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변이 원활하지 않은 환자의 경우, 항문과 직장 근육의 협응을 평가하기 위해 항문직장내압검사와 풍선배출검사를 함께 시행한다. 하지만 항문직장내압검사가 시간에 따른 근육 움직임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두 검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아 해석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기욱 교수, 의공학연구소 주세경 교수, 윤기원 연구원 연구팀은 항문과 직장 근육 압력의 시간적 변화를 분석하는 새로운 지표인 ‘시간-통합 압력 부피(Time-Series Integrated Pressurized Volume, TS-IPV)’를 활용해 변비 환자의 배변장애를 99% 정확도로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최근 개발했다.
연구팀은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변비 진단을 받은 환자 300명(남성 130명, 여성 170명)을 대상으로 항문직장내압검사와 풍선배출검사를 시행했다. 배변 과정에서 측정된 TS-IPV 값을 인공지능 모델에 학습시켜 풍선배출검사 결과를 예측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은 검사 결과 예측 정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AUC 값(1에 가까울수록 정확도가 높음)이 여성 환자에서 0.996, 남성 환자에서 0.988로 나타나, 풍선배출검사의 이상 여부를 99%의 정확도로 판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항문관 상부 1cm와 하부 3cm 구간 사이의 TS-IPV 비율(TS-IPV13)이 풍선배출의 지연 여부를 가장 정확히 예측하는 지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욱 교수는 “TS-IPV 지표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반 항문직장내압검사가 표준 진단법으로 자리 잡는다면 풍선배출검사 없이도 배변장애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어 진단과 치료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소화기운동학회(European Gastrointestinal Motility Society, EGIMES)의 공식 학술지 「신경위장학&운동학(Neurogastroenterology & Motilit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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