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산책> 이비인후과 안중호 교수

왜 자전거를 타야 할까요? 답은 쉽습니다. 건강에 이롭기 때문입니다. 자전거는 심폐 지구력을 키우고 심장을 튼튼하게 하며 관절에 큰 부담 없이 근육을 강화하고 균형감각을 키울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감소와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해소해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기억력, 집중력 등 인지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자전거를 1년 이상 꾸준히 타면 심장병과 당뇨병 발병률은 50%, 고혈압 발병률은 30%가량 줄어든다고도 합니다.
지방 연소에 효과적인 자전거
자전거의 운동 효과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체중이 70kg인 성인이 1시간 동안 운동을 한다고 가정해 볼까요? 9km/h로 러닝머신에서 달릴 때 700kcal, 빠르게 걸을 때 400kcal, 수영을 할 때 500kcal의 열량을 평균적으로 소모합니다. 25km/h로 실내자전거를 타면 780kcal의 열량을 소모해 가장 높은 운동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표1).
어떤 운동이 지방을 더 잘 태우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사실 러닝머신과 실내자전거의 시간당 칼로리 소모량은 비슷하지만 실내자전거를 타면 러닝머신에서 달릴 때보다 덜, 그리고 늦게 지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지방 연소에 더 효과적입니다. 무릎 관절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도움이 되죠. 야외에서 자전거를 탈 땐 실내에서 탈 때보다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만, 주변 경치를 감상하고 햇볕과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혹시 자전거를 타면 허벅지가 굵어질까 걱정하는 분들이 계신가요? 자전거를 타는 방법에 따라 발달하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경륜 선수들처럼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힘을 내야 하는 경우 허벅지가 굵을수록 유리합니다. 그렇지만 투르 드 프랑스와 같은 장거리 대회에서는 기어비gear ratio를 가볍게 해서 빠른 속도로 페달링을 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날씬한 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낮은 기어비로 가볍게, 빠른 속도로 페달링을 한다면 튼튼하면서도 날씬한 다리 근육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자전거를 타다 보면 안장이 지속적으로 회음부를 압박해 불편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자전거를 탈 땐 중간중간 내려서 휴식을 하고, 자전거 타기를 마친 뒤엔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엉덩이 보호 패드가 부착된 전용 하의를 입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면 야외에서 자전거를 타도 괜찮을지 걱정이 되죠. 2018년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게재된 한 논문에는 PM2.5(초미세먼지) 환경에서 쉴 때와 가볍거나 격렬하게 자전거를 탈 때의 혈관 지름, 혈압, 혈액 내 산화질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환경에서 운동할 때 실험 대상자들에게서 혈관 확장, 혈류량 증가 등이 나타났는데, 연구팀은 증가한 산화질소 때문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보다 2년 전인 2016년 한 예방의학 저널에서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더라도 하루 1~2시간 자전거 타기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밝혀졌습니다.(그림1)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자전거는 참 좋은 이동수단이지만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라 자전거는 차로 구분되지만 일반적인 자동차와는 다른 법규에 따라 운행해야 합니다. 자전거도로가 따로 있는 경우 자전거 운전자는 반드시 자전거도로로 통행해야 하고, 자전거도로가 없는 곳에서는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에 붙어서 통행해야 합니다. 보도와 차도가 구분된 곳에서는 차도로 통행해야 하지만, 도로가 아닌 곳으로 출입할 때에 한해 보도로 다닐 수 있습니다. 자전거도로 관련 안전표지판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그림2)
▲ [그림2] 자전거도로 안전표지판(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자동차는 주행 중에 1차선 또는 2차선에서 좌회전을 하죠. 하지만 자전거는 차도의 가장 우측 차선 가장자리에 붙어 주행하기 때문에 1, 2차선으로는 갈 수 없고, 설령 간다 하더라도 다른 차선에서 주행 중인 자동차 때문에 매우 위험합니다. 이 땐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자전거에서 내려 보행로를 이용해 건널목을 두 번 건너 이동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회전교차로에서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교차로에 진입하기 전 일시정지한 뒤 왼쪽에서 회전하는 차량이 없을 때 진입해야 합니다. 좌회전 못지않게 우회전도 중요합니다. 트럭이나 버스 등 대형 차량의 오른쪽에 붙어 우회전을 할 때 자칫 운전자가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들어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헬멧 착용입니다. 자전거 탑승자의 사망사고 통계에 따르면 안전모 착용률이 11.6%로 매우 낮았습니다. 가까운 거리를 가더라도 헬멧은 꼭 착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아주 크게 다칠 수 있으니 무엇보다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