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소아(小兒)를 바르게 자라게 하다’ 2016.10.07

‘소아(小兒)를 바르게 자라게 하다’ - 소아청소년 정형외과 박수성 교수

 

‘뭐 빠트린 건 없나?’ 오늘도 수술을 끝내고 나오는 박수성 교수의 머릿속은 이런 생각들로 가득하다.
어느 수술 하나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은 없지만 박 교수는 오늘 수술 케이스 중 혹시 잊은 건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아이들에게는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갈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치료에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죠.
조금의 실수도 있으면 안 되니까...신경을 많이 쓰게 됩니다.”


사실 ‘뭐 빠트린 건 없나?’란 말은 박 교수가 전임의로 있던 시절, 지도 교수가 회진을 끝내며 늘 하던
말씀이라고 한다.
가볍게 지나칠 법도 한 그 말을 박 교수가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도돌이표 하는 이유는 뭘까?
실은 ‘부담감’이 아닌 ‘책임감’의 무게를 느꼈기 때문이다.


환자의 성장을 치료하는 의사

 

사고로 인한 외상을 제외하고 정형외과를 찾는 성인 환자의 대부분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이다. 반면 소아 환자들의 경우에는 성장에
영향을 미치거나 장애를 유발하는 정형외과 질환이 많다.
사지 및 척추에 발생하는 각종 선천성 기형이나 고관절 이형성증과 같은
발달성 질환, 뇌성마비와 같은 신경 근육성 질환, 골절이나 감염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인한 뼈나 관절의 변형이 자라는 아이들에게 심각한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선천성 기형의 경우에는 100% 완치란 개념보다는 기형 부위가 최대한
정상에 가깝게 돌아올 수 있도록 치료에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변형이 올 수 있어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 지켜봐 줘야
합니다.”

 

소아 환자의 치료는 남은 인생이 아닌 앞으로의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성장의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치료 방법과 결과는
매우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갖게 된다. 소아 환자 부모의 입장에서는 걱정과 불안이 앞설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박 교수는 이런 보호자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것 또한 치료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부모의 심리가 안정돼야 아이들도 안정감을 느끼고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수성 교수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10년 전쯤, 박 교수의 연구실에서는 신축 공사가 한창인 아파트 공사 현장이 내려다보였다. 이제 막 땅을 다지는 기초 공사가 시작된
참이다. 그걸 보고 박 교수는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저곳에 아파트가 완공될 때까지 책 한 권을 써야겠다!’
그리고 1년의 준비 기간과 1년의 집필 기간을 거쳐 『엄마의 관심만큼 자라는 아이』란 제목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아이들의 성장에
관한 책을 낸 이유는 당시 항간에 떠도는 속설들을 바로 잡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가상을 현실로 만드는 박 교수의 꾸준한 작업이 있다면 바로 선천성 족부 기형에 관한 연령별 치료 알고리즘을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다. 사지ㆍ발 변형 교정, 선천성ㆍ발달성 기형 등에 관한 주제로 박 교수는 여러 논문을 발표해오고 있는데 특히 소아의
발 변형 교정에 관한 논문은 그 성과를 국내외 여러 학회에서 인정받고 있다.

“막연한 가설로 시작했던 치료 방법이 시간이 지나서 실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걸 볼 때 가장 뿌듯함이 큽니다.”

결국, 박 교수가 꿈꾸는 현실은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야 할 시기에 바르게 성장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전, 박 교수는 미리 준비했다며 몇 개의 기사자료를 건넸다. 궁금한 마음에 본 기사의 주제는
세계적 수준의 국내 소아 치료 기술에 비해 부족한 어린이 전문 병원 시설과 시스템에 관한 기사였다.
평소 말이 많지 않은 성격으로 평소 아이들에게 살가운 의사는 아니라던 박 교수.
하지만 일선에서 소아 환자를 만나는 박수성 교수의 진짜 마음이 무언지 왠지 알 듯도 하다.
소아 환자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시선보다는 ‘최선의 치료’ 그 자체가 바로 최고의 애정 표현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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