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이야기 망가진 대동맥판막을 고치는 ROSS수술, 20년 만에 재개된 이유는 무엇일까? By 2025.01.15

약 20년 만에 시행된 ROSS수술,
과연 대동맥판막 질환 환자들에게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가 들려주는 ROSS수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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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맥 #판막 #ROSS수술

 

 

오늘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 건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입니다.

저는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20년만에 다시 시행된 ROSS수술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Q1 ROSS수술이 무엇인가요?

 

ROSS수술이란 우리 심장의 대동맥판막에 생긴 질환을 치료하는 수술방법 중 하나입니다. 우리 심장에는 4개의 판막이 있는데요. 그 중 대동맥판막은 혈액이 심장에서 우리 몸 전체로 나가는 마지막 통로입니다. 하지만 이 대동맥판막에 여러가지 이유로 심각한 병이 발생해서 판막을 바꿔야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할까요? 보통은 이 대동맥판막의 대체품으로 기계판막, 혹은 조직판막 같은 인공판막을 떠올리실 겁니다

 

그런데, 대동맥판막의 바로 옆에는 혈액이 심장에서 폐로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통과하는 폐동맥판막이 있습니다. 이 폐동맥판막은 대동맥판막과 꼭 닮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요. ROSS수술은 바로 이 폐동맥판막을 이용해서 병든 대동맥판막을 교체해주는 수술입니다. 그리고 비어있는 폐동맥판막 자리에는 돌아가신 분이나 심장이식을 받고 본인의 심장을 기증하신 분의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을 이식하게 됩니다.

 

사실 ROSS수술은 지금으로부터 50년도 지난 이전인 196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영국 의사인 Donald Ross 박사님에 의해 시작된 수술입니다. 그 당시는 구세대의 기계판막만이 존재했었고, 조직판막은 아직 등장하지도 않던 시기였는데요. 이후 서구에서는 1990년대까지 많은 ROSS수술이 시행되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도 2000년도 초반까지 성인 대동맥판막 질환에서 ROSS수술을 시행했었지만, 그 이후 인공판막의 발전과 동종판막조직 획득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서 지속되지 못하였습니다.

 

Q2 그렇다면 20년만에 ROSS수술이 부활한 이유는?

 

1990년대 이후 ROSS수술은 한동안 잊혀진 수술이었는데요. 하지만 ROSS수술을 시행받았던 환자들이 인공판막을 이식한 환자들과 비교할 때 장기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에 많이 발표되면서 서구를 중심으로 ROSS수술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18년 미국의 심장학회지 JACC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ROSS 수술 후 20년 장기생존율은 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올해 JAMA Cardiology라는 학술지에 실린 연구에서는 ROSS수술 후 환자들을 30년 가까이 추적 관찰했을 때, 이 환자들의 장기생존율이 질병이 없는 일반인들과 비교해서도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이렇게 점점 늘어나고 있는 ROSS수술의 장점에 대한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ROSS수술을 재개하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환자분은 40대 남성으로 지난 8월 ROSS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받고 현재 합병증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Q3 ROSS수술의 장점과 단점은?

 

ROSS수술의 장점은 첫째로 인공판막, 특히 기계판막에서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항응고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동물 조직을 이용하여 만드는 조직판막과 비교할 때, 내구성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재수술의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젊은 여성 환자분께서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받으셔야할 때 임신을 원하시는 경우 항응고제인 와파린의 복용이 어렵기 떄문에, 재수술을 염두해두고 조직판막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이러한 분들에서 특히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폐동맥판막은 환자 본인의 판막이기 때문에 인공판막과 비교할 때 특히 혈역학적으로 더 우수하고, 수술 후 일상 활동을 제한할 필요가 거의 없어서 환자분들께서 보다 나은 삶의 질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ROSS수술의 장점은 장기간의 내구성과 생존률에서 보다 두드러지기 때문에 나이가 젊으시거나 중년의 대동맥판막질환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ROSS수술이 반드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동맥판막 자리에 이식한 환자 본인의 폐동맥판막에 다시 병이 발생하기도 하고, 이식한 동종판막조직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말판(Marfan) 질환이 있는 환자분들에서는 시행할 수 없는 특수한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의 획득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수급이 부족한 경우 시행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선택지가 될 ROSS수술

 

서울아산병원은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분들에게 보다 나은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고, ROSS수술의 재개는 이러한 저희들의 노력의 한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환자들에서 유용할 수 있는 ROSS수술은 기대 여명을 늘리고,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치료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제 대동맥판막 질환 환자분들께는 새로운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기신 만큼 본인들에게 맞는 최선의 치료 방법을 저희와 함께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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