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이야기 [고령자 응급 상황] 2. 부모님의 건강한 노년을 위한 고령자 응급 대처법 2026.05.08

※ 전편 '어버이날 알아두면 좋을 부모님 건강 이상 신호'에서 이어집니다.

https://news.amc.seoul.kr/news/con/detail.do?cntId=11818

 

부모님의 건강한 노년을 위한 고령자 응급 대처법

 

 

응급의학과       김준성 교수
 

응급의학, 소생의학, 중환자의학

 

◆ 고령자에게 흔한 응급상황

 

1. 심장 질환

 

1) 고령자에게 가장 치명적인 심장 질환
갑작스럽게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심장 질환은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주로 발병한다.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서 생기는 질환이며 관상동맥이 얼마나 많이 좁아져 있는가, 어느 부위의 혈관이 막히는가에 따라 증상의 정도와 치료 방식, 골든타임의 길이가 결정된다. 심장마비로 불리는 급성 심근경색은 혈관이 완전히 막혀서 빠른 속도로 심장 근육이 죽어 가는 응급상황이다.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가슴통증이지만 고령자의 심근경색은 젊은 사람과 달리 전형적인 가슴 통증이 없거나 미약한 경우가 제법 많으며 아래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


▶ 소화기 증상: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 나고 명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실제로 심장의 하벽 부위에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상복부 통증으로 나타나 급성 위염이나 소화불량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 전신 쇠약감: 갑자기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온몸에 힘이 빠진다. 평소 건강하던 고령자가 갑자기 피로를 호소하면 심장마비를 의심해야 한다.
▶ 의식 저하: 심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면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어지럽거나 의식이 흐려질 수 있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고령자는 신경 손상으로 인해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해 비전형적 증상만 보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심장질환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 심폐소생술 시 유의사항
고령자 대상의 심폐소생술은 젊은 사람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고령자는 가슴 탄력성이 떨어져서 효과적인 압박을 위해 가슴뼈 아래쪽 절반 부위를 정확하고 깊게 눌러야 한다. 그러나 혈관이 약해 과도한 압박은 내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적절한 강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목 관절이 뻣뻣하고 틀니가 있거나 혀가 뒤로 말려 들어가기 쉽기 때문에 기도 확보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인공호흡 시에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3) 고령자 약물 정보 관리의 중요성
고령자는 평균 5~7가지의 약물을 복용하며 이 중 상당수가 심혈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들이다. 하지만 많은 고령자와 가족들이 약물 정보를 모르고 있어 응급상황에서 치료가 지연되거나 부적절한 처치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혈액희석제 복용 여부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최우선으로 알려야 하며 심장 약물, 혈압약, 당뇨병 약물 정보도 미리 파악하고 있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복용 중인 약물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다. 약물 상자나 봉지를 함께 가져가면 의료진이 정확한 약물명, 용량, 복용법을 신속히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약물을 가져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약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핸드폰에 저장해 두는 것이 좋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하는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와 같이 복약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도 다양하므로 자신에게 편한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2. 낙상과 골절

 

1)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령자 낙상의 위험성
고령자의 낙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손상이 가장 위협적이다. 혈관과 뼈, 내장 기능이 전반적으로 약해져 있어 작은 충격에도 뇌출혈, 내장 파열, 골절, 척추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질환들은 증상이 즉시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혈액희석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미세한 출혈이 지속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령자 낙상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 낙상 후 손상 - 고관절 골절
고관절 골절은 고령자에게 가장 치명적인 손상 중 하나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장기간의 침상 안정이 필요한데 이때 폐렴, 욕창, 혈전증, 근력 소실, 인지 기능 저하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고관절 골절을 당한 고령자의 1년 내 사망률은 20~30%에 달한다. 이는 웬만한 암 사망률보다 높은 수치다.
넘어진 후 사타구니나 엉덩이 부위의 통증, 다리길이 차이, 발가락이 바깥쪽을 향하는 외회전, 체중을 실을 수 없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 고관절 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낙상 후 통증이 있다면 절대 억지로 일어서면 안 된다. 불완전 골절이 완전 골절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증이 심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골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환자가 다리를 들 수 있는지, 무릎을 구부릴 수 있는지, 발목을 움직일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며 골절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3) 낙상 후 손상 - 머리 외상
고령자는 나이가 들면서 뇌가 위축되어 두개골과 뇌 사이의 공간이 넓어진다. 이로 인해 뇌와 두개골을 연결하는 혈관들이 늘어나 있어 작은 충격에도 혈관이 끊어지기 쉽다. 낙상에 의해 생기는 뇌출혈도 뇌 표면의 정맥이 끊어져 뇌와 두개골 사이에 피가 고이는 경막하 출혈의 위험이 높다.
지연성 뇌출혈은 외상 직후에는 출혈이 없다가 수 시간에서 수일 뒤에 발견되는 뇌출혈을 의미한다. 뇌에 피가 서서히 고이는 만큼 증상도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고령자에게 특히 위험하다. 처음에는 가벼운 두통이나 어지럼증 정도로 시작해서 점차 의식 저하, 언어 장애, 마비 등으로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머리 외상 후 24~72시간을 가장 주의해야 한다. 이 동안은 환자를 혼자 두지 말고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고령자의 증상은 모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평소와 다르고 뭔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작은 변화가 관찰된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는 것을 권장한다.

 

4) 낙상 후 손상 - 척추 손상
나이가 들면서 척추뼈는 골다공증으로 인해 약해지고 척추뼈 사이에서 척추뼈가 부딪히는 것을 막아주는 추간판이 얇아지며 인대는 탄력을 잃고 딱딱해진다. 이로 인해 작은 충격에도 손상을 입기 쉬운데, 그 중에서도 압박골절이 가장 흔한 손상이다.
압박골절은 척추뼈가 납작하게 눌려서 변형되는 골절로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척추 변형이 진행되어 만성 통증이나 장기적인 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낙상으로 척추관 협착이 악화되거나 척추에 직접적인 손상이 가해지면 마비나 감각 저하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고령자들은 기존에도 허리 통증이 있어 척추 손상이 와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급성으로 시작된 허리나 목의 심한 통증,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악화되는 통증, 움직일 때 통증 등이 나타나면 척추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이외에도 팔다리 저림이나 무감각, 근력 약화, 배뇨나 배변 장애, 성기능 장애 등이 나타나거나 자세나 보행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골다공증성 압박골절은 엑스레이에서도 놓치기 쉽기 때문에 증상이 지속되면 CT나 MRI 검사를 하는 것을 권장한다.

 

5) 낙상 직후 응급처치 원칙
낙상 후 첫 5분은 환자의 향후 치료 결과를 좌우한다. 이 시간동안 올바른 응급처치를 시행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고 잘못된 처치를 하면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특히 고령자는 뼈가 약하고 혈관이 부서지기 쉬워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행동하는 것이다. 의식이 없거나 혼란스러워하는 경우, 목이나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거나 감각이 없다고 하는 경우엔 절대 환자를 움직이면 안 된다. 환자가 움직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천천히 움직여 보세요”라고 말한 뒤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움직이는 과정에서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거나 이상한 증상을 보이면 즉시 중단하고 원래 자세로 돌려놓은 후 119에 신고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3.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

 

1) 감염이 온몸을 위협하는 패혈증
패혈증은 균이 몸에 들어왔을 때 면역 시스템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진신 주요 장기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몸이 감염과 싸우기 위해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고 체온을 올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이 곳곳으로 새어나가며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주요 장기들에 충분한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장기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가장 먼저 신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소변 생산이 감소한다. 심장도 큰 부담을 받아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프고 숨이 차게 된다. 뇌로 가는 혈류도 감소하면서 악화되면 혼란, 환각, 의식 소실까지 진행될 수 있다.

 

2) 생명을 위협하는 패혈성 쇼크
패혈증이 더 진행되어 패혈성 쇼크 단계에 이르면 생명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이 단계에서는 혈압이 심각하게 떨어져 승압제라는 특수 약물 없이는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체온 조절 기능도 완전히 무너진다. 고열과 저체온이 번갈아 나타나거나 체온이 계속 떨어진다. 말초 혈관으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면서 피부는 차갑고 축축해지며 손발의 끝부터 파래지기 시작한다. 호흡은 매우 빠르고 얕아지고 의식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완전히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3)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 의심 시 대응 방법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는 시간이 생명을 좌우하는 응급상황이다.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먼저 체온을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38도 이상의 고열이나 36도 이하의 저체온 모두 패혈증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감염 치료 중에 체온이 갑자기 오르거나 떨어진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다음으로 맥박을 확인한다. 분당 60~100회가 정상적이지만 패혈증은 100회 이상 빨라지기 때문에 맥박이 약하고 불규칙하다면 더욱 위험한 신호다. 이외에도 숨을 쉴 때마다 힘들어하거나 어지러워하고, 피부가 차갑고 창백해진다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한 번 패혈증을 경험한 고령자는 재발 위험이 높으므로 평소 감염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작은 상처나 감염 증상도 조기에 치료하고 예방접종을 꼭 받아야 하며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간질환 등의 기저질환이 있으면 패혈증 위험이 높아지므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하며 잘 관리해야 한다.

 

 

◆ 골든타임을 지키는 행동 지침

골든타임이란 응급상황 발생 시 적절한 치료를 통해 생명을 구하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적 한계를 의미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손쓸 기회도 없이 생명을 잃거나 치료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특히 고령자에게 골든타임은 매우 중요하다. 고령자는 젊은 사람에 비해 생리적인 예비 기능이 부족해 신체 상태가 더 빠르게 악화되고 조직이나 기능이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하나의 응급상황이 다른 질환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간과 신장 기능 또한 저하되어 있어 약물 대사가 느리고 부작용 위험도 높다. 이로 인해 강력한 치료를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그러나 고령자의 응급상황은 증상이 대부분 모호한 경우가 많다. 특히 고령자는 가족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기다리다 골든타임을 놓치곤 한다. 인지 기능 저하로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해 발견과 대응 자체가 늦어질 가능성 또한 높다. 따라서 고령자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 119에 신고해 전문가의 판단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 올바른 119 신고 방법
“119죠? 우리 할머니가 아파 보여요! 빨리 와주세요!”와 같은 막연한 신고를 받은 119 상황실에서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없다. 119 상황실과 효과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 침착하게 구체적인 상황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래 내용을 참고해 상황에 맞게 필요한 정보를 순서대로 전달하는 것이 좋다.

 

 

 

▶ 신고 후 해야 할 일
신고 이후의 준비도 환자의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신고를 마친 뒤에는 구급대가 상황 발생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아파트나 건물 입구에 사람을 배치해서 구급대원에게 위치를 안내하거나 엘리베이터를 아래층에 대기시켜 두는 것이 좋다. 집 앞에 불을 켜 두거나 문을 열어 두면 구급대원이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환자 주변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구급대원이 환자에게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주변을 치우고 들것이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다만 환자를 함부로 움직이면 위험할 수 있으므로 환자의 주변만 정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환자의 신분증, 건강보험증, 복용 중인 약물, 과거 진료 기록 등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해 두면 병원에서 빠른 진료가 가능하다. 특히 약물 목록은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정보다.

 

고령자에게는 몇 분의 차이가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작은 변화라도 가볍게 넘기지 않고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와 적절한 시점에 행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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