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고혈압, 폐색전증과 같은 폐혈관 질환의 경우 진료를 담당하는 곳이 양분화가 되어있다. 폐의 혈관에서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호흡기내과에서 진료를 보기도 하고, 때로는 질환 자체가 심장과도 연관이 있어 심장내과가 진료 담당인 경우도 있다.
호흡기내과든, 심장내과든 결국 치료방법은 같지만 접근하는 측면이 다르기 때문에 폐고혈압, 폐색전증에 대한 진단, 치료를 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서울아산병원의 통합진료 시스템인 [폐고혈압ㆍ정맥혈전센터]가 구축 되었고,
이것은 폐고혈압 환자들의 치료에 있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게 해주었다고 이재승 교수는 말한다.
“폐고혈압, 폐색전증과 같은 질환은 진단할 때부터 폐도 봐야 하고 심장도 봐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호흡기내과와 심장내과가
상호보완적인 관계여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심장내과와 호흡기내과, 그리고 여타의 다른 과들이 협업해서 만든 게
서울아산병원의 [폐고혈압ㆍ정맥혈전센터]입니다.
폐고혈압 환자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만든 조직이라기보다는 국제 지침에 따라서 정확하게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센터인 거죠.”
폐색 혈전이 생기면 대부분은 혈전 용해제를 쓰면 괜찮아지는데, 국내에서 아주
희귀하게 혈전이 없어지지 않고 혈관을 계속 좁아지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를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이라고 한다. 질환의 정도가 심해지면 심장 기능
이상까지 올 수 있어 혈전 내막 제거술을 시행하게 된다. 그러나 말초 원위부에
작은 혈관들이 여러 군데 좁아져 있는 경우, 일일이 접근이 힘들어 수술조차
안 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이재승 교수는 수술조차 안 되는 환자들을 위해
새로운 시술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을 했다.
“[폐고혈압•정맥혈전센터]에서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 심포지엄을 두 번
했었어요. 그때 그 분야의 대가인 일본의 마쯔마라라는 교수님을 알게 됐죠.
수술이 안 되는 환자의 경우라도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술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것을 도입하자고 제가 제안을 드렸습니다.”
올해 초, 이재승 교수는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와 함께 일본을 방문해 폐동맥 풍선
성형술을 참관하고 노하우를 습득해 왔다. ‘폐동맥 풍선성형술’을 이용한 시술은
올해 성공적으로 시행되었다. 수술이 불가능해 근본적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들에게도 희망의 신호탄이 되어준 뜻깊은 순간이었다.
폐고혈압은 아직도 환자가 많지 않은 희귀질환으로 꼽힌다. 그렇기 때문에 질환에 대해서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국내의 임상연구도
부족한 편이다. 이재승 교수는 폐고혈압에 관한 임상연구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해서 더욱 발전된 진단과 치료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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