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환자 치료 시 다짐하는 원칙은 무엇인가요?
환자와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의사는 시술이나 수술을 하고 끝나는 존재가 아닙니다.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아픔을 나누는 것도 의사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고자 합니다. 이로 인해 하루 50명씩 보는 외래진료 때 대기시간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환자들은 이해합니다.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 더 묻고 더 많은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또한, ‘2초의 눈맞춤’ 원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환자와 헤어질 때 먼저 눈을 떼지 말고 최소 2초의 시간을 더 할애하는 것입니다. 그 짧은 2초의 노력이 환자와 의료진의 사이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 진료 분야는 무엇이며 어떤 경험을 쌓았나요?
배앓이를 하다 세상을 떠난 할머니를 보며 중학교 3학년 때 복통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의대에 입학하여서는 예과 시절부터 방학마다 농촌 진료봉사에 참여했고, 본과에 들어가서는 송정의료봉사회에 가입하여 매주 토요일 봉사활동을 갔습니다. 지금도 서울아산병원 의료봉사에 참여하며 키르기스스탄, 캄보디아 등 해외 의료봉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현지 의대 학생들과 의료진의 열정을 보며 처음 의사를 꿈꾸던 마음을 다시 떠올리고는 합니다.

▲ 정훈용 교수를 포함한 서울아산병원 해외의료봉사단이 키르기스스탄 의료봉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공의를 시작한 1989년, 우리나라에도 EMR이라고 하는 내시경 시술이 도입되고 있었습니다. 전공의 2년 차 때 참석한 세미나에서 내시경 시술 장면이 담긴 강의 비디오를 보며 ‘저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좁은 식도를 지나 위까지 들어가는 위내시경을 이용해 병변을 도려내는 내시경 시술은 섬세한 손의 감각과 고도의 집중력, 그리고 평정심을 요구했습니다. 이런 내시경 시술에 흥미를 느껴 전문분야로 삼게 되었습니다.
2002년부터 약 3년간 캘리포니아 주립대 샌디에고 캠퍼스에서 라빈더 미터 교수에게 식도의 운동기능에 대해 연수를 받았습니다. 귀국하자 국내에서는 내시경 점막 절제술이 EMR에서 ESD로 경향이 바뀌고 있었습니다. 이에 ESD 위주로 시술하며 시술을 받아야 할 환자를 선별하는 기준을 세웠습니다. 당시 정부에서 국가암검진사업을 본격화하며 조기위암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크게 늘었고 우리 병원을 찾은 시술 케이스 대부분을 맡아서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지금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에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환자를 치료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언어가 곧바로 통하지 않아도 환자의 눈을 보며 이야기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통역사가 있어도 통역사가 아닌 환자를 바라보며 설명합니다. 표정과 눈빛으로 전해지는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위 시술 후 식이 관리에서도 환자 본국의 식문화를 알고 안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위 시술 후 식이 관리는 굉장히 굉장히 중요합니다. 국내 환자에게 안내하는 식단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환자 본국의 식문화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설명하고 있습니다.

▲ 서울아산병원 정훈용 교수가 캄보디아에 소화기 치료내시경술을 전수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외국인 환자가 있나요?
2012년 당뇨병, 간질환, 고혈압 등 다양한 질환을 갖고 있던 70대 UAE 국적의 환자가 위암 수술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아온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두바이 보건청에서 대한민국으로 치료를 의뢰한 첫 번째 환자였습니다. 위와 림프절을 절제해야 하는 수술과 더불어 평소 앓고 있던 만성질환까지 고려해야 하는 까다로운 상황에서 서울아산병원을 택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전반적인 수술 과정에서 세심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했고, 정성을 다 한 만큼 환자 역시도 빠른 회복세를 보여 뿌듯함을 느낀 경험 중 하나입니다.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
전문 분야 : 위·식도·십이지장질환, 치료내시경
직책 : 교수, 소화기내과
주요 활동 : 미국소화기학회 정회원 /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 정회원 / 국제위암학회 정회원 / 대한의사협회 평생회원 / 대한내과학회 평생회원
연구 업적 : 400편 이상의 SCI(E) 논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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