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난청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난청은 그냥 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점점 악화되면 의사소통에 지장이 생겨 사회생활에 어려움이 생기고, 그로 인해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우울증을 겪게 된다. 또 청각, 언어습득, 발성과 연관된 대뇌 피질이 줄어들고 인지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치매의 발생도 가속화된다. 따라서 난청이 의심되거나 고령이 되면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고 적절한 청각재활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실제 보청기로 청각재활에 성공하면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약해지는 속도가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공와우를 사용해 청각재활을 해서 경도 인지기능장애가 정상화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보청기로 청각재활이 어려운 심한 난청 환자의 경우 인공와우수술을 통해 성공적인 청각재활이 가능해져서 소리를 듣지 못하는 수준에서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데 지장 없는 상태까지 회복될 수 있다. 이처럼 현재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난청의 심한 정도와 관계없이 거의 대부분의 환자에서 청각재활이 가능하다. 최근 서울아산병원과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와의 공동연구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인공와우 수술 예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수술 나이가 젊을수록 그리고 난청이 발생한 후 이른 시기에 청각재활을 하는 경우 예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돌발성 난청이 생기거나 양쪽의 청력이 떨어지면 빨리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흡연과 소음 노출이 난청의 주요 원인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75세 인구의 절반이 난청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생활에 문제가 생길 정도의 난청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7.4%, 약 27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연구에서는 60세 이상의 50~60%가 난청이 있고, 70세 이상에서는 70~80% 이상이 난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청이 생기는 주요 원인은 흡연과 소음 노출이다. 흡연은 달팽이관에 충분한 산소 공급을 막으며, 청각세포의 손실을 일으키고 활성산소를 생성하여 세포의 손상을 유발한다. 최근에는 금연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로 위험도가 많이 줄었지만, 소음 노출은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이어폰으로 음악이나 영상을 보는 경우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커서 볼륨을 더 높게 올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소음억제기능이 있는 헤드폰을 쓰면 주변의 소음을 막아주고 낮은 소리로 음악이나 뉴스를 들을 수 있어 청력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또 당뇨나 고혈압 같은 질환이 난청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청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이독성 약물에 의해 난청이 발생하니 적절한 관리와 약물 선택이 중요하다.
이명은 난청에 의해 손상된 청각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중추성 및 말초성 반응에 의해 발생한다. 이명을 호소하는 환자의 90% 이상에서 난청이 동반되는데, 자세히 검사해보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난청의 시작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난청이 발생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달팽이관 이상, 바이러스, 염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난청 발생 가능
난청은 다양한 형태로 올 수 있어서 동반된 증상을 잘 관찰해야 한다. 가장 많은 난청은 노화성 난청이다. 달팽이관 안에 있는 유모세포가 손상되어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지 못해서 생기는 감각신경성 난청이다. 나이가 들수록 유모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므로 노화성 난청이 된다.
이외에 이명이 커지면서 어지러움을 겪는 메니에르병도 유모세포가 손상되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동반된 다. 돌발성 난청은 갑자기 귀에서 소리가 나면서 먹먹한 느낌이 들고 한쪽만 소리가 안 들리는 경우다. 난청이 발생하자마자 가능한 한 빨리 스테로이드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며, 대부분 바이러스로 인해 일어나지만 드물게 청신경 종양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뇌병변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소리의 전달에 문제가 생기는 전음성 난청도 있다. 달팽이관은 문제가 없지만 고막에 천공이 생기거나 심한 염증 등으로 중이에 이상이 생긴 경우다. 대표적인 것이 중이염인데, 염증이 가득 차서 청력이 저하되다가 내이염으로 발전해 청신경이 손상되기도 한다. 오랫동안 방치해서 청신경이 손상되면 나중에 치료를 해도 청력 개선이 충분하지 않아 보청기를 착용하거나 인공와우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중이염이 있다면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이명도 적절한 치료가 삶의 질을 좌우해
이명은 외부의 소리가 없는 상태에 있어도 귀에서 소리를 듣게 되는 증상으로 대부분 난청과 동반 발생한다. 청력이 나빠져 잘못된 신호가 발생해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므로 난청이 치료되면 자연스럽게 없어지거나 정도가 감소한다. 보통의 난청에 의한 이명은 지속적으로 소리가 들리고, 양쪽 난청이 있을 경우에는 머리 한가운데서 이명이 들리기도 한다. 약물, 재활치료, 인지행동치료, 전기치료 등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으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난청의 원인을 찾아 난청을 해결해 주거나, 해결 불가능한 난청이 있다면 난청의 정도에 따라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통해 청력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다. 난청과 이명이 심하지 않다면 보통 조용한 곳에서 이명이 크게 들리기 때문에 음악을 틀어놓는 등 적절한 소음을 이용하면 좋다.
맥박이 뛰는 것처럼 박자가 있는 이명은 혈관성 이명이라고 하는데, 난청과 동반된 이명은 소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과는 명확히 구별된다. 귀 주변 혈관에 병변이 있거나 혈관성 종양이 있는 경우이므로 CT나 혈관촬영을 통해 원인질환을 확인해야 한다.
난청과 이명은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으며, 치료가 빠를수록 보다 효과적으로 극복이 가능하다. 난청을 치료하면 원활한 사회생활도 가능하고, 우울증도 감소하며, 인지기능도 좋아지는 등 삶의 질이 달라진다. 정확한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치료를 받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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