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찬순 교수가 국제학술지 「서큘레이션 리서치」에 게재한 연구 논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제18회 LG화학 미래의학자상’을 수상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부터 전임의 기간에 걸쳐 수행한 이번 연구는 폐동맥고혈압 발생에 관여하는 전사인자인 Sox17의 기능을 규명하고, 간세포성장인자와 그 수용체인 c-Met의 신호전달체계를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Q. 연구의 배경은?
폐동맥고혈압은 폐의 작은 동맥이 좁아지면서 폐동맥압이 상승하고, 결국 우심실 기능 저하와 심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는 중증 질환이다. 대규모 유전체 연구에서 폐혈관 내피세포에 발현되는 Sox17이 질환과 연관된 유전자로 제시됐지만, 기능 저하가 어떤 과정을 통해 질환을 일으키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유전적 취약성과 저산소증 같은 환경적 자극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규명하는 것이 중요했다. 기존 동물모델이 사람의 지속적이고 비가역적인 혈관 변화를 충분히 재현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혈관내피세포의 Sox17 결핍이 저산소 환경과 결합할 때 폐동맥고혈압을 유발하는지, 이를 매개하는 분자 기전은 무엇인지 확인하고자 했다.
Q. 연구에 대해 설명하면?
성체 생쥐의 혈관내피세포에서 선택적으로 Sox17을 결핍시킨 뒤 저산소 환경에 노출했다. Sox17 결핍만으로는 뚜렷한 이상이 없었지만 저산소 환경이 더해지자 폐동맥의 근육화와 혈관벽 비후, 염증세포 침윤, 우심실 비대와 폐동맥압 상승이 나타났다. 저산소 노출을 중단한 뒤에도 변화가 지속돼 유전적 취약성에 환경적 스트레스라는 ‘두 번째 자극’이 더해질 때 질환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기전을 보여줬다.
유전자 발현 분석에서는 Sox17 결핍 시 간세포성장인자와 그 수용체인 c-Met의 신호전달체계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c-Met 억제제를 투여하자 폐혈관의 병적 변화가 감소했다. 기존 치료제와 병용했을 때는 이미 형성된 폐동맥고혈압의 병적 소견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환자 폐 조직에서도 15명 중 4명에서 Sox17 발현이 감소하고 13명에서 간세포성장인자 발현이 증가한 반면 대조군에서는 동일한 양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를 통해 동물실험에서 확인한 기전이 실제 환자에서도 관련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새로운 치료 표적을 제시했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이번 연구를 통해 임상에서 발견한 질문을 분자 수준의 기전 연구로 확장하고, 다시 환자 조직에서 의미를 확인하는 중개연구의 과정을 경험했다. 앞으로도 임상 현장의 질문을 기초·중개연구와 환자 데이터로 연결해 해결하고자 한다. 특히 심혈관질환의 발생과 진행, 치료 반응을 결정하는 요인을 규명해 새로운 위험도 평가 방법과 치료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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