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 정보 나도 색약이 될 수 있다?! 후천적 색약은 어떤 경우에 생길까? 2023.03.16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아산병원 안과 전문의 이준엽입니다. 
요즘 드라마 ‘더글로리’에 주인공들 때문에 색약에 대한 관심이 정말 높아졌죠. 
색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색약은 ‘색각이상증’ 중의 하나입니다. 

 

 ‘알록달록한 세상’을 모르는 심한 정도의 색약이 있고, 
큰 불편이 없는 정도의 아주 경미한 색약도 있습니다. 

질병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색각기능 이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색각이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또 어떤 경우에 치료가 필요한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 전재준과 하예솔이 가진 ‘색약’, 꽤 흔하다던데?

 

사실 색약은 ‘색각이상’이라는 넓은 범주 안에 포함되는 하나의 증상입니다. 
색을 완전히 구분하지 못하면 색맹, 일부를 구분하지 못하면 색약이라고 합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중 남자의 5.9% 여자의 0.44%가 선천적 색각이상을 갖고있습니다. 
서양에서는 남자의 8%, 여자의 0.5%가 색각이상이라고 합니다. 
남자가 더 많은 이유는 색각이상의 유전적인 원인 때문에 남자에게서 발현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Q. 색약도 질병인가요? 어떤 기전으로 발생하는 건가요?
 
색약은 색에 대한 감각이 떨어져 특정 색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질병입니다. 
우리 눈에 망막이 있는데,
망막에는 명암을 구별하는 막대세포와, 색깔을 구별하는 원뿔세포가 있는데요. 


색약이나 색맹과 같은 색각기능이상은 
원뿔세포에 포함된 시색소가 선천적으로 기능이상을 나타내거나 유전적으로 전혀 만들어지지 않아서 발생합니다. 

원뿔세포는 이러한 시색소의 종류에 따라  S-cone, M-cone, L-cone 이 있습니다. 
이들은 각각 파랑, 초록, 빨간색의 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들 중에 M-cone 이나 L-cone 의 기능이상이 생기면 적록색맹이 발생합니다.  

만약 한 종류의 원뿔세포만을 가지고 있다면, 한가지 색의 명암으로 보는 원뿔세포단색형색각이라고 하구요 
이러한 경우에는 선천적으로 시력이 불량하며, 안진, 눈부심, 주맹 증상을 동반할 수도 있습니다.


  
Q. 색각이상 유전 확률, 남녀가 다른 이유는요

 

청색을 감지하는 원뿔세포 색소는 상염색체에 존재하여 유전되지만, 
나머지 적색과 녹색에 반응하는 색소는 X염색체에 위치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색각이상증은 X염색체를 통해 유전이 됩니다. 
여성의 경우 성염색체가 XX로 구성되기 때문에 
하나의 X염색체에 이상유전자가 있다하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를 보인자라고 합니다. 
 
남자의 경우 X와Y염색체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하나의 X염색체에 이상이 있다면 증상이 나타나게 되죠.  
그래서 남성의 색각이상 확률이 더 높은 것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색각이상이 X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색맹의 경우 상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되기도 하고, 청황색 색맹은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색각이상의 유전 가능성은? 사실은 박연진도 색각이상 유전인자가 있다?!


 색각이상의 유전 가능성은 부모의 이상 염색체 보유 유무에 따라 달라집니다. 
색각이상의 유전성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1)색각이상 여성의 아버지는 반드시 색각이상을 보입니다. 하도영이 하예솔의 친부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는 이유죠
2)색각이상 여성은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모두 원인 유전자를 받습니다. 아빠만 색각이상이 있다면, 딸이 태어나는 경우에는 이상 염색체를 보유했을지언정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없습니다.
따라서 드라마의 경우엔 박연진도 증상은 없지만 색각이상이 있는 X염색체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를 하예솔에게 물려준 것으로 보입니다.

 

 

Q. ‘더 글로리’에서 나오는 것처럼 ‘색약’의 경우 실제로 색깔 구분을 못 하나요?

 

색약은 색은 보이지만 비슷한 계열의 색상들을 구별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합니다. 
특히 원거리 색이나 채도가 낮아 흐리고 선명하지 않은 색을 잘 식별하지 못합니다. 
같은 색이라도 명도(밝기)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중간 명도의 색은 구별할 수 있지만, 명도가 아주 흐리거나 진하면 본래의 색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전재준과 하예솔은 신호등의 적색과 녹색을 보지 못하고 초록색 구두를 알아보지 못하고, 
벚꽃의 핑크색조차 제대로 색칠하지 못하는데요. 
색이 섞여 있을 때 구분이 어려운 것이지 각각 색에 대한 인식은 있기 때문에 실제로 색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Q. 색약의 진단은 어떻게 할 수 있나요?

 

색각기능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흔히 건강검진때 보았던 가성동색표 를 이용하거나 
일련의 순서로 배열된 색패를 무작위로 섞은 후 다시 배열하는 색배열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현미경처럼 생긴 색각경 검사기기를 통해
환자의 시야에 색상이 혼합되는 비율을 구분해 색각이상을 진단하는 아노말로스코프 진단법이 활용됩니다. 

 


Q. 색약과 색맹 같은 색각이상은 치료될 수 있나요?

 

선천적 색약은 태어날 때부터 시세포의 기능이 저하되어 발생합니다. 
선천적 색약은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드라마 ‘더글로리’에 나오는 전재준처럼 보조적인 차원에서 색이 들어간 콘택트렌즈나 안경으로 색각이상부분을 보조해 줄 수는 있습니다. 
7~8가지 정도의 색깔이 있는데, 각자에게 가장 효과 있는 색의 렌즈를 선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색 분별능력 자체를 개선시키는게 아니라, 구분해내지 못해는 두 색의 대비를 증강시키는 정도입니다. 


모든 색각이상자에게 도움이 되는건 아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가 필요하며 업무나 생활에서 중요한 경우에 한해 선택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색각기능이상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개선할 수 있는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FDA 승인을 받은 유전자 치료는 현재까지는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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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갑자기 색각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요?
 
후천적 색각이상은 망막, 시신경, 대뇌피 질에 생기는 다양한 질병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생기는 색각이상을 빨리 알아채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게 중요합니다. 후천석 색각이상은 이러한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동반된 안과 질환이나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후천적 색각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당뇨, 녹내장, 노화 관련 황반변성, 시신경병증, 백내장 등이 해당됩니다.
둘째. 환자가 스스로 색각에 이상이 있음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일부환자에서 시야장애나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며, 경과에 따라 더 나빠지거나 좋아질 수 있습니다.
넷째. 항결핵제, 그리고 다른 약제에 의해서도 후천적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양쪽 눈의 색각이상 정도가 다르며, 한쪽 눈에서도 시야의 범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후천적 색각이상은 푸른색을 구분하기 어려운 청색약이나 청색맹의 빈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고, 
시력저하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원인 질환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안저검사, 시야 검사, 때로는 CT나 MRI 등의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후천적 색각이상은 전체 색각이상 인구 중 1% 미만이라 비율적으로는 높지 않지만,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Q. 마무리멘트

 

색각이상은 특정 색이 “안 보이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다르게 보이는' 것일뿐입니다.

일부에서는 비정상적인 색각기능으로 인해 불편을 느끼는 상황이 있기는 합니다만, 
대부분의 선천적인 경우에는 큰 불편없이 자기들만의 색각으로 세상을 바라 보며 큰 문제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각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어떠한 색으로 보이는지는 눈을 교환하지 못하는 이상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선천적 색각이상과 달리 후천적 색각이상의 경우엔 때론 동반된 질환이 문제일 수 있습니다. 
갑자기 색각이상 증상이 나타난 경우 안과전문의의 진료를 꼭 받으셔서, 
동반질환을 조기에 치료하시고 색각이상 증상도 완화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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