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부신 수술의 명맥을 잇다 2016.10.19

부신 수술의 명맥을 잇다 - 유방내분비외과 성태연 교수

 

모기 다리만큼 가는 혈관을 맨손으로 완벽하게 묶어서 잇는 모습. 의과대 시절 성태연 교수는 갑상샘 암을
수술하는 모습에 매료되었다. 갑상샘은 혈관이 가장 많고, 게다가 혈관이 굉장히 가늘어서 자칫 실수라도 하게
되면 피를 멈추기 힘들기 때문에 섬세함이 요구되는 수술부위이다. 어린 시절부터 손재주가 좋아서 섬세함이
필요한 작업을 하는 걸 좋아했던 성 교수.
갑상샘암을 수술하는 모습을 본 뒤 ‘아! 저곳은 내가 꼭 가야 할 곳이구나!’ 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그녀는 운명에 이끌리듯 유방내분비외과에 오게 되었다고 했다.


부신에 새롭게 눈뜨다

운명에 끌려서 오게 된 만큼, 그녀는 숙련된 의술을 위해 더욱 열정적으로 공부했다. 그래서 갑상샘암 수술로는 주위에서 인정도 받고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그러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우리나라 최고로 통하는 내분비외과의 명의 홍석준 교수님을 만난 뒤,
성 교수에게 내분비외과 의사로서의 제2의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된다.
내분비외과에서 다루는 장기는 갑상샘, 부갑상샘, 부신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근래 갑상샘암의 사례가 급격하게 늘어 환자가 많아지다
보니 갑상샘 부위에 좀 더 집중되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질환의 발병 사례가 훨씬 적고, 내과적인 치료가 우선하여
시행되는 부신은 뒤로 밀리게 되면서 부신 수술의 명맥이 점차 희미해져 가는 측면이 있었다고 한다.

“서울아산병원에 와서 모시게 된 스승님이 홍석준 선생님인데요. 내분비외과에서는 부신을 끝까지 놓지 않고 계속하고 계시고
분이셨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저도 부신에 대한 것은 거리가 있었는데, 대가이신 분을 옆에서 뵈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부신 수술에 대한 명맥이 끊기면 안 되겠구나. 부신 수술을 이어나갈 수 있는 내분비외과 의사가 되어야겠다.’ 라고요.”


다시 한 번 성 교수는 부신 부위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내분비외과에서 부신 수술은 성 교수의 특화 분야가 되었다.


후복막 내시경 절제술, 그 지평을 넓히다

 

부신은 호르몬 분비에 관여하고 있는 장기이다. 그중에서도 혈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만약 부신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갑작스럽게 혈압이 200까지도 오를 수 있고, 길을 걷다가도 갑자기
쓰러질 수 있는 상황도 발생하게 된다. 결국, 약물로는 해결이 되지 않아
수술밖에는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기존에는 부신 절제수술을 위해 환자의 복부에 구멍 3~5개를 뚫고
수술기구를 넣어 시행했었다. 이는 부신이 몸속 깊숙이 자리한 탓에
위, 소장, 대장, 간 등을 조금씩 건드리면서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홍석준, 성태연 교수팀은 더욱 나은 수술법을 시행했고,
예후가 좋음을 입증했다. 그 수술법이 후복막 내시경 절제술이다.
복막 뒤를 통해 부신을 절제하는 수술법이다.

“이제는 거의 90% 환자를 후복막으로 접근해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됐습니다. 최고의 장점은 후복막 부신 절제술의 경우 금식이
따로 없습니다. 그리고 등 쪽 근육이 배 근육 보다는 둔화하여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질병이 무섭다고 피하지 않는 의사로 남고 싶다

성 교수는 과거 인턴 시절, 장기가 모두 부어있는 상태라 복부를 닫지 못한 채 수술을 마친 환자의 복부 소독 업무를 맡은 적이 있었다.
매일 꼬박꼬박 6시간을 그 환자에게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바쁜 인턴 시절, 6시간을 고스란히 환자 소독만을 위해 할애한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썩 반갑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점차 자신이 고생한 만큼 차도가 보이는 환자의 모습을 보면서 깨달았다.

“아! 하면 되는구나!”

그 후,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의 환자를 보더라도 ‘하면 된다!’ 라는 그때의 깨달음을 떠올리게 됐다.
이런 성 교수는 환자에게 과연 어떤 의사로 남고 싶을까?


“질병이 무섭다고 피하지 않는 의사가 됐으면 좋겠어요. 환자의 질병이 심각하게 진행됐거나 회복할 확률이
아주 낮다고 해도 포기하거나 절망하지 않고요. 그 어떤 환자가 와도 질병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환자에게
치료를 잘해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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