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과 신장암을 치료하는 서준교 교수는 덜 침습적인 치료와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이를 위해 관련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고 수술 후에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고려해 환자들에게 많은 정보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수술하는 의사로서 수술이 가장 쉬운 선택일 수 있지만 꼭 필요할 때의 마지막 선택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환자가 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돕고 싶어요.”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서준교 교수
합리적인 선택을 이끌기까지
서준교 교수는 수술과 약물 치료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진료과를 고민하다가 비뇨의학과를 선택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 과정과 사후 관리 전반을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었다. 선배 교수들은 자신의 경험을 아낌없이 나눴고, 때로는 직접 수술실로 찾아올 만큼 적극적이었다. 협업하는 진료과와 간호사, 중환자팀 등도 높은 전문성과 책임감을 보였다.
“어느 한 파트라도 흔들리면 두려워질 수 있을 텐데 우리 병원에선 얼마나 어려운 수술인지는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제가 수술에 대한 판단을 잘 내리는 것이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신장암과 전립선암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진행성 암이거나 재발이나 약물 교체 가능성이 있다면 그는 객관적인 수치와 정보를 충분히 제공한다. 간혹 이러한 내용을 불편하게 여기거나 하나의 정답을 요구하는 환자도 있다. 그는 수술 외의 선택지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를 알리지 않는 것 자체가 오히려 환자에게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환자와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치료의 부작용과 한계를 검증하는 연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치료제의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는 이미 많아요. 저는 부작용이 나오거나 효과가 미미한 집단을 선별하는 연구에 더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인지 아닌지 충분한 설명을 마련하고 싶어요.”
소외된 환자들에 대한 책임
일반적으로 전립선암은 PSA(전립선특이항원) 수치라는 지표를 따른다. 그러나 수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회색 지대의 환자들이 있다. PSA가 높아 암이 의심되는데 정작 조직검사에선 암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다. 서 교수는 이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지켜보는 것이 하나의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으며, 거기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찾아가고 있다.
“작은 병원에서는 PSA 수치가 높다며 대학병원으로 보내고, 대학병원에선 PSA 수치가 높아도 암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시 돌려보내요. 그렇게 여러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반복하다가 온 환자분들은 제 진료 방식을 금방 이해하고 신뢰를 보내 주시는 것 같아요. 남들이 신경 쓰지 않는 부분에 대해 저만의 정보와 선택지를 드리고 환자가 만족해할 때 제 일에 대한 재미와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특별히 신경내분비성 전립선암에 관심이 많다. 신경내분비성 전립선암은 흔한 질병이 아닌 데다 PSA를 거의 생성하지 않아 진단이나 추적 관찰이 어렵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쓰이는 환자가 있다. 여러 차례 비뇨기 종양 수술을 받은 후 뇌 전이까지 겪고 있는 환자다. 종양내과에서 주치료를 받고 있지만 치료에 대한 고민이나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으면 서 교수에게 풀어놓는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재발이 됐을 때 다른 진료과에 의뢰하거나 상담 정도로 제한적이에요. 그렇지만 많은 고비를 추적하며 쌓은 라포가 있기에 심리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거죠. 특히 드문 암종일수록 자신을 잘 아는 의료진이 필요할 겁니다. 그렇게 환자 곁에서 함께 고민하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지지대가 되고 싶어요.”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서준교 교수
인공지능 시대의 환자 안전
환자에게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하려는 고민은 인공지능 연구로 이어졌다. 그러나 AI가 환자의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활용 못지않게 안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2018년부터 의료 분야에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동형암호(데이터를 암호화된 상태로 연산하여 개인정보 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기술) 기반 연구를 진행해 왔다. 또한 의료 AI 안정성을 분석하는 연구도 한창이다.
“의료 AI는 이미 우리 삶에 들어와 있고 환자들의 요구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의사들까지 이것이 안전하다고 방심하는 순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죠. 환자가 어느 플랫폼에서나 자신의 상태를 물어볼 수 있는 환경에서 개인정보와 환자 안전을 모두 보호할 방법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그의 진료와 연구가 가리키는 방향은 결국 하나다. 그 끝엔 환자 안전이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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