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발전하는 수술로봇과 의료의 미래’를 주제로 글을 쓰기 위해 고심하던 중,
2016년 울산의대 교수협의회보에 수술로봇 관련 글을 기고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정확히 10년이 지난 지금, 수술로봇은 얼마나 발전했고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 갈지 살펴보려 합니다.
Claude, Gemini, NotebookLM이 작성 과정에 함께했음을 미리 밝힙니다.

2016년 알파고의 열풍이 가져온 변화는 엄청났습니다. 딥러닝 개념이 시사 상식이 되었고, AI 연구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잘 진행되고 있던 기존 연구 예산이 삭감되기도 했죠. 당시 저는 AI에 대한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 속에서 연구자들이 시대의 흐름에 떠밀려 가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또다시 격변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등장으로 의료를 포함한 모든 지식 영역에 혁명적인 변화가 생겼고,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주창한 ‘피지컬 AI’ 개념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과 맞물리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AI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로봇이라는 물리적 실체를 통해 현실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수술로봇 기술의 격변
10년 전에도 지금도, 수술로봇 분야를 압도하고 있는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의 ‘다빈치(Da Vinci)’는 기술적으로 크게 도약해 왔습니다. 2024년 3월에는 이전 모델보다 1만 배 이상의 컴퓨팅 파워를 갖춘 5세대 수술로봇 ‘다빈치 5’가 미국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가장 혁신적인 기술은 로봇이 조직을 조작할 때 발생하는 힘을 의사의 손에 전달해 직접 만지는 듯한 감각을 구현한 ‘포스 피드백(Force Feedback)’입니다. 전임상시험에서 조직에 가해지는 과도한 힘을 최대 43% 감소시켰습니다. 지난해에는 포스 게이지(Force Gauge), 수술 리플레이 등 실시간 수술 인사이트 소프트웨어를 추가했고 유럽 CE 인증을 획득해 글로벌 시장 확대를 본격화했습니다.
다른 기업들은 어떨까요?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과 존슨 앤 존슨(J&J)의 합작사 버브 서지컬(Verb Surgical)은 2015년 설립 후 상당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2019년 말 J&J의 자회사로 완전히 편입된 후, 4개의 로봇 팔이 표준 수술대에 통합된 독특한 형태의 수술로봇 ‘오타바(OTTAVA)’를 2023년 개발했습니다. 2024년 11월 FDA에서 IDE임상시험용 의료기기 예외 적용 승인을 받았고, 이듬해 첫 임상시험 수술에도 성공했습니다. 올해 1월에는 드노보(De Novo) 승인을 신청하며 상용화에 한 발 더 다가갔죠.
반면 수술로봇 시장 경쟁의 혹독함을 보여주는 사례들도 있습니다. 미국의 트랜스엔터릭스(TransEnterix)는 다빈치 1강 구도를 바꾸기 위해 2021년 컴퓨터 비전, AI, 머신러닝을 탑재한 ‘성능 가이드 수술(Performance-Guided Surgery) 구현’이라는 비전을 세우고, 사명도 아센서스 서지컬(Asensus Surgical)로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자금난과 글로벌 영업망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2024년 독일의 의료내시경 기업 칼 스톨츠(Karl Storz)에 합병됐습니다. 단일공 수술로봇 기업 타이탄 메디컬(Titan Medical) 역시 기술력은 인정받았으나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고 핵심 로봇 기술을 인튜이티브, 메드트로닉, J&J 등에 이전하며 독자 개발을 중단했습니다.
강력한 경쟁자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메드트로닉은 최근 수술로봇 ‘휴고(Hugo)’의 비뇨기 수술 FDA 승인을 획득했습니다. 미국 수술로봇 시장에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된 순간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영국 CMR 서지컬의 버시우스(Versius), 인도 SS 이노베이션스의 SSi 만트라(SSi Mantra), 중국 마이크로포트의 투마이(Toumai) 등 전 세계 20개 이상의 수술로봇 플랫폼이 개발 중이거나 규제 승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율 수술의 현실화: 실행에서 인식-추론-실행으로
지금껏 수술로봇은 ‘실행’에 초점을 맞춰 발전해 왔습니다. 의사가 눈(인식)과 뇌(추론), 로봇은 정교한 손(실행) 역할을 하는 협업 모델이었죠.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습니다. AI 기술, 특히 딥러닝 기반의 컴퓨터 비전과 강화학습은 로봇에게 ‘인식’과 ‘추론’ 능력까지 부여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2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액셀 크리거 박사팀은 ‘스마트 조직 자율 로봇(STAR)’으로 살아있는 돼지에 대한 자율 복강경 수술에 성공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7월에는 다빈치 기반의 ‘계층적 수술로봇 트랜스포머(Surgical Robot Transformer-Hierarchy, SRT-H)’를 활용해 돼지 담낭 절제의 17개 단계를 100% 정확도로 수행해 냈습니다. 이 혁신적인 AI 시스템은 LLM을 활용한 고수준 작업계획과 모방학습 기반의 저수준 로봇 동작 제어가 계층적으로 결합돼 있어, 해부학적 변이 등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도 자율적으로 적응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특정 수술 과제를 수행하는 로봇에서 수술 절차 자체를 이해하는 로봇으로의 전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시스템의 핵심적인 혁신은 ‘자기 교정’ 메커니즘에 있습니다. 고수준 정책에서 저수준 정책의 실행 오류를 감지하면 스스로 복구하도록 교정 지시를 합니다. 지금까지 시술당 평균 6회의 자기 교정이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존스홉킨스병원 의사가 돼지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는 영상을 관찰하고 각 수술 단계의 자연어 캡션을 함께 훈련하는 모방학습을 거쳤습니다. 별도의 특수 마커나 고정 장치 없이 전 세계에 10,000대 이상 설치돼 있는 범용 다빈치 수술로봇에서 작동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사전 프로그래밍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러한 발전은 로봇이 스스로 내시경 영상을 분석해 암 조직과 정상 조직을 구분하고(인식) 환자의 CT/MRI 데이터와 실시간 생체 신호를 종합해 최적의 수술 경로를 계획하며(추론) 계획된 경로에 따라 자율적으로 수술 기구를 움직이는(실행) 시대가 가시권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난 10년, 수술로봇이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단계에 진입한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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