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전문가 칼럼 원하는 혈관만 확장시키는 급성 혈관폐쇄의 광역학치료 2024.06.05

망막혈관폐쇄로 하루아침에 시력을 잃는 환자를 위한 신약개발연구 돌입

-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 -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는 대한안과학회 제131회 학술대회에서 ‘빛에 반응해 일산화질소를 방출하는 화합물을 이용한 급성혈관 폐쇄의 광역학치료’를 주제로 32회 탑콘안과학술상을 받았다. 이 상은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안과의학자가 발표한 국내·외 논문 가운데 가장 우수한 업적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이 연구는 그동안 치료가 어려웠던 급성 혈관폐쇄 질환의 혁신적이고 근본적인 치료 방법을 제안했다는 점에서큰 의미가 있다.

 

 

Q. 연구의 배경은? 
망막혈관폐쇄로 하루아침에 시력을 잃은 환자를 진료하며 의사로서 도움을 줄 수 없어 안타까웠던 경험이 있다. 많은 개발 시도에도 불구하고 급성 혈관폐쇄에 사용할 수 있는 혈관확장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다른 혈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잠재적 부작용과 위험성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적절한 혈관확장 효과를 유도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을 목표로 했다. 공학분야 선도연구센터 집단연구과제로 출발했으며 물리, 화학, 재료, 기계분야 연구자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연구를 진행한 지 5년 만에 결과를 발표하게 됐다.


Q. 연구에 대해 설명하면?
이번 연구를 통해 생체모방(biomimetics)을 이용한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생체모방이란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특징과 원리를 응용해 새로운 물질이나 기술을 개발하는 분야다. 이러한 생체모방 기술로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개발한 철-일산화질소 복합체를 본 연구에 활용했다. 이 복합체는 빛에 반응해 일산화질소를 방출하는데 빛에 의해 선택적으로 일산화질소가 분리되어 원하는 시점과 장소에 일산화질소 공급이 가능하다. 또한 KAIST 연구팀의 도움으로 광화학 양자수율 측정 및 밀도범함수 이론을 적용해 화합물의 빛 반응 시 철에서 일산화질소로 전자가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최종적으로 이 치료법의 생물학적 기전과 효능을 확인하고 혈관폐쇄 질환에의 적용 가능성도 증명했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본 연구에서 개발한 화합물을 뇌혈관 및 망막혈관 질환의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이승주 교수, 신약개발지원센터 오수진 교수와 팀을 이뤄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향후 연구 데이터가 축적되고 좋은 약물로 다듬어진다면 본격적인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보고 싶다. 또한 생체모방을 이용한 다른 후보 화합물에 대해서도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적용하고자 협력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집단연구과제로 시작된 공동연구가 이제 하나둘 결실을 맺고 있다.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넓어진 시야와 지식들이 그동안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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