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혈당측정기(CGM)'라는 단어가 뉴스나 유튜브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당뇨병 환자를 위한 의료기기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다이어트나 건강 관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과연 연속혈당측정기란 무엇이고, 누구에게 도움이 되며, 사용할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연속혈당측정기의 올바른 이해와 사용법을 정리했다.

(AI 생성 일러스트)
연속혈당측정기란 무엇인가
연속혈당측정기, 즉 CGM(Continuous Glucose Monitoring)은 팔 등 신체부위에 동전 크기의 작은 센서를 붙여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기기다. 손끝을 찔러 피를 내지 않아도 스마트폰 앱이나 전용 리더기를 통해 혈당을 확인할 수 있고, 혈당이 너무 높거나 낮을 때는 알람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CGM은 혈액 속 포도당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 아래 세포 사이를 채우고 있는 조직액, 즉 간질액의 포도당 농도를 약 5분 간격으로 측정한다. 한 번 센서를 붙이면 제품에 따라 최대 14일 정도 사용할 수 있어 하루 중 혈당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기존 혈당측정기와 무엇이 다를까
기존 자가혈당측정기가 특정 순간의 혈당 수치를 알려준다면, CGM은 혈당의 흐름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화살표가 위를 향하면 혈당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뜻이고 아래를 향하면 혈당이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식사 후 혈당이 얼마나 오르는지, 운동 후 혈당이 어떻게 안정되는지, 잠자는 동안 저혈당이 생기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최신 CGM 기기는 정확도가 많이 향상되어 임상 진료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혈액이 아닌 간질액을 측정하기 때문에 실제 혈당보다 약 5~15분 정도 늦게 반영될 수 있다. 따라서 저혈당 증상이 있거나 혈당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는 손끝 채혈로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CGM을 통해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목표범위 내 시간', 즉 TIR(Time in Range)이다. 이는 혈당이 70~180 mg/dL 사이에 머문 시간의 비율을 뜻한다. 예를 들어 TIR이 90%라면 하루 중 90%의 시간 동안 혈당이 적절한 범위 안에 있었다는 의미다. 환자분들에게는 "혈당 점수가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입니다"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TIR 70% 이상을 주요 혈당 조절 목표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어떤 경우 사용하면 도움이 될까
당뇨병 환자에게 CGM은 일상 속 혈당 변화를 직접 확인하게 해주는 유용한 도구다. 건강에 좋다고 생각해 과일을 자주 먹었는데 식후 혈당이 크게 오르는 것을 보고 식습관을 조정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운동 후 혈당이 안정되는 것을 직접 확인하면 운동을 지속할 동기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 혈당 변동이 큰 환자, 저혈당이 반복되거나 저혈당 증상을 자주 느끼지 못하는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수면 중 저혈당을 발견해 약물을 조정하거나 다회 인슐린 주사를 사용하는 환자에서 인슐린 용량을 보다 안전하게 조절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임신 중 혈당 조절이 필요한 당뇨병 환자에게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임상연구에서도 CGM 사용은 당화혈색소를 낮추고 저혈당을 줄이며, 당뇨병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현재 인슐린 투약이 꼭 필요한 1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다이어트 목적으로 사용해도 괜찮을까
최근 당뇨병이 없는 일반인들이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CGM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혈당이 올라가는 음식을 피하면 살이 덜 찐다’는 설명이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지만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체중 감량만을 목적으로 CGM을 사용하는 것은 아직 충분한 의학적 근거가 없다.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대한내분비학회 등 여러 유관학회도 2024년 공동 성명서를 통해 당뇨병이 없는 사람의 체중 감량 목적 CGM 사용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CGM 센서 비용은 한 달에 수십만 원에 이를 수 있다. 체중 관리가 목적이라면 검증되지 않은 기기에 의존하기보다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와 같은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다.
CGM은 단순히 혈당 숫자를 보여주는 기기가 아니다. 일상 속에서 혈당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고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도록 도와주는 도구다. 당뇨병 관리에 있어 분명 혁신적인 기기이지만, 올바른 대상에서 의료진의 지도 아래 사용할 때 가장 큰 가치를 발휘한다. 당뇨병으로 진료 중이라면 CGM이 본인에게 필요한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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