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개척자를 꿈꾸는 의사 2015.09.14

개척자를 꿈꾸는 의사 - 알레르기내과 김태범 교수

 

조용한 회의실, “에취!” 하며 적막을 깨고 재채기 소리가 들린다. 한번 시작된 재채기는 회의 내내 끝날 줄을
모르고 사람들의 눈초리가 점점 따가워진다. 알레르기를 가진 환자라면 한 번쯤을 겪어봤을 법한 상황이다.
알레르기는 암처럼 생사가 달린 병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이 불가할 만큼 삶의 질을 완전히 떨어뜨리는 병이다.


지식의 불모지에서 개척자를 꿈꾸다

현대인의 삶이 다양화되면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물질은 다양화되었지만 아직 연구는 다양화된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
알레르기내과가 다른 내과에 비해 역사가 짧은 탓이다. 알레르기내과는 전국적으로 분과 전문의가 몇십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희소한
분야이다. 김태범 교수가 알레르기내과에 주목한 것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었다.

“저희 아버지 세대에는 없던 분야거든요. 새로운 학문 분야이고, 지식의 불모지였기 때문에 작은 연구도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오래도록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

김태범 교수의 아버지는 심장내과 의사이다. 여든이 넘은 나이이지만 아직도 환자들을 진료하고 계신다. 외과 의사라면 나이가 들어
손이 떨리는 등 물리적인 이유로 더는 진료를 하기가 힘들 수도 있지만, 내과 의사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아버지처럼 오래도록 가치 있는 일이 하고 싶어 이 일을 택했다. 특히 알레르기내과의 경우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였기
때문에 연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물음도 해답도 환자에게 있다

 

그는 의사의 역할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했다.
먼저 일차적으론 나를 찾아온 환자를 잘 돌봐야 하며, 이차적으로는 연구를
통해 의학 발전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요즘 그는 후자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알레르기내과의 전문의가 많지 않은 탓에 어깨가 무겁기도 하다.

연구하기 위해선 늘 물음이 있어야 한다. 그 물음은 환자를 진료하며 나온다.
그리고 물음에 대한 해답 역시 환자에게 숨겨져 있다.
이처럼 진료와 연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하나 소홀할 수 없다.
좋은 연구를 위해선 최선을 다해 진료하고 끊임없는 물음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에게 환자가 어떤 의미인지 묻자 “물음을 주는 존재이자 동시에 해답을 주는
존재”라는 답이 돌아왔다.

 

수많은 알레르기 환자를 위하여

그는 2014년 5월, 1년 9개월간의 미국연수를 마치고 돌아왔다. 어느 정도 공백이 있었기에 환자들도 모두 다른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가 한국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상당수의 환자가 다시 그를 찾았다. 그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진료를 받았다는 환자도 있었다. 기쁘면서도 환자들을 더 잘 돌봐야겠다는 책임감이 느껴졌다.

자신을 기다려준 환자를 비롯해 수많은 알레르기 환자들을 위해 하루빨리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연구결과를 개발하고 싶다는
김태범 교수. 현재 그는 유전자를 이용해 천식이나 알레르기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환자들에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눈을 빛내는 그.
자신감 넘치는 그의 눈빛을 통해 알레르기 환자들의 밝은 미래가 곧 머지않았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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