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희망을 덧대어 시간을 잇다 2016.09.13

희망을 덧대어 시간을 잇다 - 종양내과 김규표 교수

 

서울아산병원은 암 환자들의 종착역과 같은 곳이다.
동네 의원과 중소 병원 그리고 대학병원까지 거쳐온 환자는 마지막 희망을 붙들고 이곳 진료실로 들어선다.
김규표 교수는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다고 생각한 환자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준다.
소중한 삶을 이어가도록 돕는 일.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다.


말기 암환자의 마지막 희망

종양내과 김규표 교수의 주전공은 소화기암이다. 발병률은 높지만 다른 암에 비해 악성도가 낮아 예후가 좋다고 알려진 대장암,
발병률은 낮지만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알려진 췌ㆍ담도암이 그의 전공분야다.
성격이 다른 두 종류의 암을 다루지만 그를 찾아온 환자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수술이나 항암치료 등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말기암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기존 방법으론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마지막 희망은 새로운 치료방법이 개발되는 것이다.
하지만 신약이 개발되었다고 해도 당장 사용하는 건 환자나 의사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일이다. 새로 나온 약의 적정 사용량이나
부작용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규표 교수는 새로 개발된 신약을 사람에게 적용할 때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무엇인지 찾아낸다.
두려움을 없애고 희망을 실현시키는 작업, 그것이 바로 김규표 교수의 일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다

 

‘글리벡’이라는 새로운 항암 치료제가 등장한 2001년은 김규표 교수에게
잊을 수 없는 해였다. 별다른 치료법을 찾지 못해 마지막을 준비하던
환자의 생명이 한 달, 두 달 연장되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신약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평균 생존율을 기준으로
모든 환자에게 일괄적인 방법을 적용하던 것과는 달리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는 최적화된 방법을 찾아내 치료하는 새로운 항암제의
등장은 그가 종양내과를 선택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15년 여의 세월이 흘렀다. 과학의 발전은 진료실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현재 김 교수는 폐암과 흑색종, 피부암 등 몇몇 질환에 국한되어 진행되던
면역치료를 담도암과 췌장암으로 확대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암병원 기획책임교수, 임상병동연구교수 등을 맡아 표적치료와
면역치료, 맞춤암 치료를 위한 연구의 토대를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병원의 프로세스를 바꿔가는 일도 하고 있다.

 

“신약을 복용했는데 각막이 얇아진다거나 피부에 여드름이 심하게 올라오는 등 부작용이 생길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안과나 피부과 선생님들과 논의해야 하는데 임상에서 이루어지는 다학제 진료처럼 연구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가장 안전한 복용량이라든가 복용 방법 등을 논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도전하는 이유

“회진을 돌 때면 앞장서서 직접 문을 열고 환자를 만나세요. 환자 보호자분 중에서도 ‘좀 더 빨리 해결해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하는 의사 선생님은 처음이었다고, 그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이 봤거든요. 10년 이상을 지켜봤지만 늘 한결같은
모습이세요.”


그와 오랜 시간을 함께 일한 간호사의 말이다. 환자와 동료를 대할 때의 표정과 말에는 겸손한 성품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했다.
환자의 말을 무심히 흘려버리는 경우도 없고, 환자들을 대하는 행동 하나하나, 말 하나하나에는 깊은 고민이 묻어 있어 환자들은
세심하게 배려받는 기분이라고 했다.


“지금 하는 연구의 기쁨 중 하나는 그 약이 산술적으로 몇 달의 시간을 늘려서라기보다 환자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드릴 수 있다는 것이에요.”
그가 신약 연구에 몰두하는 이유는 환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잘해 주고 싶고, 하루라도 더 살게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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