 올바르게 앉는 게 좋다. 화면을 볼 때 턱을 살짝 당겨서 화면을 바라보는 시선을 아래로 약 15도 유지한다. 경기를 보는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면 경직돼 있는 몸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 눈 자주 깜빡깜빡! TV는 2m, 스마트폰은 30cm 멀리: 서울아산병원 안과 사호석 교수
올림픽 경기는 국가 대항전이라 유독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한 경기가 많다. 경기를 시청하다 보면 눈을 한 시도 뗄 수 없게 되는데, 화면에 오랫동안 집중하는 것은 눈 건강에 안 좋다.
우리 눈은 한 곳을 오래 집중하면 눈을 잘 깜빡이지 않아 안구가 쉽게 건조해진다. 건조해진 눈을 방치하면 자칫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면 눈의 뻑뻑함, 이물감, 시력저하, 피로감, 두통 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눈을 자주 깜빡거리고 눈이 건조하다는 느낌이 들면 인공눈물을 넣어야 한다.
광고 시간이나 경기가 잠깐 쉴 때는 화면으로부터 고개를 돌려 눈을 쉬게 해야 한다. 눈과 TV와의 거리도 2m 이상 유지해 피로를 줄인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시청할 경우에는 다른 전자 기기를 볼 때보다 화면을 눈에 더욱 가까이 하게 되므로 눈이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눈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반드시 30㎝ 이상 거리를 유지한다.
많은 사람들이 잠에 들기 전 불을 끈 상태로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시청하기도 한다. 이는 시력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밝은 상태에서 화면의 밝기도 너무 어둡지도 너무 밝지도 않게 조절하고 블루라이트 차단율을 높게 설정한 후에 경기를 시청한다.
▶ 고함 주의! 실내 습도 조절해 성대 지키기: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이윤세 교수
응원 열기에 취해 과도하게 소리 지르고 장시간에 걸쳐 무리해서 이야기를 하면 목소리가 가라앉고 변할 수 있다. 성대가 평소보다 진동을 많이 하면 마찰로 인해 성대 점막이 충혈이 되고 부어올라 정상적인 진동이 되지 않는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성대 결절이 발생해 오랫동안 쉰 목소리와 발성장애로 고생할 수 있다. 성대가 비정상적인 모습이 되지 않도록 음성을 잘못된 방법으로 사용하거나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올림픽 기간 동안 건강한 음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목이 쉬는 느낌이 있거나 통증이 느껴지면 음성 사용을 자제한다. 음주를 하면 성대가 부은 상태가 되며 발성 시 성대에 더 많은 손상을 줄 수 있다. 목에 힘주어 말하거나 고함을 치는 행위를 삼간다. 극단적인 고음이나 저음으로 말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응원 도중 실내 습도를 조절하고 틈틈이 수분을 섭취하면 목 건강에 도움이 된다. 모든 질환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며 특히 성대 질환은 올바른 관리를 통해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 카페인 자제! 늦게 자도 일정한 시간에 기상: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
밤에 경기를 보더라도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홍차 등은 피한다. 잠자리에 들기 한두 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특히 여름철 더운 날씨로 인해 음료를 다량으로 섭취하면 잠들었을 때 요의를 느낄 수 있다. 이로 인해 자주 깨면 수면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경기 시청 중 졸음이 오기 시작하면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언제 잠들었는지 상관없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한다. 잠이 부족해 낮잠을 자는 경우가 많은데 낮잠은 최대한 피한다. 만약 피곤해서 낮잠을 자고자 할 때는 30분 이내로만 자는 것이 좋다.
한편 밤에 재방송을 통해 선수들의 열정적인 경기 모습을 다시 시청하면서 정신적, 심리적으로 흥분하기 쉽다. 이때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되면 스스로가 운동을 하고 있는 것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밤늦게 경기를 볼 때는 가급적 흥분하지 않고 편안하게 봐야 잠에 잘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