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글로벌 명의] 위장관외과 공충식 교수
‘위암·탈장 수술 4천례, 심한 유착도 완치의 길을 찾다’ 2026.07.27

"고령이나 동반질환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다학제 진료를 통해 적절한 치료 기회를 마련합니다"

위장관외과 공충식 교수

 

 

위암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발병률이 특히 높습니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나이나 동반질환으로 인해 수술을 주저하는 환자도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공충식 교수는 고령이거나 이전 수술로 유착이 심한 환자도 포기하지 않고 적절한 치료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특히 복강경과 로봇을 활용한 최소침습수술로 환자 부담을 최소화해 환자의 완치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위암과 탈장, 비만대사질환 분야에서 4,000례가 넘는 수술을 시행한 공충식 교수를 만나 외국인 환자 치료 철학과 경험을 들어봤습니 다. 

 

치료 시 다짐하는 원칙은 무엇인가요?

정확한 진단과 안전한 수술이 기본이지만, 그보다 수술 이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위 수술은 수술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식사와 체중, 영양 관리가 평생 이어집니다. 환자가 일상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순간까지가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고령이거나 동반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없도록 다학제 진료를 통해 적절한 치료 기회를 찾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전문 진료 분야를 택한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경험을 쌓았나요?

위암은 외과의사의 수술이 완치 여부를 좌우합니다. 전공의 시절, 위암 수술 후 완치되어 건강하게 외래를 찾는 환자들을 봤습니다. 수술 하나로 환자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 위장관외과를 선택했습니다.

이후 복강경·로봇 수술과 비만대사수술, 탈장수술로 진료 영역을 넓혔습니다. 암을 제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당뇨 같은 대사질환을 개선하며 환자의 일상을 되돌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외과의사로서 환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현재까지 누적 수술 건수는 4,175건이며, 이 중 위암 수술이 2,235건, 탈장수술이 1,014건입니다. 한 해 최대 640여 건의 수술을 집도하기도 했습니다. 복강경과 로봇을 활용한 최소침습수술이 대부분이며 위암과 식도암, 비만대사수술, 탈장 분야에서 발표한 국제 학술지 논문도 52편입니다.

캄보디아 의료봉사도 기억에 남는 경험 중 하나입니다. 2018년 캄보디아 프놈펜 헤브론병원에서 급성 복증을 주제로 강의했습니다. 2019년에는 '아산 인 아시아(Asan in Asia)' 프로젝트의 일부로 제2차 캄보디아-아산 합동 심포지엄에서 내시경의사와 복강경외과의사의 하이브리드 수술을 강연했습니다. 현지 환자를 치료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의사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캄보디아의 의사를 가르치며, 눈앞의 환자를 고치는 일 못지않게 그 환자를 고칠 수 있는 의사를 늘리는 일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떠난 뒤에도 치료가 이어져 더 많은 사람들이 치료받길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습니다. 이후로는 스스로의 역할을 진료실 안으로만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 서울아산병원 공충식 교수가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를 치료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외과는 말보다 몸이 먼저인 진료과입니다. 회진 때마다 환자의 배를 직접 만져보고 상처를 확인합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의사가 매일 찾아와 직접 살피는 모습만큼 확실한 신뢰를 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 수술은 수술 후 식생활 관리가 회복을 좌우합니다. 국내 환자에게 익숙한 식단 지도를 외국인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환자 본국의 식문화를 기준으로 식사 방법을 다시 설계해 설명합니다. 라마단 금식이나 할랄 식이 같은 종교적 배경도 수술 후 관리 계획에 반영합니다. 퇴원 후에는 본국에서의 추적 관찰이 어려운 만큼 귀국 후 검사 일정과 주의사항을 정리해 현지에서도 관리가 이어지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설명할 때는 통역사가 있어도 환자의 눈을 보고 직접 이야기합니다. 의학 용어 대신 쉬운 표현과 수술 도식, 그림을 활용해 설명하고는 합니다.

 

기억에 남는 외국인 환자가 있나요?

우선 상장간막동맥증후군(SMA syndrome)이 재발해 우리 병원을 찾은 중국인 환자가 기억에 남습니다. 현지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표준적이지 않은 술식으로 수술이 이루어져 증상이 재발한 경우였습니다. 표준 술식으로 다시 수술해 치료했고 원칙에 맞는 수술이 왜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 환자라 기억에 남습니다.

UAE에서 온 환자도 있습니다. 현지에서 위소매절제술을 받은 뒤 문합부 누출이 발생했고 스텐트 삽입으로도 해결되지 않아 2차 소견을 구하러 본원을 찾은 환자였습니다. 급식용 공장루를 만들어 장기간 관급식을 하며 본국에서 누출 치료를 마쳤지만 이후 식도열공탈장이 생기며 대장이 횡격막 위로 올라와 다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여러 차례의 수술과 염증으로 복강 내 유착이 심해 복강경 접근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본원에서의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투관침을 넣을 자리를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았지만 복강경으로 탈장된 대장을 정복하고 10cm 크기의 횡격막 결손을 봉합했습니다. 환자는 합병증 없이 수술 5일 만에 퇴원했습니다.

간이식 환자의 복강경 수술까지 성공한 경험이 있었기에 심한 유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에서 수술을 꺼렸던 어려운 사례를 안전하게 마무리한 경험이라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외국인 환자를 치료하며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외국인 환자라고 특별히 다른 보람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수술대 위에서는 국적이 없습니다.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제게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일 뿐입니다.

'수술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온 환자의 수술을 무사히 마쳤을 때 뿌듯합니다. 해외 각지 환자들의 고난도 수술을 해냈을 때에는 서울아산병원으로서의 일원으로서 느끼는 자부심도 큽니다. 까다로운 수술에 도전하고 성공하는 것은 개인의 실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중환자실 등 여러 진료과의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환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한국과 일본은 위암 발병률이 높은 만큼 위암을 포함한 소화기암 수술 경험과 기술이 앞서있는 나라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서울아산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술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수술을 많이 하는 병원이라는 점이 아닙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위험도가 높고 기술적으로 어려운 고난도 수술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병원입니다. 간이식을 비롯해 어려운 수술 경험이 많고, 외과의사 뒤에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중환자실 같은 지원 시스템이 든든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자국에서 수술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더라도 포기하지 마시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서울아산병원은 진료 예약부터 통역, 치료 후 귀국까지 국제진료센터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위장관외과
공충식 교수

전문 분야 : 위암, 위·식도역류질환수술, 비만대사수술, 로봇수술, 탈장
주요 활동 : 대한위암학회 연구위원회 위원 역임 / 대한외과학회 평생회원 / 대한종양학회 평생회원

연구 업적 : 국제 학술지 논문 52편 게재 / 완전 복강경 위전절제술의 문합 방법 비교(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 2017, 주저자), 고령 진행성 위암에서 표준 D2와 제한적 림프절 절제술 비교(Annals of Surgical Oncology, 2022, 책임저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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