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 정보 생소한 암인데 완치율이 거의 100%?!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 한편으로 끝내기 2023.09.12


생소한 암인데 완치율이...?!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 한편으로 끝내기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고경남 교수

 


 

 

1. 한 편으로 설명하는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
 
안녕하세요,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고경남입니다.
소아청소년기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 중에 온 몸 여기저기에 세포가 과다하게 증식하는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이 있습니다. 
 
이름조차 생소하실 겁니다. 이 질환은 의료진조차 경험이 없다면 제대로 진단을 못하고,
치료 방향이 결정되지 않아서 결국 저희병원으로 오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때론 두개골에 동전만한 종양이 생기기도 하고, 때론 간에 생기기도 하고, 때론 뇌하수체에 생겨 호르몬의 변화가 일어나는 등 증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알아채기가 쉽지 않은데요, 
잘 치료하면 생존율이 100%인 ‘순한’질환이지만 어느 위치에 생기느냐에 따라서 증상과 예후가 매우 다르기에 ‘경험 많은’ 의료진을 만나야 하는 질환,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에 대해 이 영상 한편으로 설명 해드리겠습니다.
 
 
2. 이름조차 어려운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
 
'랑게르한스’ 는 독일의 병리학자 이름입니다. 
이 병리학자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랑게르한스 세포’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원래 이 세포는 조직 내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조직구’인 ‘수지상세포’의 일종입니다. 
 
수지상 세포는 외부에서 이물질이나 불필요한 게 들어오면 
다른 면역 기능 하는 세포들한테 전달을 해주는 문지기 같은 역할을 합니다. 
 
랑게르한스 세포 역시 피부조직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데요, 
이 랑게르한스 세포가 뼈, 피부, 폐 등의 장기에서 
과다증식하며 몸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 바로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입니다. 줄여서 LCH라고도 하는데요,
 
이 세포가 왜 과다증식 하는지는 원인이 밝혀진 게 없습니다. 
면역 체계의 이상이나 환경적 요인과 관련돼 있다고 추측하지만 뚜렷하게 증명되진 않았습니다. 유전적 소인 또한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성인의 경우는 폐에만 딱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이 생겨서 오는 환자들이 있는데요, 이 경우에 한해서는 흡연과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3. 증상과 호발연령은?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의 70%는 15세 미만의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 나타납니다. 
그중에서도 1~4세가 가장 흔합니다. 15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에게서 나타나는 경우는 30%입니다. 
 
이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이 어려운 이유는, 온 몸 어디에서 증상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신체 어느 부위에 침범하느냐에 따라 증상도, 심각도도 매우 다른데요, 
 
뼈에 나타나는 경우가 70~80%정도로 가장 많습니다. 두개골에 동전만한 종양이 관찰돼 놀라서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받기도 하고,
허리가 아파서 검사를 하다가 척추뼈에서 발견이 되서 오기도 합니다. 뼈 다음으로는 피부에 많이 생기구요.
간혹, 소변을 계속 보는 요붕증 때문에 검사를 하다가 뇌하수체에 생긴 LCH를 발견하기도 하고, 건강 검진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되서 오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입이나 눈 주변, 귀, 임파선에도 침범할 수 있죠. 전신 어디에나 생길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진단조차 쉽지 않습니다. 
통증이 없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증식한 조직이 신경이나 뼈를 압박해 통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4.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을 판별하는 방법은?
 
이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경우라면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 역시 다른 질환과 오해하기 쉽습니다.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의심되는 병변을 조금 떼어내서 조직검사를 하고, 떼어낸 조직에 특수 면역 염색을 시행하고,
또 가끔은 추가로 유전자 분석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만약, 전자현미경으로 랑게르한스 세포를 엄청 크게 확대하면,
세포 안에 ‘테니스 라켓 모양의 과립들이 있는 걸 확인할 수가 있는데요,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이 모양이 매우 특징적이어서,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을 연구하는 여러 학회에서 심볼로 사용하고 있고, 한국 조직구증식증 연구회의 심볼모양으로도 사용되고 있어요. 
 
다만 폐에 생긴 경우는 조직검사 없이도 특징적인 벌집 모양만 보고 진단을 하기로 합니다.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인지 판별하기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가장 정확하지만, 신체 한곳에 이 증상이 나타났다면 다른 곳에서도 조직구증식증이 있을 확률이 있기 때문에
침범된 범위를 제대로 파악하고 치료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 소변검사, 전신 골격계  X선 촬영, 핵의학 뼈스캔, CT나 MRI, 때론 뇌하수체 호르몬 검사 등 다양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5. 암일까, 아닐까?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을 바라보는 시선
 
이 질환을 암으로 봐야할지, 염증으로 봐야할지 논란이 있기도 했습니다. 몸에 염증 덩어리가 생겨도 조직이 불어나고 딱딱해져서 증상이 비슷하거든요.
하지만 최근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이 종양 유전자인 BRAF유전자 변이와 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 유전자 변이로 인해 세포가 통제되지 않고 비정상적으로 불어나면서 종양을 만들기 때문에 발병원인을 생각하면 암이 맞습니다. 
 
현재는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이 진단되면 진단코드도 암에 해당하는 C코드로 표기하기 때문에,  ‘암이냐 아니냐’를 묻는다면 암이 맞다고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은 암 중에서는 굉장히 순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다른 암처럼 치료가 어렵고, 항암 부작용이 고통스럽고 무섭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6. 치료 예후는? 생존율과 재발률
 
다행히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은 적합한 치료를 받았을 경우 생존율이 높은 편입니다.
간이나 비장, 골수, 폐처럼 위함한 장기를 침범한 ‘다기관 침범’의 경우엔 5년 생존율이 70~80%정도이며, 
위험장기를 침범하지 않은 경우엔 생존율이 거의 100%입니다. 
 
하지만 재발 위험성도 있습니다. 랑게르한스 조직구증식증의 경우,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10-20% 정도,
종양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30-40% 정도는 재발을 하기 때문에 치료를 받았다 해도 꾸준히 추적관찰을 해야합니다.
하지만, 재발을 하더라도 다시 치료를 받으면 최종적인 완치율은 매우 높기 때문에, 너무 불안해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7. 치료 방법은?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은 신체 어디에 생겼느냐에 따라 치료방법이 조금씩 다릅니다.
종양이 한 군데만 있으면서 수술이 쉬운 경우에는 수술만 하고 치료가 끝나기도 합니다.
피부에 생긴 경우에는 연고만 바르면서 완치가 되는 경우도 있구요, 수술이 어려운 위치에 있거나 종양이 여러군데 있는 경우에는 약한 항암제를 투여하는 약물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약물치료의 경우에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항암치료를 합니다.  간혹 성인 환자들 같은 경우는, 수술이 어려운 위치에 생긴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워낙 발생부위가 다양하기 때문에 수술과 항암, 방사선치료 중에 어떤 치료방법을 적용할지는 랑게르한스 조직구증식증을 많이 치료해본 전문의의 경험이 가장 중요한 질환이기도 합니다.
 
 
8. 환아의 부모님께 당부드리는 말씀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은 특히 소아청소년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증상이 다양한만큼
소아종양전문의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 다양한 진료과의 도움을 필수적으로 받아야하는 질환이라 여러 진료과가 함께 다학제로 치료를 결정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데요,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을 의심해서 오시는 분도 있고, 다른 병인줄 알고 치료를 받다가 진단받는 경우도 있고, 혹은 타병원에서 진단받았지만 협진이 필요해서 오시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다만 의료진과 병원을 선택하는 문제보다도 제가 이 질환에 대해 꼭 드리고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질환을 발견할 때 부모님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이 질환의 경우 초기증상은 부모님이 가장 많이 발견해서 오십니다.
아이의 머리나 뼈가 볼록 튀어 나왔다거나, 자꾸 통증을 호소해 부모님이 만져보면 뭔가 특이한 점이 있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자기 소변을 너무 자주 보고 물을 많이 마시는 요붕증으로 찾아오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님의 관심으로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를 잘 관찰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두번째는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병명을 듣고 잘 몰라서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요.
앞서 설명드렸듯이 생존율이 아주 높고, 진단을 정확히 잘 받는다면 치료 예후가 아주 좋은 편에 속합니다.
너무 걱정마시고, 저희 의료진을 믿고 함께 해주세요. 이 생소한 질환을 함께 이겨나가실 수 있도록 저희가 힘이 되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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