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으로 위암, 식도암, 대장암까지 치료하는 시술은 내시경 끝에 달린 전기 칼을 이용해 이뤄진다. 전기 칼로 마치 생선회를 뜨듯이
점막에 붙어 있는 암을 잘라내게 된다. 암의 내시경 치료의 경우 위를 절제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삶의 질이 보다 높아지게 되고,
수술 후 회복시간이 빠르고 예후가 좋다. 하지만 내시경 절제술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암의 병기가 1기에 해당하는
즉 종양이 점막층에 분포하고 있을 때만 가능하다. 그리고 덧붙여 안지용 교수는 내과와 외과의 협력이 잘 이뤄져야 하는 점도 꼽는다.
“수술 시 위를 다 잘라내야 할 환자가 있었는데 내시경으로 치료를 끝내고 결국 위를 잘라내지 않았고, 암도 잘 제거가 되었습니다.
내시경 치료를 할 수 있게끔 결정을 해준 외과 선생님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술하려고 외과로 갔다가 그곳에서 환자분을
보내주셔서 내시경 치료만으로 끝내는 경우도 많거든요. 이건 내과와 외과가 협업이 잘 돼야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병원만큼 내과 외과가 협업이 잘 되는 곳도 드문 거 같습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위암, 식도암의 내시경 치료를 할 수 있는 대상은
제한적이다. 그리고 과거에는 종양의 크기가 2~3cm 까지만 치료를 할 수
있다는 한계도 있었다. 안 교수는 이러한 내시경 치료의 범위를 조금 더
넓힐 방법을 찾고자 연구를 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내시경의 암 치료에
있어서 단일 병원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안 교수는 과거 5년 동안의 서울아산병원의 내시경 절제수술 데이터를
분석, 연구하여 내시경 절제수술의 범위를 확장하자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암의 내시경 치료는 제한적이던 과거에 비해
그 영역을 점차 확장해 가고 있다.
“위암이 점막층에 있을 때는 크기와 상관없이 내시경 치료가 가능합니다.
아무리 커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암세포가 뭉개져 있지 않고 모양을
제대로 갖추고 있으면 분화도가 좋다고 표현하는데요. 분화도가 좋고,
점막층에 존재한다면 거의 다 내시경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내시경을 이용한 암 치료 이외에도 안 교수는 내시경을 이용해 위장관의 출혈 시, 완벽한 지혈 방법을 찾고자 연구 중이다. 그리고 위와
식도가 협착된 암 환자의 경우 음식물을 넘길 수 있도록 내시경을 통해 관을 넣게 되는데, 이 관의 모양도 삽입이 용이하도록 바꾸려고
연구 중이다. 내시경 끝에 달린 칼도 좀 더 세밀한 시술이 가능하게끔 개선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언뜻 듣기에도 진행 중인 연구가
꽤 많아 보였다. 시간에 쫓기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안 교수는 더 많은 환자가 내시경 치료를 받고 회복할 가능성을 열어주기 위해
연구를 멈출 수 없다고 했다.
내시경 치료에 관한 안 교수의 열정은 그의 화려한 수상경력에서도 드러난다. 다수의 우수 논문상, 우수 구연상, 젊은 과학자상을 받은
바 있다. 안 교수는 ‘연구’는 업적 때문이 아니라 환자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꼭 업적 때문에 논문을 쓰는 게 아니라 실제로 환자들에게 제 연구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환자를 볼 때나 설명을
해 줄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쪽으로 논문의 주제를 잡고 그런 방향으로 많이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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