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인터뷰] 안과 양지명 교수 '환자의 마지막 종착지가 되고자 합니다'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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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양지명 교수
 

망막·초자체(유리체) 질환, 포도막염, 황반변성, 안구내종양, 당뇨망막 클리닉, 미숙아망막증 클리닉 전문의

 

서울아산병원은 3월부터 안구내종양 치료를 시작했다.
황반변성과 당뇨망막병증, 미숙아 망막 질환 등을 치료하며 혈관생물학을 연구해 온 안과 양지명 교수가
안종양 치료와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환자들의 마지막 종착지가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그를 낯선 분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한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양지명 교수

 

누군가 해야 한다면, 안구내종양 치료의 시작    
안종양은 환자가 많지 않고 예후가 좋지 않아 안과에선 기피하는 분야다. 이를 치료하는 의료진도 국내에선 손에 꼽힐 정도다. 모든 암 분야에서 최고 수준인 우리 병원이 안구내종양만은 다른 병원으로 안내해야 하는 상황은 늘 아쉬움을 남겼다. 양 부교수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안구내종양 치료법을 배웠다.
 
“처음엔 고민이 많았어요. 간으로 전이되면 1년 이내로 사망에 이르는 질병이다 보니 주변의 만류도 있었죠. 그렇지만 누군가 해야 한다면 제가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고등학생 때 할머니가 췌장암을 진단받고 얼마 안 돼 돌아가시며 느낀 무력감은 암 치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서양에선 종양이 크다면 전이 되기 전 안전하게 안구를 제거하는 치료 방식을 택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서적 거부감이 커서 눈의 생명을 살리는 동시에 시력을 보존하는 두 가지 과제를 안게 된다. 양 부교수는 병원의 지원에 힘입어 근접 방사선 치료를 오랫동안 세팅해 왔다. 방사선종양학과에선 양 부교수가 놓친 부분까지 먼저 챙겼다.
 
“준비 과정에서 우리 병원의 추진력을 실감했어요. 이분들과 함께라면 뭐든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안종양은 재발 우려가 높고 치료 후 눈이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더라도 간으로 전이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어 지속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중입자 치료를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연구로 확장된 진료 영역
그는 연구에 대한 흥미를 안고 카이스트 의사과학자 과정을 밟았다. 빅데이터 분석과 유전체 분석은 물론 망막 혈관의 발달과 신생 혈관 발생, 병태 생리 등의 연구를 전개했다. 주된 타깃 질환은 황반변성과 당뇨망막병증이었다. 말기로 진행되면 시력이 회복될 방법이 없어 치료의 한계를 만날 때마다 커지는 안타까움은 연구로 이어졌다. “사소한 데이터도 깊이 고민하며 다양하게 해석하는 과정을 습득할 수 있었어요. 일단 도전하면 성장하고 언젠가 결과가 따라온다는 조언을 깊이 새겼습니다.” 
 
그는 고혈압 상황에서 망막 혈관의 투과성 조절 기전을 밝혀 망막 치료 방법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그리고 2022년 미국시과학학회에서 ‘화이자 칼 캄라스 중개의학상’을 수상하며 한국인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신 질환과 망막 혈관의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는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간에 혈류가 많아 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실험 데이터를 확보해 연구를 진행 중이고, 최근에는 심장내과 이승환 교수와 심장 질환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는 지표 중에 하나로 눈을 꼽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망막의 혈류와 혈관 밀도 변화를 통해 심장 질환을 발견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즉시 검사가 가능하고 비침습적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앞으로 안구의 암 혈관 위주로 연구를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안종양을 치료하는 혈관생물학 전공자는 찾아볼 수 없어요. 저만의 지식과 경험을 살려 안종양을 조기에 진단하고, 전이율을 현격히 낮출 치료제나 치료 전략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양지명 교수
 
마지막 종착지를 향한 책임감  
그가 우리 병원으로 옮기자 먼 거리를 감수하고 따라온 환자들이 있다. 황반에 출혈이 발생해 거의 시력을 포기한 상태로 왔던 환자도 그중 하나다. 조금만 늦었다면 출혈 부위의 신경이 죽어 시력을 잃을 수 있었지만 빠른 전원과 수술 결정 덕분에 시력 1.0을 유지하고 있다. “저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결과가 좋은 건 환자의 운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도 제게 감사해 하며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환자분들이 있어 보람을 느끼며 힘을 냅니다.”

그는 환자들에 곧잘 감정이입하는 성격을 단점으로 꼽는다. 특히 안종양 환자를 만나면 다음 진료에 영향을 미칠 만큼 감정이 앞선다. “좋은 치료 결과를 위해서는 치료 전략을 설득하며 강하게 이끌어가야 할 때가 있는데, 환자분들이 힘들어 하면 주춤하게 돼요. 최선의 치료를 위해 고쳐나가려고요.”
 
그는 우리 병원에 있으면서 사명감이 계속 자라는 것을 실감한다. “제가 기여하는 바는 미미하겠지만 새로운 가설을 계속 검증하면서 환자에게 도움 될 작은 발판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그의 진료실이 환자들의 마지막 종착지가 되도록, 그리고 더 이상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보내지 않아도 되도록 매일의 책임감과 다짐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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