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이야기 뜨거운 여름, 조용한 위협 "온열질환" 2025.07.15

 

 

2024년 여름철 긴 폭염으로 우리나라에서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 환자가 31.4% 증가하고, 사망자도 34명이나 발생했다. 통상적으로 체온 38°C 이상, 체감온도는 31°C 이상일 때부터 폭염 ‘주의’ 단계에 접어든다. 올해도 기록적인 폭염이 시작되면서 온열질환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무더위 속에서 야외 활동을 하거나 충분한 수분 섭취 없이 일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 몸은 위험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두통, 어지럼증, 피로감은 단순한 더위가 아니라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고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온열질환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온열질환은 몸을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고온 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몸이 스스로 열을 식힐 수 없을 때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다. 가장 심각한 형태인 ‘열사병’은 중심 체온이 40°C를 넘고 항상성 열조절체계가 무너지며 중추신경계의 이상 증상을 포함한 다장기 부전을 유발한다. 절반 이상의 사망률을 보고하는 초응급 질환으로 빠른 인지와 초기 대응이 생명을 좌우한다. 특히 중추신경계는 열에 취약한데, 열사병 초기에는 몸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비틀거리거나 예민해지고 화를 잘 내는 이상 행동을 보이다가 이후 환각 증상으로 발전한다. 이러한 이상을 초반에 인지하지 못하면 결국 혼수 상태로까지 진행되니 주의해야 한다. 이 외에도 과도한 땀으로 수분이 부족해지며 탈수 증상이 생기는 ‘열탈진’, 더위 속에서 종아리나 복부에 근육 경련이 오는 ‘열경련’, 열기로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혈관 운동의 장애가 생겨 상대적인 혈류량 부족으로 의식을 일시적으로 잃는 ‘열실신’ 등이 대표적인 온열질환이다.

 

▲실외 활동이 필요한 경우 주기적으로 물을 마셔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예방이 최선의 치료입니다 
폭염 특보가 발효되면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냉방이 가능한 실내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햇빛이 뜨거운 한낮(11~16시)의 야외 활동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실외 활동이 꼭 필요한 경우라면 틈틈이 시원한 곳에서 열을 식히고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주기적으로 물을 마시며, 땀의 증발을 돕고 열 흡수를 줄일 수 있는 헐렁하고 밝은 색 계열의 옷을 착용해야 한다. 

 

응급 상황, 이렇게 대처하세요 
폭염 속 갑작스러운 어지러움이나 두통, 피로감은 단순히 더위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과 관련된 증상이 생기는 경우 즉시 냉방이 가능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해야 한다. 특히 열사병의 경우 즉각적인 응급 처치를 해야 한다.

 

<실전 응급 처치법>
1.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기
그늘이나 에어컨이 있는 실내로 환자를 옮긴다.
2. 옷 벗기고 체온 낮추기
옷을 벗겨 찬물을 뿌리고 바람을 쏘여 물이 증발하며 체온을 낮추도록 한다. 얼음팩 등이 있다면 겨드랑이, 사타구니, 목 등에 댈 수 있으나 단독으로는 효과가 충분하지 않아 보조적으로 실시한다.  
3.의식 확인 후 수분 공급하기
의식이 있으면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한다. 그러나 의식이 없는 경우 물이 기도로 넘어가 흡인이 될 수 있어 물을 마시게 하면 안 된다.
4. 119 신고 및 체온 모니터링하기
구급차를 기다리며 상기 처치를 하여 가능한 빠르게 체온을 39℃ 이하로 낮추도록 한다. 신속한 냉각이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열사병 환자의 사망률은 50~60%로 보고되고 있다. 적절한 응급 처치가 시행되지 못하고 더위에 계속 노출되면 초기 체액량 부족에 대한 보상 기전이 무너진다. 또한 혈압이 감소하고 전신 염증반응이 악화되며 중추신경계를 비롯한 신장, 심장, 간 등 다기관 부전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최근 미국 응급의학계에서 ‘전신 냉수침수법(cold-water immersion)’이 가장 효과적인 열사병 치료법으로 인정받았다. 실제로 환자를 방수 가방에 넣고 얼음물과 수돗물을 혼합한 아이스 슬러리 속에 담그면, 분당 0.3℃ 이상의 빠른 체온 감소가 가능해 생존율이 크게 향상된다고 한다. 아직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에 도입된 장비는 아니지만 여건이 된다면 온열질환 환자를 발견했을 때, 119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냉수에 몸을 담그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전신에 물을 분무하여 식히게 하는 증발냉각법을 시행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은 이제 매년 반복되는 문제가 됐다. 하지만 올바른 지식을 갖고 실천한다면 온열질환을 충분히 예방할 수도, 남을 살릴 수도 있다. 올여름뿐 아니라 앞으로도 반복될, 더 강렬해질 폭염에서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꼭 숙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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