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이야기 유방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 2025.04.15

 

 

세계보건기구(WHO)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유방암은 여성 20명 중 1명에서 진단되며 여성암 중 가장 흔하다. 치료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암 사망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해 많은 관심을 받는 주제 중 하나다. 하지만 자칫 잘못된 정보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할 수 있다. 이 글을 통해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자주 묻는 질문을 중심으로 유방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건강검진에서는 유방암이 없다고 했는데…”
유방은 모유가 만들어지는 유선 및 모유가 이동하는 유관으로 이루어진 실질 조직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지방으로 구성되는데, 지방에 비해 실질 조직의 비율이 높은 경우를 ‘치밀유방’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여성의 70~80%는 치밀유방으로, 미국 여성(40%)에 비해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치밀유방에서는 유방암 발병률이 5배까지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건강검진에서 유방암 선별 검사로 X-ray를 이용한 유방촬영술을 주로 시행하지만, 치밀유방인 경우 유방암의 발견이 힘들 수 있다.

 

 

밀도가 높은 실질 조직은 X-ray 투과율이 낮아 유방촬영술만으로는 정상 조직과 종양의 구분이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에서는 2024년 9월부터 ‘유방 치밀도 통지법’이 연방법으로 시행되어 유방촬영술을 받는 모든 여성에게 유방 치밀도를 고지하는 것이 의무화되었다. 따라서 유방촬영술뿐만 아니라 유방초음파를 통한 추가 검진이 꼭 필요하다.

 

 

“유방이 갑자기 아픈데 유방암인가요?”
통증이 유방암의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방통을 호소하는 여성에서의 유방암 진단율은 약 0.4%로 일반적인 유방암 발생률보다 낮다. 유방통의 일반적인 원인으로는 생리주기, 임신, 폐경 등에 따른 호르몬 변화, 유선염 등 감염성 질환, 외상이나 부적절한 속옷 착용 등이 있다. 드물지만 통증이 지속적 및 비주기적이며 한쪽 유방에 국한되거나 통증과 함께 혹이 만져지는 경우, 또는 유두 분비물, 피부 발적, 두꺼워짐 등의 변화가 있을 경우에는 검사가 필요하다.

 

 

“유방암에 걸렸어요. 아이를 가질 수 없나요?”
국내 유방암 환자 중 가임기 여성은 약 35%로 서구 여성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유방암 환자 3명 중 2명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으로, 암 세포에 여성호르몬에 반응하는 수용체가 있어 여성호르몬을 억제하거나 차단하는 항호르몬 치료를 받게 된다. 지난해 의학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방암의 항호르몬 치료를 잠시 중단하고 안전하게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일부 환자는 유방암 치료 전 여성호르몬 수치를 인위적으로 높여 난자나 수정란 채취를 하는 가임력 보존 시술을 통해 임신에 성공했으며 유방암 예후에도 악영향이 없었다. 항암화학요법이 난소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지만, 항암치료를 받은 40세 미만 여성의 약 90%에서 2년 내 난소 기능이 회복됐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유방암, 딸에게 유전이 될까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지만 유방암 환자 중 실제 가족력을 가진 경우는 전체의 10~15%에 불과하다. 유방암은 유전적 요인, 생활습관, 호르몬 영향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기 때문이다. 환자의 가족 구성원 중 유방암 또는 난소암 병력이 있거나 유방암 발생 연령이 젊은 경우 혹은 양쪽 유방에 모두 발생한 경우에는 BRCA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유전성 유방암일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족력이 있는 유방암 환자 중 약 20%에서 BRCA 돌연변이가 발견되며 이는 50%의 확률로 자녀에게 대물림될 수 있다.

 

 

“나이가 많은데 치료를 안 받아도 되지 않을까요?”
흔히 고령에 발생한 암은 진행 속도가 더디고 예후가 좋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유방암은 아형에 따라 질병의 진행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70대 이상 고령 환자라도 공격적인 성질의 유방암을 진단받은 경우 덜 공격적인 아형의 30대 환자보다 더 빠르게 재발하거나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의 유방암 환자들도 적극적인 항암 치료를 통해 생존 기간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암의 성질과 환자의 포괄적인 건강 상태를 평가해 맞춤형 치료를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암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이해는 환자의 불필요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치료 과정 중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된다. 정확한 정보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좋은 예후와 삶의 질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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