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 2015.12.22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 - 정형외과 조재환 교수

 

병원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병원은 환자와 의사가 만나는 곳이지만, 다르게 말하자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입니다. 진료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하는
것이라는 걸 잊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조재환 교수는 병원을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라 표현했다. 그의 말대로 진료행위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마음이 전해지기 마련이다.
언젠가 그의 둘째 딸이 몹시 아팠던 적이 있다. 아픈 딸을 데리고 소아과에 갔을 때, 단순한 폐렴 증세라는 걸 알면서도 그의 마음은
무척 초조했다. 아픈 딸아이를 보며 초조하고 불안한 건 의사라도 별수 없을 터. 의사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잔뜩 긴장해있던 그를
한시름 놓게 한 것은 담당 의사가 건넨 다정한 말 한마디였다. “별거 아니에요. 곧 괜찮아 질 겁니다.” 라는 말에 마음이 놓이는 동시에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의 간절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병원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라는 어쩌면 당연한 진실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진료 행위에서 ‘사람’을 지운 채 의사와 환자의 역할에만 치중하다 보면 관계가 무미건조해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환자를 제대로 진료하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참 진료의 의미

 

제대로 진료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의사마다 다른 정의를 내리겠지만,
조재환 교수에게 있어 제대로 진료한다는 것은 환자의 의중을 꿰뚫어봄을
의미한다. 그가 속해있는 정형외과. 그중에서도 척추질환의 경우 디스크 환자가
많은 수를 차지한다. 디스크는 수술만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기 때문에 환자의
상황에 따라 약이나 물리치료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한 통증과
불편함은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수술 여부에 대해선 환자와 보호자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

환자들은 저마다 성격이 모두 다르다. 자신이 원하는 바가 확실한 환자가 있는가
하면, 갈팡질팡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환자도 있고 결과와는 상관없이 심적인
위로와 공감을 원하는 환자도 있다. 사람마다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바로 알고 최대한 원하는 대로 치료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진료라고 그는 생각한다.

 

“병을 고치는 건 기술만 있다면 가능하지만, 그 사람의 전반적인 걸 헤아리는 건 기술만으로 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 면에서 저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빠른 편이에요.”


환자의 병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것까지 함께 이해하고 어루만져줄 수 있는 의사. 이것이 그가 생각하는 좋은 의사이다.


배움의 기술

그는 젊은 교수다. 배워온 것보다 앞으로 배울 것이 더 많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시기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욕심도 많다.
요즘 그는 소아 측만증, 척추의 전이성 종양, 스마트밴드를 이용한 척추질환 치료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 중이다.
그는 자신이 배움에 열정적일 수 있는 것,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 모두 ‘배움의 즐거움’ 덕분이라고 답했다.

“무엇이든 알기 전엔 두려워요. 그런데 알고 나면 재미있어지거든요. 그 즐거움을 잘 알기 때문에 늘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해왔어요.”

처음 등산을 할 땐 높은 산을 올려다보며 ‘저렇게 높은 곳까지 내가 오를 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하지만 두려움을 이기고
정상에 섰을 때 등줄기의 흐르는 땀, 그 위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발아래 펼쳐진 아득한 녹음을 바라보며 느끼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을 맛본 후엔 다시 산이 오르고 싶어진다. 그는 배움의 정상에 놓인 재미를 쫓아가다 보니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정상만을 향해 오르기보단 곁에 환자들이 잘 따라오는지 둘러보며 가는 여유도 가지고 싶다고 했다.


배움을 위해 매일 운동화 끈을 고쳐 묶는 성실한 자세를 가진 의사, 낙오되는 환자는 없는지 곁을 둘러볼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의사. 그는 그런 의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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