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의료 “어르신들, 약물 맞춤 처방받아 꼭 필요한 약만 드세요” 2018.05.23

“어르신들, 약물 맞춤 처방받아 꼭 필요한 약만 드세요”

서울아산병원 ‘약물조화클리닉’ 오픈, 개별 맞춤형 약물 최적화 처방
의료 쇼핑으로 약물부작용 위험 높은 노인, 호흡기질환과 만성질환자 위한 맞춤 서비스 제공

 

이은주 교수(가운데)가 약물조화클리닉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부인과 사별 후 안성에서 혼자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72세 김 모 할아버지는 하루에 총 7종류, 18개의 약을 복용중이다. 20년 전부터 당뇨와 고혈압, 퇴행성 관절염,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으며, 지난 가을부터는 기침과 콧물, 가래 때문에 거의 매일 감기약을 먹어왔다. 아들 내외가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사다준 영양제도 세 가지였다.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약이 많고 복용시간도 복잡해 정신이 없다. 약 복용을 자주 잊게 되고 두 번 먹는 경우도 생겼다. 당뇨와 혈압은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았고, 전립선 증상이 지속되었다. 약을 먹을수록 기운이 없고 입이 마르고 자주 붓고 어지러워 집밖에 나가기가 두려워졌다. 김 할아버지는 다시 다른 병원을 다니면서 새로운 약을 처방받아 왔다. 약은 더 늘어났다.

생신을 맞아 김 할아버지를 찾은 큰 딸은 식탁 위에 올려진 수많은 약봉투를 보고 서둘러 서울아산병원의 ‘약물조화클리닉’에 진료예약을 했다. 담당의사와 약사가 김 할아버지의 상태를 면밀하게 살피고, 현재 복용중인 약을 모두 분석하였다.

그 결과 김 할아버지의 혈압약, 진통제, 기침약이 유사한 성분으로 중복되어 있었고, 당뇨약이 맞지 않아 자주 저혈당이 생기며, 관절약과 위장약의 용량이 너무 높았다. 이후 김 할아버지는 아침에 고혈압과 당뇨약, 저녁에 전립선약과 관절약 이렇게 7개의 약만 복용하게 되었다. 전립선 비대증 약과 감기약을 같이 먹으면서 늘 소변보기가 어려웠지만, 혈압약을 바꾸니 기침이 줄면서 감기약도 덜 먹게 되고 소변보기도 수월해졌다. 당뇨와 혈압도 잘 조절되기 시작했다.

 

고령화와 만성 질환의 증가에 따라 우리나라 노년층의 약물 복용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의료쇼핑으로 여러 병원에서 약물을 중복해서 처방받고 너무 많은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면서 약물 부작용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이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환자의 질환과 건강상태에 맞춰 최적화된 약물을 처방하는 ‘약물조화클리닉’을 개설했다.

 

약물조화클리닉에서는 호흡기내과와 노년내과 의료진이 전담 약사와 함께 환자들이 복용하고 있는 모든 약물을 면밀히 분석해 약물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일 수 있도록 최적화된 조합으로 약물을 처방한다. 이후 약물 반응과 합병증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게 된다.

 

△하루에 7종류 이상 △하루 8번 이상 △하루에 10알이 넘는 약을 복용중이거나 △복용 중인 약물로 인해 약물 부작용이 발생했던 환자들은 약물조화클리닉에서 꼭 필요한 약만 복용할 수 있게 된다.

 

노인은 약물 대사능력이 저하되어 있고, 복용하는 약물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약물부작용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로 인한 부작용은 흔히 인지기능저하, 낙상, 섬망, 욕창, 배뇨장애 등 위험한 노인증후군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처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1인당 복용하는 약의 평균 개수는 5.3개이며, 약물을 5종류 이상 복용하는 65세 이상 노인의 비중은 무려 82.4%이다. 이는 일본 36%, 호주 43% 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로 최근 국내에서 노년층의 약물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국내에는 아직까지 약 처방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환자에게 맞도록 약물을 조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고 의료 쇼핑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에서 ‘약물조화클리닉’에서는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약물을 복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특히 부모님들이 아무리 약을 먹어도 증상이 해결되지 않아 다른 약을 복용하고, 새로운 증상이 발생해 또 다른 약이 추가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면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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